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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우크라이나 협상단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3자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땅”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더라도 단기간에 전쟁이 끝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UAE에서 협상”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보도를 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자신과 가까운 국영방송 기자 파벨 자루빈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간 “3자 접촉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회동했는데, 이 자리에서 평화 협상 시작에 공감을 나눴다는 얘기다.
푸틴 대통령은 윗코프 특사가 이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의 안보 보장 문제를 논의할 때는 유럽의 안보 구조 역시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후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추가 침공을 당하지 않도록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유럽 쪽 입장을 윗코프 특사가 전달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나도 기본적으로 이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협상은 이르면 다음달 시작될 수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 기자들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3자 협상이 다음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이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22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관련 상황에 대해 (외교로) 합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준비가 돼있다. 러시아는 언제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영토 등 쟁。은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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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조건’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회담 목표는 일시적 휴전이 아니라 최종적인 형태의 평화협정이 체결된 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있다”고 했다. 협상 도중에도 교전은 계속 하겠다는 뜻이 담긴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은 첨예한 쟁.인 돈바스 영유권을 두고는 “나의 입장은 그곳이 그들 영토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라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루한스크주 대부분과 도네츠크주 영토 약 80%를 。령한 상태다. ‘우크라이나가 나머지 도네츠크주 영토를 포기해야만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게 푸틴 대통령의 반복된 주장이다.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영유권은 양보할 수 없는 ‘레드 라인’이라고 맞선다. 수년간 요새 벨트를 구축해둔 요충지를 싸우지도 않고 내어줄 수 없는 데다, 이곳을 양보하면 수도 키이우까지 평지가 펼쳐져 러시아의 추가 침공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의 전선에서 전투를 동결하고 국경선 문제를 협상하자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이런 입장을 고수하는 데 불만을 표시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정책보좌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이날 윗코프 특사가 전달한 유럽 쪽 종전 조건의 “새로운 요소들”에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는 데 유용한 내용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쪽이 크게 양보하지 않는 한 단기간에 종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협상으로 ‘시간 끌기’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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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국제 정세를 유리하게 보고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러시아 편’을 드는 。이 호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의 국제시장 공급 확대에 합의한 데 이어, 16일에는 지난달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대러시아 제재법의 핵심 조항의 적용을 유예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재 완화에 반발하자 그에게 ‘대선을 치르라’며 엄포를 놓고, 우크라이나군이 쓰는 미국산 스타링크 위성통신망의 속도를 낮췄다.
러시아는 유럽 쪽 정세를 보면서도 미소를 짓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의 각국 극우 정당이 집권 가능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4월 프랑스 대선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6개월 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끊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르펜은 2014년 러시아 은행에서 정치자금 940만유로(150억원)를 빌리는 등 정치 경력 내내 러시아 유착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도 러시아와 천연가스 교역을 재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공여를 중단한 데 이어 유럽마저 도움을 끊으면 우크라이나가 못 버틴다는 게 러시아의 계산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유럽에서 벌어지는 정치 과정을 보면, 유럽 국민들이 러시아와 싸우기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방공 무기가 부족해진 우크라이나에 올 겨울 러시아의 도심 공습 역시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민간인 피해를 일으키는 발전소 공격은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 상 불법이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매년 겨울 발전·송전 시설을 집중 폭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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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한기에 전기를 끊어 시민들 전의를 끊으려는 포석이다.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에도 탄도미사일 21발·드론 200발 이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해, 최소 2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고 알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러시아 간) 새로운 대화가 한 차례 더 진행된 직후 러시아는 또다시 표적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러시아의 태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트럼프 면 세워주고 경제적 이득”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그럼에도 협상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하는 건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기 위해서라고 본다. 다음달 3일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면을 세워주고, 그 대신 추가 제재 해제 등을 노린다는 얘기다. 전쟁연구소는 22일 보고서에서 “크렘린궁이 협상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태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전쟁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도록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해설했다.
다만 지상 전선의 전황은 최근에도 러시아에 녹록치만 않다. 애초 푸틴 대통령은 올해 안에 도네츠크 전체를 .령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수중에 남은 대도시인 슬로우얀스크·크라마토르스크 쪽으로 병력을 집중시켜왔다. 그러나 두 도시로 다가가기 위한 관문인 코스탼티니우카가 6개월 이상 포위를 버티면서 러시아군 진격이 더뎌진다.
러시아군은 22일에도 이곳 남쪽에서 공세를 시도했지만 저지당하고, 오히려 도시 남쪽의 러시아군 일부를 밀어냈다고 전쟁연구소는 전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초부터 이달까지 러시아군의 하루 평균 진격 면적이 0.25㎢에 그친다고 본다. 이 속도로 도네츠크 전체를 .령하려면 58년이 걸린다.
. 이 기관은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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