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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주거 안정에 국정 성패가 좌우된다”며 “기존 관행과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주택) 공급 전격전을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허가·착공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채를 짓겠다는 선언이나 발표가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이후 3기 신도시 첫 입주(올 12월)가 시작되는 인천 계양신도시 현장을 찾아 “(토지 보상) 협의를 한두 차례 해보고 안 되면 바로 (강제수용에) 착수하면 기간을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3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을 206%에서 250%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현장 보고했다. 용적률이 오르면 착공 예정 물량이 17만2000가구에서 약 21만가구로 늘어난다. 이 대통령은 전날엔 청와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8년 넘어서부터 부동산 공급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틀 간 부동산 공급 관련 메시지만 세 차례 쏟아낸 것이다.
대통령의 행보는 최근 서민 주거 불안을 드러내는 지표들이 잇따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특히 서울 강북 및 외곽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20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도봉·금천·강북·중랑·노원·구로·관악·은평·성북·강서구 아파트(임대전용 단지 제외) 중 전세 계약이 월세로 바뀐 사례는 총 102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03건)보다 2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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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전체 월세 전환 거래는 3019건에서 3285건으로 8.8% 늘었다. 토지거래허가제 등 실거주를 강제하는 정부 규제가 촉발한 임대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서민층 주거 불안을 급속도로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울 월세 비중 첫 50% 돌파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8만7870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17만2227건)의 51%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 월세 비율은 43.7%였는데 올들어 7%포인트 넘게 올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월세 거래 비율이 연간 기준 50%를 넘은 해는 한 번도 없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월세가 절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전세의 월세화로 인한 충격이 자산이나 소득이 적은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이다. 1~9월 기준으로 서울 강북구는 전세에서 월세로 바뀐 갱신 계약이 지난해 25건에서 올해 48건으로 92% 급증했다. 관악구(68.8%), 구로구(64.3%) 등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서민 세입자들이 월세로 내몰리며 월세 비중이 급격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의 월세화는 세입자들에게 매달 수십만원에서 100만원 넘는 추가 주거비 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다.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오른 보증금만큼을 고스란히 매달 월세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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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전용 84㎡) 세입자는 지난 7월 보증금 6억원을 유지한 채 매달 월세 110만원을 더 내는 조건으로 계약을 갱신했다. 같은 평형 아파트 전세 시세가 2억5000만원이나 뛰어 8억5000만원이 되면서 그 상승분에 따른 임차료를 전액 월세로 돌린 것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전용 60㎡) 세입자도 기존 보증금 4억3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을 추가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거듭된 공급 전격전 주문은 이런 시장 상황을 배경으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 안정에 국정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각오로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 5일에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신임 국토부 장관과 LH 공사에 집 못 지어 미친 것처럼 국가 명운을 걸고 조기 대량 공급에 매진하도록 지시했다”고도 했다. 정권의 명운을 걸 정도로 주택 공급 확대의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주택 공급을 강조하는 고강도 메시지를 연거푸 내고 있지만, 서민 주거 불안으로 직결되는 전·월세난을 단기간에 해소할 마땅한 해법이 없다는 。은 한계로 지목된다. 예컨대 국토교통부는 현 정부 첫 전·월세 대책인 주거안정플랜을 지난달 21일 발표했지만, 공공 임대주택을 새로 건설해서 공급하겠다는 대책이 핵심이어서 외곽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들에겐 너무 먼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현재 전·월세 가격 불안의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이지만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규제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는 。은 분명하다”며 “공공 임대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전까지라도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거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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