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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22 08:29 조회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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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보았을 그림이 있다. 두 손으로 귀를 막은 채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사람, 핏빛으로 물든 하늘, 물결치듯 뒤틀린 풍경.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절규>다.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도 <절규>는 안다. 그래서인지 뭉크라는 이름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불안과 공포, 고독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 실제로 뭉크의 그림에는 밝고 평온한 세상보다는 죽음과 질병, 사랑과 질투, 불안과 고독이 자주 등장한다. 그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뭉크가 다섯 살 때 어머니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본 사람은 이모인 카렌이었다. 그러나 불행은 계속됐다. 뭉크가 열세 살 때 그가 아끼던 누나 소피마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소피의 나이는 열다섯 살이었다. 뭉크 자신도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겨울이면 오랫동안 학교에 가지 못할 정도였다. 아버지 크리스티안은 신앙심이 매우 깊은 사람이었다. 엄격한 신앙 분위기 속에서 자란 뭉크에게 죽음과 질병, 죄의식과 공포는 어린 시절부터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이었다. 사랑도 그를 편안하게 해주지는 못했다. 여러 여성과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집착과 질투, 갈등을 경험했고, 이런 감정 역시 그의 작품에 반복해서 등장한다. 결국 뭉크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이런 뭉크의 작품 가운데 필자의 눈을 유독 끄는 그림이 하나 있다. 1906년에 그린 <와인병과 자화상(Self-Portrait with a Bottle of Wine)>이다. 그림 속 뭉크는 식당 테이블 앞에 혼자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는 접시와 잔, 그리고 와인 한 병이 놓여 있다. 그런데 와인을 앞에 둔 사람의 모습치고는 도무지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어깨는 축 처졌고 두 손은 힘없이 모여 있다. 얼굴에도 생기가 없다. 뭉크의 머리 주변에는 강렬한 붉은색이 번지고 있고, 뒤쪽에는 두 명의 웨이터가 서로 등을 돌린 채 서 있다. 길게 뻗은 테이블과 바닥의 선들은 뭉크를 향해 모여들면서 그를 화면 한가운데 가둬놓은 듯하다. 술은 원래 사람을 모이게 한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술잔을 부딪치고, 사랑하는 사람과 식탁에 둘러앉아 와인을 나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술을 함께 마실 사람이 없다. 와인 한 병이 온전히 한 사람의 몫이다. 그런데 필자의 관심은 그림 속 와인병에 머물렀다 황금성릴게임 . 저 병에는 도대체 어떤 와인이 들어 있었을까? 그리고 한 가지 궁금증이 더 생겼다. 뭉크는 어떤 와인을 좋아했을까? 뭉크가 술을 즐겼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1900년대에 들어 그의 음주는 상당히 심해졌고 불안과 신경쇠약도 악화됐다. <와인병과 자화상>이 그려진 1906년은 바로 그런 시기였다. 결국 그는 1908년 코펜하겐의 신경 클리닉에 스스로 입원해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정작 뭉크가 어떤 와인을 즐겨 마셨는지, 특별히 좋아했던 와인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록을 찾기 어렵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뭉크가 세상을 떠난 지 거의 반세기가 지난 뒤, 그의 이름을 단 와인이 실제로 등장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와인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전통적인 와인 생산국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이다. 바로 뭉크의 고향 노르웨이다. 1992년 노르웨이 호르텐 지역에서 스베인 에릭 한센이라는 사람이 0.5헥타르의 땅에 2,000그루의 포도나무를 심었다. 포도밭의 위치는 무려 북위 59도45분. 당시 기네스가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포도밭으로 기록한 곳이다. 그리고 이 포도밭에 꽤 근사한 이름을 붙였다. L'Esprit d'Edvard Munch. 프랑스어로 ‘에드바르 뭉크의 정신’이라는 뜻이다. 뭉크와 이 지역은 인연이 깊다. 인근의 작은 해안 마을 아스가르드스트란드는 뭉크가 젊은 시절부터 자주 머물며 작업했던 곳이다. 그는 1898년 이곳에 작은 집을 샀고 여름이면 찾아와 많은 작품을 그렸다. 뭉크에게 아스가르드스트란드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그의 작품 세계를 만든 중요한 장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니 그 인근에서 생산한 와인에 뭉크의 이름을 붙인 것도 전혀 엉뚱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포도밭의 이름보다 이곳에 심은 포도 품종이었다.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누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프랑스 부르고뉴다. 로마네 콩티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가운데 상당수가 이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피노 누아는 재배하기 까다롭기로도 유명하다. 껍질이 얇고 기후에 민감하며, 포도가 자라는 환경의 작은 차이에도 와인의 성격이 달라진다 카카야마토게임장 . 그래서 와인 애호가들은 피노 누아를 이야기할 때 포도 자체뿐 아니라 그 포도가 자란 땅과 기후를 함께 이야기한다. 그런 예민한 품종을 북위 59도45분의 노르웨이에 심은 것이다. 첫 와인은 1995년에 만들어졌고 이후 매년 다른 뭉크의 작품을 라벨에 사용해 소량 생산했다. 