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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쟁의행위와 관련해 최근 법원이 9개 공정에 대한 쟁의행위 금지 결정을 내리자, 법원 결정의 근거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조항 자체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공정에서 쟁의행위를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노조의 자율적인 노력이나 노사합의를 통해 업무유지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ILO "엄격한 의미의 필수업무만 파업 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16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결정으로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이 무력화됐다"며 "재항고하고 국회와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용자쪽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금지 범위를 1심이 결정한 3개 공정에서 9개 공정으로 늘렸다. 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배양·정제 작업공정이다.
재판부 결정의 법적 근거는 노조법 38조(노동조합의 지도와 책임) 2항이다.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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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노조법에는 필수유지업무 제도가 있는데도 비슷한 제도를 두고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노조의 쟁의행위권을 박탈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ILO 기본협약 87호(결사의 자유 협약)와도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ILO 결사의자유위원회가 2012년 내놓은 87호 협약 해석을 보면 파업권을 제한하거나 파업을 금지할 수 있는 영역은 좁다. 구체적으로 △국가의 이름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공무원 △엄격한 의미에서의 필수업무 △아주 예외적인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해서도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제한된 기간과 상황의 요건을 충족하는 데 필수적인 정도로만 파업권이 제한되거나 금지될 수 있고, 파업권을 빼앗긴 노동자들에게 대상 조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격한 의미에서의 필수업무'와 관련해서도 ILO 전문가위원회는 "필수업무 중단이 주민 전체나 일부의 생명, 신변 안전 또는 건강을 해칠 때"로 파업 제한·금지 범위를 국한하고 있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법학)는 "노조법 38조2항은 쟁의행위가 노조의 지도와 책임하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짐을 원칙으로 해당 공정에 대한 쟁의행위가 가급적 자제돼야 할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도 형사처벌 규정까지 뒀다"며 "ILO 87호 협약을 벗어나 쟁의행위권에 대한 실질적 제한 내지 박탈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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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교수는 "원칙적으로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며 "형사처벌 규정을 감안하더라도 노조법 조항을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손해 감안해도 노사 협상으로 해결해야"
법원 재판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양·정제공정이 정상작업 수행을 요구하는 노조법상 '보안작업'에 해당하는지는 논란이다. 노조와 일부 전문가는 보안작업이 아니라고 봤지만 서울고법 재판부는 반대 결정을 내렸다.
설사 보안작업으로 인정하더라도 쟁의행위권을 제한하는 이유는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노조법상 쟁의행위권 보장 원칙이나 ILO 협약과의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노조 요구에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쟁의행위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공정이 중단될 경우 회사가 입을 유무형의 손해와 규모, 국내 시장.유율 100%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이 존재하지 않는 。"도 쟁의행위를 금지한 이유로 댔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파업으로 작업이 중단하면 사용자에게 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쟁의행위권을 법률상 개념을 확장 해석해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사 간 협상에 의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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