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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7 09:36 조회 7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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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칠보공예가 김인자의 개인전 '스며드는 색, 머무는 빛' 개막 행사에 50명 가까운 관람객이 몰렸다. 작가의 초대를 받아 방문한 사람부터 평소 공예에 관심을 가졌던 관람객, 인사동을 구경하다 우연히 들어온 시민까지 전시장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이 많아 궁금한 마음에 들어왔다는 방문객과 인사동 관광 도중 전시를 발견한 외국인도 있었다.
관람객의 눈길을 끈 것은 다양한 빛깔의 칠보 작품이었다. 붉은색과 푸른색, 녹색이 겹쳐진 작품부터 파스텔색의 반투명한 입체 조형물까지 서로 다른 형태의 작품이 전시됐다. 금속 장신구처럼 보이는 작품도 있었지만, 유리 조각이나 도자기를 연상시키는 오브제도 눈에 띄었다. 모두 칠보라는 공예기법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들이다.
현장에서는 어린이 관람객도 만날 수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방문한 박군(8세)은 화려한 색채의 작품을 연달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감상을 묻자 박군은 "반짝반짝하고 나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공예에 평소 관심이 있다는 김씨(27세)도 이날 전시장을 찾았다. 김씨는 "칠보라고 하면 평면을 먼저 떠올렸는데 이렇게 투명하고 입체적인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전통공예가 오래된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인 예술로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람객에게도 칠보 작품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인사동을 관광하다 전시장을 찾았다는 미국인 관광객 윌슨 씨(35세)는 "한국의 전통 공예가 매우 아름답다"고 말했다. 특히 금속 밑판 없이 칠보 자체로 입체적인 형태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을 듣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금속 틀 벗어난 칠보···유리질의 색채가 조형물로
칠보(七寶)는 금속 등의 바탕에 유리질 유약을 입힌 뒤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 색과 문양을 표현하는 전통공예다. 유약의 종류와 소성 온도, 재료의 특성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금속 장식품부터 장신구, 조형 작품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김인자 작가는 이러한 전통 칠보의 제작기법을 입체 조형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해 왔다. 금속판 위에 유약을 입히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금속 밑판과 테두리 없이 칠보 자체로 형태를 구현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금속 바탕이 사라진 자리로 빛이 투과하면서 유리질 유약의 색채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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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전시 도록을 보면 작품들은 '푸른 빛', '녹색 빛', '붉은 빛', '다양한 빛' 등 색채별로 소개하고 '색을 담다', '표면, 질감', '색을 담은 器', '장신구' 등의 주제로도 구분하고 있다. 김 작가가 오랜 기간 탐구해 온 색채와 형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2026년 제작한 '색을 담다' 시리즈다. 가로·세로·높이 각각 15㎝인 작품으로, 얇은 칠보판 네 면을 연결해 안쪽이 비어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연한 하늘색과 분홍색, 녹색 등이 반투명한 표면에 번져 있고, 판과 판 사이에는 가느다란 실이 연결돼 있다. 단단한 유리질의 칠보와 유연한 실을 결합했다는 .에서 일반적인 칠보 장신구와 차이를 보인다.
작품을 자세히 보면 칠보판 표면의 색채가 고르게 칠해져 있지 않다. 물감이 스며든 듯한 색의 흔적과 미세한 입자들이 겹쳐져 있고,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색감이 드러난다. 단순한 상자 형태이지만 면과 면 사이의 연결, 내부의 빈 공간, 빛의 투과까지 감상 요소로 활용했다.
김 작가는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차가운 유리질의 칠보와 유연한 실은 상반된 물성을 지니지만 묶어 연결하면 평면 칠보에서 입체적 구조로 세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속 밑판이 없기 때문에 빛이 투과한다"며 "빛과 색으로 스며들게 한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실은 각각의 칠보판을 연결하는 동시에 작품에 조형적 대비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겹겹이 쌓인 색, 꽃처럼 피어난 그릇
'색을 담은 器'를 주제로 소개된 작품에서도 칠보의 입체적인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은 2025~2026년 제작한 '중첩' 시리즈다. 직경 20~25㎝ 안팎의 접시 형태로, 여러 색의 칠보가 겹치면서 꽃잎처럼 굴곡진 가장자리를 형성한다.
작품에 사용된 색채도 다양하다. 흰색 바탕에 분홍색과 붉은색이 。。이 겹쳐진 작품이 있는가 하면 푸른색과 녹색이 가장자리로 번져 나가는 작품도 있다. 표면은 매끄럽게 정돈된 그릇과 달리 울퉁불퉁한 굴곡을 지니고 있어 보는 각도에 따라 형태가 달라 보인다. 얇은 유리질의 형태와 색채 자체가 감상의 대상이 된다.