생각해 보면 묘하게 뭉크와 어울리는 선택이다. 피노 누아는 대개 짙은 색과 묵직한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와인이 아니다. 오히려 섬세한 향과 산미, 미묘한 차이에서 매력을 찾는다. 좋은 피노 누아 한 잔을 천천히 마시다 보면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향과 맛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뭉크의 그림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사람과 풍경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사람이 느끼는 불안과 욕망, 질투와 고독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색과 선으로 드러내려 했다. 그런 。에서 훗날 만들어진 ‘뭉크의 와인’이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가 아니라 피노 누아였다는 사실이 필자에게는 흥미롭게 느껴진다. 물론 뭉크 자신은 이 와인을 마셔보지 못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은 1944년이고, 이 포도밭에 피노 누아가 심어진 것은 1992년이다. 거의 반세기의 시간 차이가 있다. 만약 뭉크가 살아서 자신의 이름이 붙은 피노 누아 한 병을 받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와인을 한 잔 따라 향을 맡아봤을까. 아니면 자신의 그림이 붙은 병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봤을까. 그 모습을 상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시 1906년의 <와인병과 자화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림 속 와인병에는 과연 어떤 와인이 들어 있었을까. 프랑스 와인이었을 수도 있고 독일이나 다른 유럽 지역의 와인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기록이 없는 이상 더 이상의 추측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흥미로운 것은 뭉크가 자신의 자화상에 와인병 한 병을 함께 그려 넣었다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와인은 흔히 기쁨의 술이다.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샴페인을 터뜨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와인을 나눈다. 하지만 술이 항상 기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술은 외로움을 달래는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을 잠시 잊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1906년의 뭉크에게 테이블 위의 와인병은 아마 그런 존재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뭉크의 인생 전체가 불행했던 것은 아니다. 모바일파칭코게임 1908년 치료를 받은 뒤 그의 삶에는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화가로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1916년에는 오슬로 외곽 에켈리의 넓은 부지를 사들여 그곳을 집이자 작업실로 삼았다. 정원과 나무, 계절이 바뀌는 풍경과 자신의 늙어가는 모습을 그리며 생의 마지막까지 작업했다. 평생 죽음과 불안을 그린 화가는 역설적이게도 여든 살까지 살았다. 그리고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방대한 작품을 오슬로시에 남겼다. 오늘날 뭉크미술관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뭉크 컬렉션을 갖게 된 바탕이다. 이쯤에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절규>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 그림 속 인물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으니 대부분의 사람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뭉크가 남긴 기록을 보면 조금 다르다. 1892년 어느 날, 뭉크는 두 친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해가 지면서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지만 뭉크는 갑자기 불안에 휩싸여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는 자연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고 기록했다. 그러고 보면 그림 속 사람의 모습도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그 사람이 절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 반대인지도 모른다. 자연이, 혹은 세상이 내지르는 절규를 견디지 못해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는 사람. 그리고 십여 년 뒤 뭉크는 또 한 .의 자화상을 남겼다. 이번에는 귀를 막는 대신 와인 한 병을 앞에 두고 혼자 앉아 있다. 그 병에 어떤 와인이 들어 있었는지는 끝내 알 수 없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세월이 흐른 뒤 뭉크가 사랑했던 노르웨이의 바닷가 근처에서 그의 이름을 딴 와인이 만들어졌다. 그것도 까다롭고 예민하기로 유명한 피노 누아로 말이다. 뭉크가 실제로 마신 와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뭉크라는 이름을 단 와인은 남았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우리는 으레 화면 한가운데 있는 사람부터 바라본다. 하지만 가끔은 화면 한쪽에 놓인 작은 물건 하나가 전혀 다른 이야기의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필자에게 <와인병과 자화상>의 와인병이 그랬다. 도대체 뭉크는 어떤 와인을 마셨을까. 그 사소한 궁금증을 따라가다 보니, 노르웨이의 한 포도밭에서 자라는 피노 누아 한 그루까지 만나게 되었다. 언젠가 그 피노 누아를 한 병 구할 수 있다면, <와인병과 자화상> 앞에 앉아 뭉크와 한잔 나누고 싶다. 신종근 미술·주류 칼럼니스트 는 사실인지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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