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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위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90세 이상 장수하면 유전적 영향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을까. 90세 이상 445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유전적 위험 요인인 APOE ε4를 가진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계획·판단 같은 집행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APOE ε2 보유자는 들은 내용을 기억하는 능력이 더 천천히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다. 유전자형에 따라 초고령기에 나타나는 인지기능 변화가 다를 수 있다는 결과다.
◆ 美 90세 이상 445명, 유전자형 확인 후 인지기능 평가
이번 연구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UC Davis) 힐러리 콜베스(Hilary L. Colbeth) 박사와 레이철 휘트머(Rachel A. Whitmer) 교수 연구팀이 진행했다. 카이저 퍼머넌트 북부 캘리포니아 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UC Irvine), 보스턴대 연구진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라이프애프터90(LifeAfter90)' 코호트 자료를 활용했다. 라이프애프터90은 2018년부터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거주하는 카이저 퍼머넌트 회원 가운데 90세 이상 노인을 추적해 온 연구다.
APOE는 혈액 속에서 콜레스테롤 등 지방을 운반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다. 주요 형태는 ε2, ε3, ε4 세 가지로, 부모에게서 하나씩 물려받는다.
이 가운데 ε4는 노년기에 발병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ε4를 한 개 가진 사람은 전체 인구의 15~25%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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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를 가지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반대로 비교적 드문 ε2는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ε3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특별히 높이거나 낮추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침에서 DNA를 추출해 유전자형을 확인했다. 평균 나이는 93세로, 범위는 90~104세였다. 여성이 59%를 차지했다. 백인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흑인과 아시아계,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이 고르게 포함됐다.
인지기능은 6개월마다 최대 11차례 평가했다. 검사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시행할 수 있는 신경심리 평가 도구(SENAS)를 사용했다. 측정 영역은 집행기능, 의미기억, 언어 일화기억이었다.
◆ 평균 3.9년 추적...ε4 보유자, 집행기능 더 빠르게 저하
초고령층을 장기간 추적 관찰하는 연구는 참가자가 도중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평균 3.9년의 추적 기간에 전체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인 54%가 사망했다.
인지기능이 빠르게 저하되는 사람이 먼저 사망한다면, 살아남은 사람만 분석했을 때 인지 저하 속도가 실제보다 느리게 보일 수 있다. 통계 분석에서는 사망처럼 연구자가 관찰하려는 변화를 가로막는 사건을 '경쟁 위험'으로 다룬다. 연구팀은 인지기능 변화와 사망 위험을 함께 분석하는 결합 모델을 적용하고, 나이와 성별의 영향도 보정했다.
분석 결과, ε4 보유자는 비보유자보다 집행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됐다. 반면 언어 일화기억과 의미기억은 두 집단이 비슷한 속도로 감소했다. 사망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반 분석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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ε4는 주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과 관련해 연구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유전자형이 90세 이후에도 집행기능의 빠른 저하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래 살았다고 해서 ε4와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 ε2 보유자, 언어 일화기억 감소 완만...사망위험은 비슷
ε2 보유자는 집행기능과 의미기억의 변화 속도에서 비보유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언어 일화기억은 감소 속도가 더 느렸다. ε2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춘다는 기존 연구와 같은 방향의 결과다. ε4 보유자와 ε2 보유자 모두 비보유자와 평균 사망 위험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분석은 관찰 연구로 유전자형이 인지기능 저하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 ε4를 갖고도 90세까지 생존한 사람은 다른 보호 요인을 지녔을 가능성도 있다. ε4 보유자가 전체의 20%로 많지 않았고, 한 지역의 의료기관 회원을 대상으로 했다는 .도 한계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사망이라는 경쟁 위험을 고려한 뒤에도 ε4가 집행기능 저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예외적으로 장수한 사람들에게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신경학회(AAN) 공식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Colbeth HL, Posis AIB, Rizvi BM, et al. Role of APOE ɛ4 and ɛ2 With Longitudinal Cognitive Decline Among Those With Exceptional Longevity: The LifeAfter90 Study. Neurology. 2026
5%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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