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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5곳에 ‘기후대응댐’을 건설하기로 했다. “댐보다 나은 대안을 찾겠다”면서 전 정부가 정해 놓았던 신규 댐 후보지 7곳을 대상으로 재검토에 들어간 지 10개월 만이다. 결국 댐을 반대하던 정부가 기상재해와 첨단 산업 물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는 댐밖에 없다고 인정한 셈이다.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천댐(충남 청양·부여), 아미천댐(경기 연천), 병영천댐(전남광주 강진), 회야강댐(울산), 고현천댐(경남 거제) 등 5곳의 댐 건설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후부(당시 환경부)는 2022년부터 2년 4개월에 걸쳐 전국 홍수·가뭄 취약 지역을 검토해 2024년 후보지 14곳을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뒤인 지난해 10월 이 중 7곳의 건설을 취소했고, 나머지 7곳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당시 2년 이상 걸려 마련됐던 댐 추진 계획이 김성환 기후부 장관 부임 후 두 달 만에 뒤집히자 “새 정부가 댐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 정부가 대안을 찾지 못해 전 정부의 댐 후보지 7곳 중 5곳에 댐 건설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지천댐(저수량 5900만t)의 경우, 그동안 주민 반대가 가장 심했던 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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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댐은 잦은 홍수 때문에 1991년, 1999년, 2012년 세 차례 댐 건설이 추진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박수현 충남지사도 국회의원 시절 지천댐 건설에 반대했다. 그런데 ‘충청권 메가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지천댐 공론화위원회는 지천댐이 메가 프로젝트 등 신규 산업단지에 새로운 수원(水源) 역할을 할 수 있고, 4년 연속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청양·부여군 홍수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애초 홍수 방어가 목적이었던 지천댐은, 다목적 댐으로 오히려 역할과 규모가 확대됐다.
집중호우 피해가 잦았던 연천은 아미천댐(4500만t)을 통해 ‘100년 빈도 홍수’에도 버틸 수 있게 됐다. 연천의 잦은 범람의 원인이 하수 인프라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결국 댐이 필요했다는 결론이 났다. 연천은 북한과 맞닿은 임진강 유역 특성상 상류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단시간에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수 있어 홍수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온 곳이다.
기후부가 댐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규모가 적정한지 들여다보겠다고 한 병영천댐(120만t)과 회야강댐(2200만t)도 추진이 확정됐다. 병영천댐은 기존 댐 하류에 새로 댐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규모가 190만t에서 120만t으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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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야강댐(2200만t)은 기존 계획대로 건설이 추진된다. 울산은 과거 태풍 ‘글래디스’ ‘차바’ ‘마이삭’ ‘하이선’ 등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을 때 회야강이 넘치며 홍수 피해를 겪은 바 있다.
댐 높이를 키우고 수문을 설치하기로 한 고현천댐(80만t)도 기존 계획대로 짓기로 했다. 수문만 달면 수량을 조절할 수 있어 증고까진 필요하지 않다며 재검토됐으나 더 큰 물그릇이 필요한 것으로 결론 났다. 기후부는 “고현천댐으로 최대 62만t의 홍수 조절 용량을 확보해 지난 17일 거제시에 쏟아진 하루 654.3㎜의 극한 호우가 또 발생해도 피해가 없게 하겠다”고 했다.
반면 전 정부가 정했던 댐 후보 7곳 가운데 감천댐(1600만t)과 가례천댐(210만t) 등 2곳에 대해선 댐 건설을 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시설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과거 인프라 설계 기준을 뛰어넘는 극한 호우와 가뭄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물그릇’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댐 건설은 계획부터 완공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만큼, 기후 대응과 미래 물 수요까지 고려해 건설을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며 “메가 프로젝트 사례에서 보듯 첨단 산업은 물 수요가 크므로 ‘물그릇’을 미리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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