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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내 주식시장에선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과 리밸런싱(Rebalancing) 유예 결정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과 기금 운용의 효율성을 위한 반론이 맞섰죠. 시장의 우려는 해소됐을까요. 아닙니다. 그로부터 3개월이 흐른 지금, 시장의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불장의 이면' 마지막 편 국민연금 책임론입니다.
☞ 視리즈_불장의 이면
1편 하락장에 베팅하는 사람들, '포모'의 그림자
2편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위험한 역설
3편 '증시 방정식' 흔드는 외국인 투심
4편 탈출 아닌 리밸런싱… '25거래일 투심'의 기록
5편 "안전판인가 불쏘시개인가" 국민연금 논쟁
6편 국내 주식 비중 상향한 국민연금을 향한 질문
7편 누가 '국내 주식 비중 상향'에 이끌었나
8편 국민연금 120조원 증발의 실체
9편 국민연금 리밸런싱까지 '대통령령'으로?
10편 국민 돈인데 왜 국민에게 감추는가
우리는 지난 7월 視리즈 '불장의 이면' 4~7편에서 국민연금 논쟁을 살펴봤습니다. 당시 시장 안팎에선 국민연금이 올해 1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높인 것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국민연금은 1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4%에서 14.9%로 상향하면서 리밸런싱(Re balancing)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월에는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한차례 더 끌어올렸죠.
국민연금은 5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하면서 국내 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도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확대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허용한 ±2%포인트의 전술적 자산배분(TAA)까지 합하면, 최대 28.8%(20.8%+6%포인트+2%포인트)의 국내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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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시장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국민연금이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였죠.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국민연금의 결정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은 이런 우려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는 시장의 우려에 이렇게 반박했죠.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개선과 인공지능(AI) 사이클 등을 감안해 목표 비중을 높였다. 리밸런싱이 시장에 과도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 부메랑➀ 국내 주식 수익률 = 국민연금의 반박으로 모든 논란이 해소된 걸까요. 아닙니다. 여기엔 결정의 타당성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등 따져봐야 할 것이 숱합니다. 먼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높이고, 리밸런싱을 유예한 것이 득이 됐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안타깝지만 시장의 우려는 '기우杞憂'가 아니었습니다.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던 국내 증시가 7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민연금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발표한 '7월 말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을 보면 이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7월말 기준 국내 주식 평가액이 418조5580억원, 수익률을 60.11%를 기록했습니다.
6월말 평가액이 543조2040억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한달 만에 124조6460억원이 증발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수익률도 107.37%에서 곤두박질쳤죠. 그 결과, 올해 누적 운용수익률은 6월 27.22%에서 7월 14.84%로 사실상 반토막이 났습니다.
당연히 시장에선 국민연금 책임론이 일었습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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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유예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4일 열린 국민연금공단 국감에서 "1월 기금위에서 리밸런싱을 유예하지 않았다면 매일 8000억원 이상을 던져야 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1월말 리밸런싱 유예했을 경우와 유예하지 않았을 경우 비교해 보면 유예한 결정이 훨씬 더 기금운용수익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의견은 다릅니다. 6월까지 리밸런싱을 유예하겠다는 결정이 매도 타이밍을 제공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월부터 10월 21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08조2209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그중 71.6%에 달하는 149조1649억원을 7월 전에 팔아치웠습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높이고, 리밸런싱을 유예한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현금인출기(ATM)처럼 사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죠.
문제는 7월 이후입니다. 국내 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국민연금이 주식을 팔기 힘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밸런싱 유예가 풀린 7월 이후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3859억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쳤습니다. 시장에선 6월 이전 벌어놓은 수익을 다 까먹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 부메랑➁ 깜깜이 결정 논란 =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어떤 논의를 거쳐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고, 리밸런싱을 유예했을까요? 현시。에선 알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이 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스쿠프가 지난 7월 정보공개를 요청한 결과도 그랬습니다. 국민연금은 누가 어떤 근거로 찬성했는지 모두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최근 국감에서도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과 리밸런싱 유예를 '기금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회의록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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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은 '1년 뒤 공개'가 원칙이지만 이마저도 4년 뒤인 2030년으로 미뤘습니다. 국민연금 측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서 '4년 후 공개'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국민연금의 자산은 국민의 노후자금인데, 그 운용 과정을 4년이나 비공개에 부치는 게 말이 되는가" "국민연금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있는 것 아니냐"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위 위원장은 투자 전문가가 아닌 보건복지부 장관이고, 다른 위원들도 투자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다"며 "안 그래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결정 과정마저 불투명해지면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의혹을 잠재우려면 의사 결정의 효과와 리스크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국민에게 알려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우선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죠.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5.7%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국민연금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기금운영평가단으로부터 "자율성과 독립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가 계속해서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에서 국민연금의 책임론은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7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박선원 의원)'이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유가 있을 때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조정하거나 리밸런싱을 유예할 수 있는 법안(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도 마음에 걸립니다.[※참고: 이야기는 더스쿠프 통권 710호 '국민연금 리밸런싱을 대통령령으로? 지금까지 이런 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국민연금의 증시 '불쏘시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겁니다. 과연 국민연금은 이번 논란을 해소할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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