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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나의 자랑도, 생명도, 노래도 모두 주님의 것이었습니다. 덤으로 주어진 두 번째 삶은 감사와 은혜뿐입니다.”
유럽 최정상의 독일 오페라 무대를 누비다 예고 없이 찾아온 백혈병으로 사선을 넘나든 바리톤 이상민(49)의 고백이다. 투병 중에도 그는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삶을 맡기며 고통의 터널을 지나왔다. 그리고 15년 만에 국립오페라단 초청으로 고국의 무대에 선다. 정금처럼 단단해진 목소리로 다시 관객 앞에 선 그를 최근 경기도 과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씨의 음악적 뿌리는 주일학교 시절 여의도순복음교회 성가대에서 시작됐다. 그는 “어머니는 내가 태중에 있을 때부터 찬양하는 사람이 되길 기도하셨고 3살부터 성가대에서 노래했다”고 회상했다. 처음부터 성악가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성악은 부유한 가정에서나 할 수 있다’는 편견 때문에 중·고교 시절 교사들의 권유도 여러 차례 거절했다. 전환.은 고교 2학년 때 찾아왔다. 합창단 솔로를 맡으며 성악의 매력에 빠진 그는 “성악을 하고 싶다”며 부모를 설득했다.
그는 “넉넉지 않은 형편이라 교회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누나와 형들을 찾아다니며 적은 비용으로 레슨을 받았다”며 “그분들의 도움 덕분에 1997년 연세대 음대 성악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2003년 성악가 강경해씨와 결혼한 그는 아내와 함께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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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스덴 국립음대를 거쳐 2년 만에 현지 오페라극장에 입단했다. 명문 드레스덴 오페라극장에서 동양인 바리톤으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았지만, 184㎝의 건장한 체격은 강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강。이 됐다. 20년간 무대를 지켜온 비결로 그는 기본기를 꼽았다. “좋은 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내가 어떤 말을, 왜 하는지’를 정확히 전달하려 했다”고 했다.
쉼 없이 무대를 누비며 미국과 이탈리아 진출을 앞두고 있던 그는 4년 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처음엔 원망도 했지만 곧 ‘이 병은 내가 통제할 수 없고 내 생명도 내 것이 아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항암치료 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혈압이 40 이하로 떨어져 ‘오늘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을 만큼 위태로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입안과 목구멍이 다 헐어 침조차 삼키기 힘들기도 했고요. 그러나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병이라면 그 뜻에 맡기자’고 마음을 고쳐먹으니 두렵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그가 흔들림 없이 하나님 앞에 삶을 내어드릴 수 있었던 것은 신앙적 깨달음 덕분이었다. 이씨는 “성악가로서 ‘하나님께 드리는 음악은 이래야 한다’는 잣대로 다른 이의 찬양을 판단하던 어느 날 집회에서 ‘상민아, 나는 저 음악도 좋아’라는 음성을 듣고 나의 교만이 부끄러워 무릎을 꿇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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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교회 봉사를 하나님과의 관계로 여기던 시절에는 종교적 행위보다 ‘하나님과의 일대일 관계’가 중요함을 알게 됐다. 아들을 얻는 과정에서는 생명의 주관자가 하나님임을 깊이 경험했다. 그는 “모든 훈련 뒤 병을 만났기에 하나님께 온전히 내 삶을 맡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악가로 온전한 소리를 되찾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예전처럼 쉽게 소리가 나지 않고 숨이 찰 때 그가 붙잡은 생각은 ‘오늘이 제일 잘한다’였다. 이씨는 “연습은 어제의 좋은 소리를 복사하는 게 아니라 오늘의 몸 상태에서 최선의 소리를 찾는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힘든 재활을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가운데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에서 지혜의 신이자 탐욕과 우유부단함을 지닌 ‘보탄’을 연기한다. ‘파우스트’ 이후 15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르는 이씨는 “20년간 독일 오페라극장에서 배우고 익힌 모든 것을 무대에 쏟아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끝을 알고 나니 삶이 심플해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주님은 고통을 통해 우리를 정금같이 빚으십니다. 고통 속에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불순물을 걷어내실 주님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은 신앙적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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