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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가 유럽 시장을 파고들면서 자동차 무역의 흐름까지 뒤집혔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매기고 중국이 유럽산 브랜디 등에 보복성 조치를 취하면서 고조되던 통상 갈등은 지난 8·9일 하이브리드차 무역 합의로 잦아드는 듯했다. 그러나 양측은 합의 직후부터 수출 제한의 해석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EU가 화학·기계로 수입 규제를 확대하고 중국 기업의 역내 시장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자 중국은 또다시 반발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가까스로 타협.을 찾았지만 산업 전반에 걸친 양측의 힘겨루기는 오히려 거세지는 양상이다.
◆무역수지 뒤집은 중국 차
중국산 자동차는 최근 몇 년간 유럽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22일(현지시간)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신차 승용차 기준으로 2022년 EU의 대중국 수출은 242억유로(약 36조570억원), 중국산 수입은 93억유로였다. EU가 149억유로 흑자를 냈다. 그러나 2025년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EU의 대중국 자동차 수출이 83억유로로 줄고 수입은 137억유로로 늘면서 54억유로 적자로 돌아섰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주요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유럽에 자동차를 파는 생산거。으로 바뀐 것이다.
2025년 EU가 수입한 중국산 자동차는 약 100만3000대였다. 중고차와 버스 등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수입 숫자만이다. 이 중 순수전기차(BEV)는 약 43만1000대로 42.9%를 차지했다.
판매 기준으로 중국산은 EU 신차 승용차 시장의 7%를 。유했다. 차종별로 보면 순수전기차 판매의 20%,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의 12%가 중국산이었다. 다만 이는 중국 브랜드뿐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한 외국 브랜드 차량까지 포함한 수치다.
중국차가 치고 올라오는 동안 EU도 대응에 나섰다. EU는 2024년 10월 중국산 순수전기차에 기존 수입관세 10%에 더해 업체별로 7.8∼35.3%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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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중국 자동차 업계는 수출 전략을 수정했다. 추가 관세 대상인 순수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수출을 늘린 것이다. 신에너지로의 전환 흐름은 탔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유럽 일부 지역에서 전기와 연료를 함께 쓰는 차량의 수요가 커진 것도 기회였다.
로이터가 중국 해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대EU 하이브리드차 수출액은 올해 상반기 75억달러(약 9조9577억원)로 전년 동기 25억달러의 세 배로 늘었다. 2021년 연간 수출액인 8억4500만달러의 약 9배다. 상하이자동차(SAIC)·비야디(BYD)·체리 세 개 브랜드가 EU에서 팔리는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BYD는 올해 1∼8월 유럽에서 순수전기차보다 PHEV를 더 많이 팔았고, 가장 많이 팔린 모델도 PHEV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씰 U였다.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만으로는 중국 차의 유럽 시장 확대 흐름을 막지 못한 것이다.
◆수출 제한 합의… EU “줄였다” vs 中 “늘렸다”
중국의 대EU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급증하자 양측은 다시 협상에 나섰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8·9일 베이징에서 제2차 무역투자협의를 열고 하이브리드차 무역에 관한 합의에 도달했다. 12일 로이터와 가디언 등 유럽 언론들은 EU가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초기 수입 한도를 연 35만대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제한은 4년간 적용하되 한도는 매년 6%씩 늘리고 이르면 12월부터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이 합의를 놓고 양측의 설명이 미묘하게 달랐다. EU는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을 절반 이하로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이 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35만대 상한이 급증세를 꺾는 성과라고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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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중국 상무부는 이번 합의가 중국 하이브리드차의 수출 공간을 넓히고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수출이 30만2000대였으니 35만대 상한은 ‘증가’라는 것이다. EU가 수입 제한을 협상 성과로 부각하자 중국도 수출 증가 여지를 강조하며 자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인상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 조건은 아직 남아 있다. 중국은 후속 협의에서도 자국이 받는 쿼터가 다른 어느 수입 원산지보다 적어서는 안 되며, 중국 상품과 기업을 차별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업체별 물량 배분 등 실제 시행 방식이 관건이다. 수출 확대를 계획했던 중국 기업들로서는 추가 관세 위험을 덜어내는 대신 한정된 쿼터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수량이 제한되면 업체들이 저가 차량보다 가격이 높은 모델을 우선 수출할 수 있어 독일 고급차 업체들의 경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가 중국 업체들의 유럽 생산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이 제한되면 유럽 현지 생산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공장을 짓고 공급망을 갖추려면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현지화 여력이 있는 선두 업체와 수출에 의존하는 후발 업체 사이의 격차도 커질 수 있다. 유럽으로서는 완성차 수입을 줄이더라도 현지 생산에 나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은 계속 감당해야 한다. 결국 이번 합의는 중국 차의 유럽 진출을 막는 장벽이라기보다 진입 방식을 수출 중심에서 현지 생산 중심으로 바꾸는 전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자동차에서 화학·기계로… 빗장 높이는 EU
하이브리드차는 시작일 뿐 중국과 EU 사이에는 전기차 협상이 남아 있다. EU는 올해 1월 중국산 전기차 업체들이 추가 관세 대신 최저수입가격 등 가격약속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지침을 냈다. 2월에는 폭스바겐의 중국 합작법인이 생산하는 쿠프라 타바스칸에 가격약속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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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가격뿐 아니라 수입 물량 제한과 EU 내 투자 약속까지 결합한 사례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승인이 철회되고 관세가 소급 부과될 수 있는 조건부 해법이다. 다만, 이는 개별 기업에 대한 예외적 합의일 뿐 중국산 전기차 전반의 갈등이 해소됐다는 뜻은 아니다.
하이브리드차에서 일단 타협。을 찾았지만 EU 내부의 규제 논의는 자동차에 머물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독일은 하이브리드차 합의와 유사한 수입 제한을 화학·기계 등 다른 산업으로 확대하도록 EU에 요구할 방침이다. 중국과의 자동차 합의에도 유럽의 추가 규제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산업 전반으로 압박을 넓히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EU 정상회의에서는 한층 강력한 수단도 논의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EU 정상들이 중국 기업의 역내 시장 접근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는 이른바 ‘킬 스위치’ 개발 방안에 폭넓은 지지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제안한 이 구상은 시장 왜곡이나 경제적 강압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장치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발동 요건과 적용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논의의 초。이 개별 상품의 관세와 물량을 넘어 기업의 시장 접근 자체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즉각 맞섰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EU는 압박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자국의 이익을 지킬 결의와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EU 쪽에서는 추가 대응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EU 집행위는 12월 핵심 물자의 특정 공급원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마이클 페티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엑스(X)에 “개별 품목의 무역 협상은 심각하고 지속적인 무역 불균형이 있는 한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며 “중국과 EU의 문제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어서는 안 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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