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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돈을 내놔라. 병원은 한계에 다다랐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디탈리. 물가 상승과 열악한 공공서비스에 항의하는 2차 대규모 시위가 열린 이곳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로 들끓었다. 한 참가자는 공공병원 재정난과 의료진 부족으로 의료 접근성이 악화된 상황을 꼬집는 플래카드를 높이 들었다. 프랑스 동부 지역 쥐라에서 온 클레망스(33)는 “공공서비스가 엉망이 됐다. 우리는 아파도 병원에 제때 갈 수 없고 제대로 된 치료도 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 이날 집회는 프랑스혁명의 상징적 현장인 도심의 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리 경찰이 전날 밤 남동부 외곽 포르트 디탈리로 이동을 명령하면서 막판까지 신경전이 계속됐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으로 시위대를 분산해 힘을 빼려는 의도였다. 주최 측은 이날 오전까지도 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위를 강행할 계획이었지만 직전에 경로를 바꿨다. 바스티유 광장에선 “이곳에서 시위를 하면 벌금 135유로씩 부과하겠다”는 경찰의 경고가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그러나 경찰의 방해 공작과 비가 오는 궂은 날씨도 시민들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는 경찰 추산, 파리 11만 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41만 명(주최 측 추산 파리 25만 명, 총 8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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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시위 당시 55만 명(경찰 추산)에 비해 줄어든 규모지만 AP통신 등 외신은 “경찰의 시위 금지령과 해산 시도, 강경 대응 방침을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평가했다.
경찰력 7만 명 투입해 불심검문 강화
실제 이날 프랑스 당국은 전역에 경찰과 헌병 등 보안 인력 7만 명을 배치한 데 이어 장갑차, 군 병력, 무인기(드론), 헬리콥터까지 투입해 경계를 강화했다. 헬기가 상공을 돌며 순찰했고 장갑차와 진압 차량이 파리 거리 곳곳에 깔렸다. 1주일 전 시위가 열렸던 레퓌블리크 광장과 바스티유 광장에선 경찰이 불심검문을 이어갔다. 시위대에 약탈당한 상당수 가게가 입구를 합판으로 봉쇄하는 등 영업을 중단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등은 이날 하루 휴관했고 20개가 넘는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이날 시위가 시작된 포르트 디탈리역 인근에선 경찰이 시위대를 상대로 소지품 검사가 한창이었다.
파리에선 1주일 전과 같은 약탈과 폭동 등 소요 사태는 없었지만 막판 집회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물대포와 최루탄, 곤봉이 등장했다. 시위 금지 조치가 내려진 리옹과 마르세유, 니스에선 경찰과 시위대가 더 격하게 충돌했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이날 시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1,000명 가까이 체포됐으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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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부자와 군사비만 신경 써”
강경 진압에도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시위 도중 경찰을 향해 “아카브(ACAB∙ All Cops Are Bastards)”를 외쳤다. “모든 경찰은 나쁜놈”이라는 뜻이다. 시위대와 대치하는 무장 경찰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시민도 있었다.
일과 직업학교를 병행하는 알테르낭스 과정 중인 리옹 출신의 학생 아크샤(20)는 “리옹에서 집회를 금지해 파리까지 왔다”며 “학교에선 선생님이 모자라고 여름엔 너무 더운데 아무도 우리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경찰을 동원해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로봇처럼 일하면서도 부모 세대에 비해 더 많은 세금을 낼 것이고 비싼 물가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현장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던 파리 지역 교사인 블로딘(38)은 “한 학급에 35명이 넘을 정도로 과밀인데 교사 월급은 신입 기준 평균 1,800유로(약 267만 원)로 유럽에서 제일 낮다”며 “그런데도 마크롱은 부자와 군사비밖에 모른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부유층에 유리하게 세제를 개편하고 군사비를 꾸준히 늘린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마크롱, 시민 권리 휴지조각 취급”
시위대 플래카드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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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시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변기에 앉아 있는 포스터를 들고 있었는데 휴지에는 '노 드루아(NOS DROITS)'라고 적혀 있었다. 프랑스어로 ‘우리의 권리’라는 뜻으로 ‘마크롱이 시민들의 권리를 휴지조각 취급한다’는 의미다. “마크롱을 몰아내고 다른 사회를 건설하자”는 플래카드도 곳곳에서 보였다.
지난주에도 시위에 참여했다는 토마스(37)는 마크롱 대통령의 불통을 문제 삼았다. ‘지난주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진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마크롱은 학생들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무시했다”며 “대화를 하기보다 폭력적으로 과잉 진압한 것이 과격 행동을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28세 여성도 “약탈 등 폭력적인 모습은 일부분이었고 언론에서 그 부분을 과도하게 다룬 측면도 크다”며 “지금 시위가 얼마나 평화롭게 진행되는지 봐달라”고 당부했다.
막판 해산과정에서 물대포 등장
실제 이날 포르트 디탈리에서 시작해 종착지인 포르트 드 뱅센에 도착하기까지 약 3시간가량 진행된 집회는 대체로 평온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뒤편 행렬에 있던 일부 시위대와 종착지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검은색 옷과 복면 차림의 일명 ‘블랙 블록’이 합류하면서 막판 충돌이 벌어졌다. 이들이 나시옹 광장 방향으로 향하려 하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 곤봉을 사용해 제압했다. 누녜스 장관은 “500명의 폭도 무리와 2시간가량 마찰을 빚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프랑스 도심에 밤새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크롱은 부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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