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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을 찾은 창원NC파크 관중 사망사고 유족 ㄱ 씨는 좀처럼 입을 떼지 못했다. 굳은 표정으로 안경을 매만지다 벗더니 준비한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야구장 외벽에서 떨어진 루버(무게 32㎏가량) 문제로 가족을 잃은 아버지다. 한 명은 루버에 맞아 이틀 만에 숨졌고, 다른 한 명은 지금도 치료받고 있다.
ㄱ 씨는 사고 후 1년 7개월 동안 겪은 고통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건 조사와 수사, 증거자료 접근 권한조차 차단됐습니다. 유족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사고 책임을 가릴 수사가 길어지는 동안 유족은 진행 상황조차 충분히 알지 못했습니다. 사고 발생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검찰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창원지방공소청 마산지청에서 담당 검사를 만났지만, 보완수사를 마칠 테니 기다려 달라는 답만 들었을 뿐입니다."
ㄱ 씨는 NC 구단이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자료 제공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경찰도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들어 수사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경남도와 창원시가 운영한 사고조사위원회에도 유족이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정보가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반드시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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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씨가 목소리를 낸 곳은 박은정(조국혁신당·비례) 국회의원이 이날 오전 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연 '범죄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권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토론회 현장. 수사와 재판에서 피해자가 증거를 확인하고 의견을 낼 권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서지현 전 검사는 ㄱ 씨 발언을 듣고 나서 피해자들이 직접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법률 하나에 수많은 피해자 생명, 눈물, 그 가족들의 고통이 들어 있다"는 말도 했다. 그는 이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을 명시한 헌법 제27조 제5항을 읽으며 "헌법상 권리인데도 제대로 보장해 주는 법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약물 이용이 의심되는 성폭력 사건 피해자 김지현(가명) 씨 아버지도 이번 토론회에서 발언했다. 그는 딸이 2020년 사건 신고 후 6년 넘게 증거 확보에 매달렸다고 밝혔다. 또 수사기관이 확보한 영상 440개를 전문가 감정에 제출하지 않았고, 피해자 측도 뒤늦게 영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독자적으로 증거를 신청할 권한이 있었다면 오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서 전 검사는 김 씨에게 "살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함께 앞으로 걸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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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소외된 범죄피해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증거신청 등 재판 참여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발제를 맡은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피해자에게 진술권과 정보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중대한 강력범죄 피해자에게는 법원 허가를 거쳐 공판 참여를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배 연구위원은 또 "피해자가 증거를 신청하거나 증인·피고인에게 질문할 권한도 단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기 전 피해자 의견을 듣고 판단 이유를 설명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 권한을 확대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은 보장해야 한다"며 "피해자가 법률 지식이나 비용 부족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공적 법률조력을 강화하고, 수사와 공소유지 책임은 국가가 계속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지난해 8월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거론됐다. 이 개정안은 강력범죄 피해자가 법원 허가를 받아 공판에 참여하고 증거신청과 증인·피고인신문, 법관 기피신청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배 연구위원은 해당 법안을 피해자를 재판 참여 주체로 인정하려는 입법적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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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기존 법률과 중복되는 조항을 정비하고, 참가 허가 기준과 권한 제한 사유, 법률조력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피해자가 형량뿐 아니라 범죄사실을 밝힐 증거도 직접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이 피해자 참가를 거부할 때 신속하게 재심사받을 절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미선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허가가 피해자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 요건을 충족하면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첫 재판 전에 기록을 확인해 증거신청과 질문을 준비할 기회를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조윤희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피해자가 직접 증거 재감정을 추진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관련된 증거신청권을 주고, 가정폭력·스토킹 피해자도 참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말미에 박은정 의원은 법안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범죄피해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법절차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며 "피해자 권리 보장이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지적해 주신 사항들을 듣고 보니 부족한 。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보다 충실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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