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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루=정예린 기자] 러시아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저장장치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품의 병행수입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미국의 대러시아 수출통제와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양사의 직접적인 러시아 공급 재개나 판매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러시아 포브스에 따르면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 인공지능(AI) 소위원회 산하 'AI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실무그룹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품의 병행수입 재허용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실무그룹은 컴퓨팅 장비 수입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해 러시아 산업통상부의 기존 명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 대상은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사용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장치다. 실무그룹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부족과 AI 장비 가격 상승에 대응해 해외 제품의 수입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칩은 별도 통관 품목으로 분류된다.
규제 완화 논의의 배경에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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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러시아의 자체 수입 제한까지 겹치면서 현지 기업들의 부품 조달 비용이 늘고 납품 기간도 길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올해 기업용 SSD 수요는 저장 용량 기준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제조사들의 추가 생산 물량 대부분도 이미 주요 고객사에 배정됐다. 올해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15%, 낸드플래시는 15~2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무인기 공격도 부품 조달 부담을 키웠다. 최근 약 2주 동안 러시아 인터넷 기업 '얀덱스(Yandex)'의 데이터센터 3곳과 스베르방크(Sberbank), VK의 데이터센터 각 1곳이 공격받았다. 현지 IT 업계가 피해 시설 복구와 예비 설비 확보에 나서면서 메모리·저장장치의 안정적인 공급이 더욱 시급해졌다.
병행수입이 재허용되더라도 러시아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이 주요 고객사에 생산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있어 제3국 유통업체를 통한 추가 조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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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러시아 수출통제도 제품 확보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HP, 킹스턴 등 20여 개 해외 브랜드의 일부 서버·저장장치를 병행수입 허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작년 9월 제정한 명령에 따른 조치로, 자국 전자산업을 보호하고 러시아산 제품 수요를 늘리기 위해 시행됐다.
당시 산업통상부는 현지 제조업체들이 해외 제품을 대체할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춰 수입 제한에 따른 공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그러나 러시아산 서버와 저장장치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규제가 오히려 조달 비용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현지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SK하이닉스도 현재 러시아에 공식적으로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부터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등을 적용해 미국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의 러시아 수출과 재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제3국을 경유하더라도 미국 수출관리규정(EAR)의 적용을 받는 제품은 관련 통제를 따라야 한다. 러시아의 병행수입 재허용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의 수출통제는 별도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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