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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두 달 만에 6400선 아래로 밀렸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200조 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005930)의 역대급 실적에도, 유가와 금리가 안정된 날에도 유독 한국 증시만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반도체 투톱의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 우려로 매수 버팀목마저 약해지면서 증시가 반등 동력을 되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6400선을 밑돈 것은 8월 11일(6345.53) 이후 두 달 만이며 하락률은 지난달 2일(-3.99%) 이후 최대였다. 코스닥은 43.08포인트(4.83%) 급락한 849.19로 거래를 마쳤다. 7월 29일(-6.12%)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날 증시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국 반도체주의 약세가 꼽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오픈AI 거품론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8~9일(현지 시간) 3.78% 하락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같은 기간 5.42%의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전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반도체주의 약세만으로 국내 증시의 낙폭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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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휴장한 일본을 제외하고 반도체 산업 비중이 높은 대만과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0.02% 내린 4만 9301.96에 마감해 코스피·코스닥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7조 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고 이날 발표된 10월 1~10일 수출도 반도체 고공 행진에 힘입어 두 배로 뛰며 동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의 대외 악재 속에서도 한국 증시가 더 크게 흔들린 것은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수익성 지속에 대한 의구심과 취약해진 수급 여건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이 이번 분기 사상 최대 이익에서 내년 이후에도 높은 수익성과 성장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면서 호실적만으로는 추가 매수세를 끌어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은치관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실적인데 절대 규모보다 증가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내년 이익 증가율 자체가 주요국에 뒤지지는 않지만 올해 대비 성장 속도의 둔화 폭은 미국·대만·일본보다 크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높은 금리와 중동 불확실성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를 제약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115억 원을 순매도하며 올해 누적 순매도 규모는 199조 1080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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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개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 배분 차원에서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해 위험자산과 신흥국 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물을 받아낼 시장의 힘도 약해졌다. 코스피 7000선 이상에서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매물 부담은 여전하고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도 임박하면서 수급 공백 우려까지 겹친 상황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은 좋은 편인데 수급이 얇아져서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수급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이다. 금리와 유가가 안정돼야 할 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들이 내년 이후에도 이익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형성돼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과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높은 금리와 추가 긴축 위험까지 고려하면 올 하반기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고。 매물 소화와 신규 자금 유입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빠른 V자형보다는 초기 반등 이후 완만하게 회복하는 ‘루트형’ 반등을 예상했다. 회복의 속도와 강도는 반도체 이익 성장의 지속성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AI 매출 성장과 투자 계획이 확인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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