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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는 다가올 공연에서 부를 슈만의 가곡을 들여다보면 아이러니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아니스트 사스키아 지오지니와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서울국제음악제 무대에 선다. 이들은 베토벤의 '멀리 있는 연인에게'와 슈만의 '리더크라이스'(작품번호 24번), '시인의 사랑' 등 연가곡을 들려준다.
이들에게 슈만은 특별한 작곡가다. 이번 공연에서 슈만의 연가곡 두 곡을 잇따라 부를 뿐 아니라 함께 낸 세 장의 앨범 중 지난해 발매한 '트와일라잇'(Twilight)에도 슈만의 가곡을 담았다.
지오지니는 "슈만의 음악에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내면적 의미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표면적으로는 어떤 한 가지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깊고 감정적인 무언가를 가리키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음악은 그렇지 않은데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듯한 정서가 느껴지거나 어두운 분위기가 깔릴 때가 있어요. 우리가 낸 앨범 제목인 '황혼'도 낮과 밤이 교차하는 모호한 시간이란 의미를 담았죠."(지오지니)
보스트리지는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시인의 사랑'에 대해 "기억과 과거의 열정에서 출발해 사랑의 좌절로 나아가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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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러 주인공은 그동안 겪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관 속에 넣어 바다에 던져 버리는 장면을 상상하죠. 조용한 음악에서 나오는 공격적인 이미지와 주인공이 '원한은 없다'며 부르는 노래의 아이러니가 인상적이에요."(보스트리지)
앨범을 세 번이나 녹음한 만큼 두 연주자는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사이다.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리허설에서도 함께 악보를 보며 음악에 관해 나누는 대화가 한창이었다.
보스트리지는 "지오지니는 직접적이고 전달력이 강한 접근을 선호하는데, 나는 조금 더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편"이라면서도 "오랫동안 함께 연주해 온 사이이고 신뢰감이 강해서 같이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오지니는 "주로 보스트리지의 의견에 반대하지만, 협상 과정을 거친다"고 웃음 지으며 "음악적 내용부터 각자의 의견을 어떻게 표현할지까지 서로 터놓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보스트리지의 경우 "작품을 둘러싼 세계를 공부하며 공연을 준비한다"고 했다. 그는 "음악과 관련한 그림을 보거나 작곡가가 살던 시대의 문화를 공부하기도 하고, 당대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어땠는지 알아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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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으로 '노래하는 인문학자'라 불리며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사 논문을 마친 뒤 런던의 텔레비전 회사에서 일하며 간간이 성악 콩쿠르에 참가했고, 이후 옥스퍼드로 돌아와 연구를 하고 책을 쓰면서 。차 전업 가수의 길로 옮겨 갔다. '주술과 마녀에 대한 믿음'을 주제로 인간의 이성에 대한 독특한 논문을 쓰기도 했다.
그는 과거 내한 공연에서는 "역사를 공부한 덕에 작품을 악보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대와 문화 속에서 탄생했는지 함께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보스트리지는 "역사적 지식과 공부가 공연에 영감을 준다"면서도 "무대에 오른 순간에는 지식보다는 상상력을 활용해 음악적 아이디어를 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음악을 통해 과거와 관계를 맺고 새로운 감정과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클래식 음악의 의미를 짚으며 "사실 여러 시대의 음악은 서로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오지니는 "개인적으로 음악이 엄격한 규칙에서 벗어나 거친 감정을 표현하는 데까지 나아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을 흥미로워한다"며 "오늘날의 클래식은 더 자유롭고 더 많은 음악과 언어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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