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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파도가 바다 수면을 일그러트리면 이런 모습일까. 울퉁불퉁한 금속 표면에 하늘이 일렁이고 풀밭이 넘실거린다. 3.6m 높이에 가로로 길게 펼쳐져 외부 풍경을 비추는 이 건물의 벽, 어딘가 본 듯하다 했더니 전통 한식당에서 정갈하게 차린 상에 놓인 방짜유기를 닮았다. 한 땀 한 땀 망치로 내리쳐 정성스럽게 새긴 무늬가 빛을 굴절시키며 특유의 아름다운 빛깔을 낸다. 외벽에 기다란 '방짜유기'를 두른 이곳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금천구 금천구청역 인근 금나래중앙공원에 올해 들어선 건축물로, 지난달 제44회 서울특별시 건축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서울시는 매년 시내 건축물을 선정해 건축상을 수여한다. 올해도 대상 1。, 최우수상 2., 우수상 4。, 신진건축상 3.을 선정했다. 이 중 시민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공 건축물은 상급당 한 。, 총 세 。이다. 서서울미술관, 종로구 아트센터 림(최우수상), 성북구 서울연극창작센터(우수상). 두 곳은 미술관, 한 곳은 공연장이다. 전부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하루 나들이 동선에 넣고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방짜유기 두른 현대미술관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 내려 공원 쪽으로 걷다 보면 서서울미술관이 금세 모습을 드러낸다. 둔각을 품은 'V' 자 형태로 지어진 미술관 건물에서 단박에 시선을 붙잡는 건 역시 지붕 끝단 수벽에 둘린 울퉁불퉁한 외장. 파칭코릴게임 해머드(hammered) 스테인리스 스틸, 금속 패널을 두드려 성형한 것이다. 소재는 다르지만 울퉁불퉁한 질감이 방짜유기를 빼닮았다. 미술관에 갔으니 곧장 건물로 들어가 작품을 봐야겠지 싶지만 서서울미술관은 다르다. 공원 산책로가 건물 내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설계자 김찬중 건축가는 '연도형 미술관'이라 부른다. 지나가는 길이 미술관인 거리를 만들고자 했다는 뜻이겠다. 미술관 앞에 금나래중앙공원이 있으니 수벽은 공원 잔디밭을 담은 벽화가 된다. 화가가 거친 붓질로 나뭇잎이 흔들리는 모습,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그려 넣는 듯하다. 계절이 바뀌면 그림도 바뀌니 사계절 다른 벽화가 펼쳐진다. 처마처럼 보도 쪽으로 돌출돼 있는 수벽 아래로는 통유리 벽이 길게 이어져 있어 전시실 안이 들여다보인다. 미술관의 또 다른 볼거리는 건물 중앙의 삼각 층계다. 하늘을 향해 뚫린 수직 공간 주위로 층계를 둘러 전시 공간 대부분이 있는 지하로 관람객을 인도한다. 건물 한쪽에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이 계단이 사실상 미술관 주 출입구다. 계단 벽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시간이 넉넉하신 분들은 이곳으로 입장할 수도 있습니다”. 공원 산책로와 경쟁하지 않는 여유로운 층계다. 한옥마을에 스며든 예술의 집 온라인릴게임 아트센터 림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뒤편 좁은 골목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박공형 지붕을 얹은 건물 두 동이 좁은 간격으로 나란히 서 있다. 외견이 무척 단순하다. 어린아이에게 집을 그려보라고 하면 그릴 것 같은 모양이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라 할 수도, 다소 밋밋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는' 디자인이라 할 수도 있다.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완공된 아트센터 림의 건축적 지향.이다. 일대는 서울의 대표적 한옥 지구 북촌이다. 문화·상업 시설로 붐비지만 지배적인 텍스처는 한옥이다. 문화재로 철저히 보존된 한옥보다는 시민의 삶이 켜켜이 쌓여 생활감이 느껴지는 한옥. 빛바랜 기와, 낡은 돌담, 좁은 골목이 한 팔레트에 섞여 저채도의 돌빛이 된다. 새 건물이 눈에 띄는 순간 조화가 깨진다. 아트센터 림은 그 돌빛 골목에 녹아들려 한다. 그렇다고 옛 한옥의 모습까지 답습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게으른 접근이다. 그래서 택한 자재가 고벽돌이다. 오래된 벽돌을 재가공해 쌓은 외벽은 세월이 묻은 동네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옛 주택가에 가장 기초적인 집 모양 건물이 들어선 것이 어색하지 않다. 각 동 1층은 카페, 2층은 전시관이다. 전시관마다 특이하게 높이가 낮은 창이 있다. 허리를 굽히는 정도가 아니라 바닥에 납작 엎드려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시선을 낮추면 왜 창이 여기 뚫려 있는지 알게 된다 릴게임바다이야기 . 북촌 한옥이 눈에 들어올 때 창은 그대로 풍경화를 담은 액자가 된다. 대학로의 축소판 연극센터 서울연극창작센터 건물은 지어진 맥락을 알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센터는 연극 메카 대학로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하는 상황에 대처하고자 기획됐다. 대학로가 상업화하고 임대료가 오르면서 영세 극단과 소극장이 하나둘 터전을 잃자,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대학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연극인들의 창작과 공연을 지원할 거.을 마련한 것. 성북구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부근, 세 개의 넓은 도로에 면한 대지에 지상 6층 건물로 조성된 센터는 대학로 유산을 잇는 공간답게 '붉은 벽돌'을 입었다. 김수근이 설계한 경동교회를 시작으로 대학로에 조적 건물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붉은 벽돌은 대학로를 상징하는 건축 자재로 자리 잡았다. 설계의 핵심 콘셉트는 '천 개의 월(wall)'. 센터가 연극인들에게 개방적이되 위압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벽을 분절했다. 벽면을 쪼개고 회색 콘크리트 슬래브를 넣어 돌출시켜 건물의 무게감을 덜어냈다. 멀리서 보면 붉은 벽돌 건물 여러 채가 다닥다닥 모여 있는 것도 같고, 대학로의 붉은 벽돌 풍경이 건물 한 채에 집약된 것도 같다. 건물 2층에는 성북로와 성북로4길을 잇는 보행 갤러리가 뚫려 있다. 경사로에 지어진 건물이라는 특징을 활용해 거의 모든 층에서 건물 출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모두 건물을 보다 개방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장치다. serif" s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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