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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1-08 05:01 조회 2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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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는 팔공산만 있지 않다. 잘난 장남 아래로 다재다능한 동생들이 많다. 비슬산에 올랐을 땐 팔공산과는 또 다른 유려한 산세에 반했고, 초례봉에 올랐을 땐 포근하고 향기로운 숲길에 취했다. 앞산에 올랐을 땐 손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대도시 풍경 앞에서 답답했던 속이 뻥 뚫렸다. 대구야말로 진정한 명산의 고장이 아닐까. 250만 인구를 품은 대도시에 이토록 멋진 산들이 즐비한 줄 몰랐다.
우리나라 대표 분지 도시답게 사방을 둘러보면 시야 끝마다 산이 걸린다. 200m 안팎의 산부터 1,000m 넘는 산까지 높낮이가 다양하고, 흙산과 돌산이 고루 섞여 있어 취향대로 골라 가면 된다. 산마루에 서면 낙동강과 금호강이 어김없이 S라인을 그리며 흐른다. 4개의 지하철 노선과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산 아래까지 갈 수 있으니 이보다 편할 수 없다.
대구를 대표하는 진달래 명산 | 비슬산
추천코스①
자연휴양림 콘도2~대견사~진달래군락지~월광봉~천왕봉~유가사(9km, 5시간)
추천코스②
대견사~진달래군락지~대견사
대구 북쪽에 팔공산이 있다면 남쪽에는 비슬산이 있다. 대구 남부에서 가장 높은 산(1,084m)이지만, 8부 능선까지 도로가 나 있어 수월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들머리인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대견사까지 운행하는 전기버스를 이용하면 노약자도, 초등학생도 비슬산의 아름다운 진달래를 감상할 수 있다.
팔공산이 남성적이라면 비슬산은 여성적이다. 햇살 좋은 날 마룻바닥에 웅크려 낮잠에 든 여인처럼 유려한 산세를 지녔다.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고, 1999년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가 실시될 만큼 자연경관이 아름답지만 국립공원의 자리는 팔공산에 내어주었다. 그럼에도 봄이면 진달래가 산자락을 수놓으며 한국 100대 명산에 들어간다.
비슬산은 정상부의 바위 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비파 '비琵'에 거문고 '슬瑟'을 쓴다. 높고 귀하다는 뜻의 우리말 '벼슬'과 '솟을'에서 유래했다는 설, 고대 인도 힌두교의 신으로 불교에 수용된 비슈누Visnu를 한자로 음역한 비슬노毘瑟怒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기원이 무엇이든 비슬산만큼 아름다운 이름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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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능선에는 북쪽의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남쪽으로 월광봉, 대견봉, 조화봉 등 해발 1,0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이어진다. 북쪽으로는 대구 도심과 맞닿은 앞산까지 어어져 종주 코스도 인기 있다. 대견봉과 월광봉 사이의 완만한 경사지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고, 자연휴양림에서 대견봉 사이 약 2km에 걸쳐 흐르는 천연기념물 435호 비슬산 암괴류도 볼거리다. 천왕봉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영남알프스, 서쪽으로 황매산과 가야산, 남쪽으로는 화왕산, 북쪽으로는 팔공산 등 영남의 명산들이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행코스는 대견사에서 진달래군락지를 둘러본 뒤 천왕봉에 올라 유가사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진달래 철이면 자연휴양림 공영주차장에서 대견사까지 전기버스가 운행한다. 진달래군락지 사이에는 나무데크 탐방로가 놓여 있어 꽃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천왕봉에서 유가사까지는 급경사 구간이다.
조용하고 다정한 숲길 | 초례봉
추천코스
경북대학교 학술림 ~ 정상 ~ 동곡지(나불지) (6km, 2시간 30분)
팔공산과 비슬산, 앞산보다 한적한 산길을 걷고 싶다면 초례봉이 좋은 대안이 된다. 세 시간 남짓한 산행은 90%가 숲길을 걷는 시간이다. 건강한 소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한없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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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직전의 깔딱고개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완만한 숲길이다. 숲길이 끝나고 정상에 서면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대구·경북 지역의 장거리 종주 코스 '가팔환초(가산·팔공산·환성산·초례봉)'에서 마지막 글자 '초'를 맡고 있는 것이 초례봉(635m)이다. 비슬산과 앞산은 들어봤어도 초례봉은 생소할 수 있다. 환성산의 위성봉이자, 넓게 보면 팔공산의 동쪽 산줄기다. 팔공산에서 뻗어 나온 줄기는 초례봉까지 이어지다 금호강을 만나면서 멈춘다. 그래도 대구 안심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인지라 초례산으로도 불린다. 대구 동구와 경산시 하양읍의 경계를 이룬다.
초례봉이라는 이름에는 두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에게 패한 후 "다음 전투에서는 이기게 해달라"며 이 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설이다. 옛날 옛적 어씨 성을 가진 자가 나무하러 산에 갔다가 선녀와 만나 초례(혼례)를 치렀다는 설도 있다.
산행 들머리로 경북대학교 학술림, 나불지, 동곡지를 많이 이용한다. 특히 나불지와 동곡지까지는 꽤 길지만 평지에 가까운 숲길이 이어진다. 여유롭게 숲의 정취를 만끽하며 걷기에 그만이다. 무릎에 부담을 덜 주면서 호젓한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초례봉을 찾아볼 만하다.
대구 시민의 영원한 뒷산 | 앞산
추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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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랑골~앞산전망대~정상~앞산전망대~안지랑골 (6km, 3시간)
남구에 살았다면 초·중·고 소풍을 모두 앞산공원으로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대구시민들에게 친숙한 산이다. 198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는 놀이동산도 있어 가족 나들이 명소로 사랑받았다. 지금도 각종 체육시설과 도서관, 낙동강 승전기념관, 케이블카 등이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2011년 앞산 중턱에 전망대 데크가 설치됐고, 2022년에는 커다란 달토끼 조형물이 들어섰다.
최근에는 앞산전망대까지 30분 안에 오르는 것이 대구 등산객과 러너들에게 하나의 도전 과제로 유행이다. 1시간 남짓 걸리는 구간을 30분 만에 주파하면 고수로 인정받는 셈이다. 케이블카가 앞산공원에서 전망대 인근까지 운행해 땀 흘리지 않고 편안하게 오를 수도 있다.
앞산의 원래 이름은 '성불산成佛山'이다. 앞산이라 불리게 된 연유는 대구의 앞쪽(남쪽)에 있는 산이어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다. 1965년 대구시가 건설부 고시를 통해 '앞산공원'을 시설 결정하면서 '앞산'이라는 이름이 공식화됐다.
케이블카 상부 승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약 10분, 정상까지는 약 20분 걸린다. 주말에는 밤 9시까지 운행해 대구의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등산로가 잘 닦여 있고, 곳곳에 옛 대피소와 시설물의 흔적도 남아 있어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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