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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1-01 19:08 조회 4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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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나자 믿음도 사라졌다. 그때 내 믿음은 진짜였나 가짜였나.’
카메라가 꺼진 촬영장에서 배우 태항호는 두 시간 동안 성경을 내려놓지 못했다. 그는 영화 ‘신의 악단’에서 북한 당국이 급조한 가짜 찬양단에서 몰래 신앙을 지켜온 지휘자를 연기했다. 교회에 다니지 않았지만 배역을 통해 믿음을 맛봤다. 그러나 그 경험은 촬영장 밖 삶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영화 개봉 이후 무대인사 때마다 그는 “사실 저는 신앙이 없습니다”라고 먼저 말했다.
‘기독교 질문’하는 비신자 배우
영화 마케팅을 맡았던 콘텐츠 제작사 호라이즌웍스는 그 고백에 귀를 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항호에게 제안했다. 그 솔직함을 담아 기독교 채널을 진행해보자고. 믿는 사람의 익숙한 언어보다 믿지 않는 이의 시선이 더 넓은 공감을 부를 거라고.
제작진은 그가 망설일 거라 예상했다. 한데 흔쾌한 수락했다. 김영광 호라이즌웍스 PD는 “밖에 있는 사람이 우리보다 더 열려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섭외 단계부터 실감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시작된 팟캐스트 ‘교회는 안 다니는데 궁금은 하네요’(교안궁하)는 두 달여 만에 영상 15편, 누적 조회수 310만회를 넘겼다. 한 시간이 넘는 롱폼 영상은 편당 평균 22만회 가까이 재생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채널을 가장 열심히 보는 이들은 교회 안에 있었다고 김 PD는 전했다. 58만회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2026 CCM 명곡 월드컵’ 편에는 자기 신앙을 다시 돌아봤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태항호는 크리스천 지인들로부터 “그런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 “질문 없이 받아들였던 신앙을 다시 기초부터 세워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이 채널이 주목받는 이유는 발언의 주도권이 바뀐 구도에 있다. 기독교 안에서 말할 자격은 대개 신앙 경력이 길고 검증된 이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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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인인 탈북 방송인 윤설미씨는 태항호에게 “(교회로)빨리 오지 마세요. 밖에 더 많은 사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비신자들의 궁금증을 계속 대변해 달라는 뜻이었다.
공동진행자 김호현 대중음악평론가는 교회 안에서 삼켜온 질문을 곱씹는다. 모태신앙인 그는 어린 시절 발칙한 질문도 곧잘 던졌다. 무언가 달라진 건 어른이 되면서부터다. 그는 “어느새 교회가 출석하는 일만으로도 서로를 칭찬하는 곳이 돼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 안에선 질문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안 그래도 힘든 세상인데 교회 안에서까지 누군가의 마음을 어렵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다들 서로를 배려하다 보니 교회 안에 질문이 적어졌고, 그렇게 복음을 전해야 할 우리가 비신자들의 고민과 질문에서도 멀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가끔은 그 불편한 질문들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캠퍼스 무신론자에 질문받는 목사
유튜브 채널 ‘양시무스’를 운영하는 양정규 목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등 대학 10곳 안팎을 돌며 비신자들의 질문을 받아왔다. 손에 든 건 스케치북 한 권. 캠퍼스 번화한 곳을 피해 한적한 길목에 서서 학생들이 다가오길 기다린다. 지나가는 학생 대다수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1시간을 서 있으면 한 명이 올까 말까, 세 시간 동안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러나 대화가 시작되면 최소 30분은 이어진다.
비신자를 교회로 부르는 대신 양 목사는 그들의 일상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그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교회 밖 학생들의 질문엔 ‘신이 있다면’이란 전제가 자주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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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있다면 증거를 대봐라’, ‘신이 있다면 세상에 왜 이렇게 악이 많으냐’는 식이다. 목사인 그도 모든 질문에 매끈한 답을 갖고 있진 않다. 가장 어려운 건 고통의 문제. 그는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을 위해 고통을 허락했다고 설명할 수는 있지만, 숲속 새끼 사슴은 왜 고통받아야 하느냐는 물음 앞에선 여전히 마음에 남는 게 있다”고 털어놨다. 막힌다고 대화를 멈추진 않는다. 그는 좋은 변증을 두고 “기독교가 다 설명하지 못하듯 무신론에도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서로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그는 이기려고 토론하지 않는다. “신이 존재한다면 세상에 종교가 왜 이렇게 다양하냐”는 한 서울대생의 물음 앞에선 스스로도 밀렸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질문에 깔린 전제를 짚어보려 했지만 대화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해도 영상은 그대로 올린다.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 뒤로 비신자 시청자가 늘었다. 그는 “토론에서 늘 이기는 모습보다 질 수도 있지만 대화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며 “고민한 걸 나누기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답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면 비신자는 그것을 기독교가 질문을 두려워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며 “질문을 환영하고 진지하게 답할 때 비신자들은 존중을 느끼고, 기독교가 질문에 열린 공동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영훈 성결대 문화선교학과 교수는 두 콘텐츠의 주 시청자가 비신자가 아닌 신자인 상황을 두고 “믿는 사람도 궁금한 게 많은데 교회가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질문을 경계하는 태도에 대해선 “사소한 질문에도 신앙이 무너질까 두려워하는 건 확신의 부족으로 읽힐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비신자가 궁금증이 생겼다고 교회를 찾진 않는다”며 “호기심에 응답한 뒤 교회로 초대할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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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영상에서 “교회는 안 다니지만 궁금한 남자”로 매회 자신을 소개하는 태항호는 그 말대로 아직 교회 문턱을 넘지 않았다. 그는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교회에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궁금하다고 곧장 교회로 향하진 않는다는 윤 교수의 진단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그의 궁금증이 제자리만 맴도는 건 아니다.
‘교안궁하’ MC 배우 태항호 일문일답
태항호( 사진)는 “성경 읽고 교회 다니다 믿게 되는 길 말고, 이렇게 궁금한 걸 묻다가도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보고 싶다”고 했다.
-신앙이 없는데 무엇이 그렇게 궁금했나.
“배우는 맡은 인물을 이해해야 하는 직업이다. ‘신의 악단’에서 믿는 사람을 연기하면서 기독교인들이 궁금해졌다. 저렇게 믿는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고, 좋은 거니까 나누려는 것이겠다 싶었다. 신앙 자체보다 믿는 사람들이 궁금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카메라 앞에 앉는가.
“연기는 대본이라는 가면 뒤에 숨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만큼은 진정성 있게 궁금한 걸 묻고 싶었고 어떤 가면도 쓰고 싶지 않았다. 메이크업도 하지 않는다. 그냥 인간 태항호가 궁금한 걸 물어보자는 마음이다.”
-진행하면서 의문이 해소되기도 했나.
“대표적으로 전도가 아닐까 싶다. 교회 안 다니는 사람에게 전도는 불편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좋은 음식을 나누고 싶은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겠다.”
“내가 믿으면 이 채널은 끝나는 구조다. 채널이 성공하는 게 채널이 망하는 거라는 아이러니 속에서 진행하고 있다.(웃음) 채널을 오래 하려면 일부러 안 믿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런 것 없이 매회 솔직하게 임하고 있다.”
-교회에 간다면 어떤 교회에 가고 싶나.
“어떤 교회가 좋은 교회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설교보다 목회자가 평소 품은 생각과 철학, 그로 인해 나오는 행실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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