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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십정2구역에 5천678가구의 더샵부평센트럴시티가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은 개선됐지만, 떠난 주민의 재정착과 마을의 기억을 이어가는 과제는 남아 있다. 사업 초기부터 권리자협의회와 입주예정자협의회를 이끌며 지켜본 과정에는 새집에 대한 기대와 비용 부담, 이웃과 헤어지는 아쉬움이 함께했다.
옛 열우물마을에서는 겨울에도 보성슈퍼 지하에서 따뜻한 지하수가 솟아 주민들이 배추를 절이고 설거지를 했다. 단오에는 우물가에서 쑥떡을 나눴고 제삿날이면 골목에 부침개 냄새가 퍼졌다. 고향이 달랐던 주민들은 물과 음식을 나누며 이웃으로 정착했다.
18년간 지연됐던 주거환경개선사업은 2015년 뉴스테이 연계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본격화했다. 용적률을 500%까지 높이고 늘어난 3천578가구를 계획 단계에서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원주민과 같은 가격으로 매각하기로 하는 구조였다. 주민의 기존 자산을 평가해 새 아파트와 분담금을 정하는 관리처분 방식도 도입됐다.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와 달리 주민이 사업비 증가에 따른 부담까지 지는 구조는 갈등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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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을 종전자산 평가액 통지서를 받은 한 이웃의 아내는 10년 전 집을 산 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확인하고 저녁상 앞에서 울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매각가와 비례율 100%를 먼저 정한 뒤 감정평가액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구시장 공터에서 감정평가의 의미와 절차를 설명하자 '내 재산 지키미'라는 이름으로 600가구가 모였다. 주민들의 대응으로 200억 원을 되찾았고,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취득세 부담도 140억 원 줄였다. 반면 계약에서 이탈한 임대사업자의 위약금 120억 원은 사업비에 반영됐다. 최종 정산을 위해 주민 3분의 2 이상이 요구한 총회도 법적 제약으로 열리지 못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새 아파트의 재정착률은 63%에 이르렀지만, 이 숫자에는 입주를 기다리다 돌아오지 못한 이웃들의 사정도 담겨 있다. 2021년 여름 조송일 어르신은 "내가 들어갈 아파트를 보고 싶다"며 공사장을 둘러본 뒤 동행한 나에게 갈비탕을 사줬다. 그러나 며칠 뒤 세상을 떠나 끝내 입주하지 못했다. 셋방에 살다가 떠난 이웃들의 삶도 개발의 기록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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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이 사업시행자이면서 임대주택을 사들이는 펀드에 610억 원을 출자한 투자자로 참여한 구조도 살펴볼 대목이다. 8년 임대 후 주택을 매각하면 집값 상승에 따른 이익은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2017년 예상 이익은 1천241억 원이었으며, 이후에는 8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실제 이익 규모는 향후 매각과 정산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한다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의 뜻처럼, 주민의 땅을 바탕으로 진행한 사업의 성과를 지역에 돌려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2030년 무렵 펀드가 청산될 때 당초 계획을 웃도는 이익이 발생한다면 열 개의 우물과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전을 기억할 동네 역사관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공공이 주민의 자산을 바탕으로 관리처분 사업을 추진한다면 주민에게도 조합에 준하는 참여·의결 권한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주택을 파는 시행자와 사들이는 투자자의 역할을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새집을 공급한 이후에도 주민이 정착하고 마을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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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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