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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05 20:42 조회 8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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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시즌이 돌아오니, 작년 겪은 일이 새삼 떠오른다. 인터뷰에 실패한 하나의 기억이다. 노벨상 수상자로 헝가리의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호명되던 작년 10월 그때, 노트북 옆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소설 '사탄탱고'가 놓여 있었다. 매년 노벨상 발표 날이면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들고 출근했다. 열 번도 넘게 읽은 삶의 바이블, 밑줄 때문에 몇몇 장은 찢겨 훼손돼 있는 책. '최애' 작가의 이름이 호명된 이튿날, 그와의 인터뷰를 재시도하기로 다짐했다. 한 출판인으로부터 크러스너호르커이와 대학원 기숙사에서 동고동락했다는 한국 학자를 소개받았고, 크러스너호르커이에게 편지와 질의서를 직송했다. 그러나 이메일 수신확인란은 줄곧 '읽지 않음'으로 표시된 채였다. 며칠 시간을 허비한 뒤의 조바심과 여기서 멈출 순 없다는 오기까지 발동했다. 이후 헝가리 출판사의 크러스너호르커이 담당 편집자,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유럽 판권 에이전시 RCW 대표, 안데르스 올손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장, 이름을 밝히기 곤란한 문인에게 도움을 청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가 모든 인터뷰를 단호히 거절 중이기에 어렵다"는 짧은 답변이 대부분이었지만 올손 위원장은 달랐다. 2년 전 그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가 있어 찰나의 연은 있으나, 이제는 기억에 없을 한국 기자 요청에도 그는 따뜻하게 답했다 바다이야기릴게임 . 삶의 어느 순간이든 실패의 기억조차도 결국 자산이 된다고 믿어 왔다. 실패는 출구가 아니라 입구일 수 있어서다. 그런 .에서 결국 성사되지 못한 크러스너호르커이 인터뷰는 내게 실패의 기억만은 아니다. 상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상을 주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책을 쓸까, 그들은 무엇을 문학이라고 믿고 있을까란 질문이 내게 남겨져서였다. 그러다가 스웨덴 한림원 웹사이트에서 올손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책의 한 챕터가 통째로 무료 공개돼 있었다. 스웨덴어인지라 할 수 없이 인공지능(AI) 번역기로 찬찬히 읽어보니, 올손은 고전의 조건을 재정의하고 있었다. 그가 이 글에서 붙드는 키워드는 재독(re-reading)이다. 한 권의 책이 시대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으로 읽힐 때 고전은 재독을 거쳐 고전 반열에 오른다는 것. 재독은, 책을 그저 다시 펼치는 행위가 아니다. 작품의 재독은 그 책을 처음 읽던 '나'를 다시 만나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최초의 독서와 재독 사이에서, 결국 그 책을 처음 읽던 시절의 '나' 자신과의 재회를 고전은 허락한다. 그는 쓴다. "고전은 언제나 우리를 향해 그리고 우리 위로 뻗어 있다 릴나라주소 . 고전은 역사 속에서 이전에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미래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근본적인 종류의 경험으로 우리를 부른다. 그것은 '모든 시대에 동시대적인 것'이 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사탄탱고'를 다시 생각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평생 단 한 권의 책만을 쓰겠다고 생각했다"고 옛 인터뷰에서 말했는데(파리 리뷰), '사탄탱고'는 그의 4부작 중 첫 번째 책으로 '저항의 멜랑콜리' 'War and War'(한국어 미번역)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순이며, 외형은 조금씩 변형되나 사실 같은 질문을 담았다. 이 네 권의 책은 서로 연결되기에, 다음 책을 읽으며 이전 책을 들여다보게 하는 여정을 독자에게 선물해준다. 올손 식으로 말하면 계속 처음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책들이랄까.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사탄탱고'를 읽을 때마다 똑같은 독서는 한 번도 없었다. 고전은 오래 살아남은 책이 아니라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책인 것이다. 올해 노벨상은 누가 받을까. 이제 질문을 좀 다르게 바꿔보고 싶다. '누가 지금 가장 빛나는가'가 아니라 '누구의 책이 우리를 첫 페이지로 영원히 되돌아가게 하는가'로. 노벨상의 선택은 아마도 거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가장 높은 곳'이 아닌 '가장 깊은 곳'을 발견하는 일. 이전 책을 들여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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