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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소장품 전시를 둘러싼 논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떠나는 유홍준 관장이 마지막 공식 일정에서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유 관장은 재임 기간 박물관의 성과를 돌아보면서도 자신의 실수로 박물관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한 죄책감을 드러냈다.
유 관장은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개인의 실수로 박물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퇴임하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물관 직원들을 “사랑하는 우리 박물관 식구들”이라고 부른 뒤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됐다”며 작별 인사를 시작했다.
유 관장은 지난해 7월 21일 관장으로 부임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날, 관장으로 부임해 처음 출근했을 때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예년보다 50% 많은 관람객이 모이며 연간 관람객 650만명을 달성했고 ‘세계 3위’를 기록한 부분은 지금도 가슴 벅찬 순간”이라고 말했다.
올해 관람객 수에 대해서는 “올해도 600만명을 돌파해 연말에는 700만명 이상 기록할 것”이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인한 일시적 열풍이 아닌 분명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해외 박물관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성장 비결을 궁금해한다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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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관장은 “해외 여러 박물관에서 우리 박물관의 확장 혹은 발전 비결이 뭐냐고 부러워한다”며 “우리 박물관 식구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해온 결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 3개월의 재임 기간을 두고는 “박물관 전성기에 관장을 지낸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박물관이 우리 역사와 문화의 중심이자 K-컬처의 뿌리를 보여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함께 큰 부담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재임 중 추진한 사업도 언급했다. 상설전시관 ‘역사의 길’에 실물 크기에 준하는 ‘대동여지도’를 선보이고, 서화실에서는 주제 전시를 통해 여러 서화가를 소개한 。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반면 소속 지역 박물관을 자주 찾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관장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소속 지역 박물관에 자주 내려가지 못했다”며 “나 자신의 실수로 인한 죄책감, 그리고 (박물관에 대한) 자랑, 사랑을 안고 떠난다”고 말했다.
이날 작별 인사에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Lev Nicolayevich Tolstoy·1828∼1910)의 작품 ‘부활’ 속 문장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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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관장은 당시 “톨스토이는 ‘부활’에서 사랑과 자랑은 세월이 지나면 추억이 되지만, 실수와 죄책감은 현재형으로 남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임식에서도 그는 “톨스토이가 말한 두 가지를 모두 갖고 박물관을 떠난다”며 “한 사람의 관람객으로, 또 박물관 지지자로서 자주 찾아오겠다”고 밝혔다.
행사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박물관 측은 앞으로 더 좋은 자리에서 만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행사 명칭을 ‘퇴임식’ 대신 ‘이임식’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관계자가 서정주(1915∼2000) 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를 낭송하면서 약 10분 만에 행사가 마무리됐다.
유 관장의 사퇴로 이어진 논란은 올해 7월 개막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비롯됐다. 박물관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 유묵을 독립운동가의 글씨로 소개했지만, 외부 제보 이후 친일 인사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박물관과 유 관장은 당시 부실한 검증을 이유로 모두 네 차례 사과했다. 그러나 뒤늦게 해당 유묵이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국립박물관 80여 년 역사에서 관장 개인을 둘러싼 문제로 관장이 사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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