같은 주제 아래 전시된 2012~2013년의 '선물' 시리즈와 비교하면 작업 방식의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온라인릴게임야마토
. 과거 작품은 은과 칠보를 함께 사용해 꽃을 연상시키는 입체적인 형태를 만들었다. 반면 최근 '중첩' 시리즈는 칠보 자체를 주요 재료로 사용해 형태를 구현했다. 금속과 유약을 결합해 장식적인 형태를 만들던 작업에서 칠보라는 재료 자체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김 작가는 "예전에는 어떤 형태를 만들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이 재료가 나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 "반드시 무엇인가를 담아야만 그릇인 것은 아니다"라며 "형태 자체가 감상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비어 있는 공간 자체가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푸른 심해부터 꽃이 핀 대지까지···색과 질감의 변화
색채 실험은 평면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2024년 제작한 '심해'는 짙은 푸른색 계열의 바탕 위에 밝은 색의 형태들이 겹쳐진 작품이다. 푸른색의 농도와 표면의 불규칙한 질감이 어우러지면서 깊은 바닷속을 연상시킨다. 금속과 유약이 결합한 표면에 여러 색이 나타난다는 。에서 단순한 평면 회화와는 다른 질감을 보여준다.
2026년 제작한 '생명의 땅_봄'과 '생명의 땅_여름' 시리즈는 계절의 변화를 색채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푸른색과 녹색을 바탕으로 밝은 꽃과 식물을 연상시키는 형상이 나타나고, 일부 작품에서는 붉은색과 분홍색 계열이 더해진다. 표면의 색과 질감이 서로 겹치면서 자연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도록에 수록된 작품은 같은 계열의 색이라도 발색과 형태가 일정하지 않다는 .을 보여준다. 푸른빛의 작품에는 옅은 하늘색부터 진한 청색까지 다양한 농도가 나타나고, 붉은빛의 작품에는 구멍이 뚫린 듯한 불규칙한 구조도 등장한다. 얇은 유리질 표면이 빛을 통과시키면서 나타나는 변화가 색채 실험의 중요한 요소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 작가의 초기 작업을 대표하는 장신구도 함께 만날 수 있다. 2008년 제작한 목걸이 '비상'을 비롯해 2010년 '사랑의 완성', 2021년 '내 삶의 실타래', 2023년 '오색의 심포니' 등이 도록에 수록됐다. 은과 칠보, 진주, 루비, 사파이어 등 다양한 재료가 결합한 작품들로, 장신구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김 작가의 작업 이력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오색의 심포니'는 김 작가가 작업의 전환.으로 꼽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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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색상의 반투명한 칠보 조각을 이어 만든 목걸이로, 도록에는 길이 111㎝의 작품으로 소개돼 있다. 김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평면 칠보를 입체 조형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최근 작품에서는 장신구의 기능보다 빛과 색, 공간의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됐다.
"작품에 담긴 고민 보여주고 싶었다"···26일까지 무료 관람
김인자 작가는 1990년 문화센터에서 취미로 칠보를 배우기 시작해 독자적인 제작기법을 연구해 온 공예가다. 일본 도쿄예술대학교 칠보과정을 수료했으며 2013년 미국 사울 벨 디자인 어워드 에나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재 김인자 칠보연구소 대표와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뿐 아니라 새로운 실험을 했거나 작업의 방향이 바뀌는 계기가 됐던 작품도 함께 소개했다. 관람객에게 완성된 결과뿐 아니라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변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장신구에서 입체 조형물로 확장해 온 작업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는 개인전 개최에 대해 "단순히 '잘 만든 작품'을 모으기보다는 제가 어떤 고민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정했다"라며 "그 끝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작품들이 관람자 분들께 영혼의 울림으로 기억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스며드는 색, 머무는 빛'은 오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에서 열린다. 관람은 무료이며 전시 작품 가운데 액자에 담겨 있는 일부 작품은 구매를 꼭 희망하는 관람객에 한해 구입할 수 있다.
☞ 칠보(七寶)·유약 = 칠보는 금속 등의 바탕에 유리질 유약을 입혀 고온에서 구워 색과 문양을 표현하는 공예기법이다. 유약은 가열하면 녹아 유리질로 굳는 재료로, 성분과 소성 조건에 따라 다양한 색채와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
☞ 소성(燒成)·성태칠보(省胎七寶) = 소성은 유약을 입힌 재료를 가마에서 고온으로 구워 유리질로 융착시키는 과정이다. 성태칠보는 제작 과정에서 금속 바탕을 제거해 빛이 투과하는 칠보를 만드는 기법이다. 김인자 작가는 금속 밑판뿐 아니라 테두리도 제거하는 독자적인 제작기법을 연구해 왔다.
☞ 오브제(Objet) = 프랑스어로 '물체' 또는 '사물'을 뜻하며, 미술에서는 사물이나 재료 자체를 예술적 표현의 대상으로 삼은 작품을 가리킨다. 공예에서는 실용적인 기능보다 형태와 재료, 공간과의 관계 등 조형적 특성을 강조한 작품을 설명할 때 사용한다.
품을 만들면서 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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