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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생산국’을 꿈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전기차의 TSMC’를 목표로 하는 대만 폭스콘이 만났습니다. 사우디 최초의 전기차 브랜드 ‘시어(Ceer)’가 첫 번째 모델 ‘엑소봇’을 공개했죠. 매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도어가 인상적인 프리미엄 전기차인데요. 사우디의 오일머니와 한국·대만·유럽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척박한 사우디 땅에서도 고급 전기차 브랜드를 키울 수 있을까요. ‘전기차=바퀴 달린 아이폰’이란 폭스콘의 전략은 통할까요. 글로벌 전기차 업계의 새로운 시도, 시어 모터스를 들여다보겠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매의 날개를 단 고성능 전기차 최고 출력 1111마력, 제로백 2.1초의 성능(최상위 트림 기준)에 위로 열리는 3m짜리 ‘윙 도어’까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디자인의 대형 전기 세단과 전기 SUV, 두 신차가 지난 9월 2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한 가운데 처음 공개됐습니다. 전기차 브랜드 ‘시어’의 ‘엑소봇’(Exobot)이죠. 엑소봇의 외관 디자인은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롭 멜빌이 맡았는데요. 사우디 전통 건축양식과 사우디의 상징인 ‘샤힌 매’ 이미지에서 따왔다고 하죠. 이를 두고 자동차 전문지는 ‘사이버펑크 2077에 나올 법한 환상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적어도 현재까진 반응이 좋아요. 엑소봇은 내년 1월부터 사우디의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있는 공장에서 양산되고요. 2027년 3월부터 고객에게 차량이 인도될 예정입니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대형 프리미엄 차량이기 때문에, 아마도 1억원은 훌쩍 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 그럼 이 파격적인 디자인의 전기차를 출시하는 시어 모터스가 도대체 어떤 회사인지 알아봐야겠죠. 시어 모터스는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와 전 세계 최대 IT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폭스콘(Foxconn)이 공동 투자해 2022년 11월 설립됐죠. 석유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 국가 제조업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우디 비전 2030’ 전략의 일환인데요. 사우디는 수입 부품을 단순 조립하는 트럭조립공장 정도만 있을 뿐, 사실상 자동차 제조업 생태계가 전무한 나라이죠. 파칭코하는법 기술도, 공급망도 모두 턱없이 부족한데요. 시어 모터스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역량을 한데 모았습니다. 예컨대 이런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폭스콘(대만): 차량의 기본 뼈대인 전기차 플랫폼, 전기·전자 아키텍처, 스마트 콕핏, 자율주행 기술 제공 BMW(독일): 핵심 부품 기술 라이선스, 엔지니어링 노하우 전수 리막(크로아티아): 후륜 고성능 전기모터, 기어박스 공급 현대트랜시스(한국, 현대차 계열사): 전륜 일체형 전기차 구동 시스템 공급 일종의 다국적 연합군 느낌인데요. 아시아와 유럽의 전기차 기술력과 부품 생산 능력이 사우디에 뿌리내리게 만들어서 전기차 생태계를 새로 구축하는 것. 그게 바로 시어 모터스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도요타도 포기했던 사우디의 난제 사실 사우디는 오래전부터 사우디산 자동차 제조를 꿈꿔왔습니다. 대학에서 독자적인 SUV 모델 ‘가잘-1’을 개발한 적도 있고요(2010년, 양산엔 실패). 재규어 랜드로버와 닛산에 공장 유치를 제안하기도 했죠.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2017년 사우디와 MOU를 맺고 진출을 검토했던 도요타 역시 2년의 검토 끝에 퇴짜를 놨는데요.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①내수시장이 연 40만대 정도로 너무 작고 ②현지 인력 인건비가 너무 높고 ③부품 공급망이 전무하단 거였죠. 도요타는 ‘사우디 정부 지원금이 50%에 달해야만 생산 비용이 다른 나라와 비슷할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고, 결국 프로젝트를 포기했어요. 그럼 궁금합니다. 시어 모터스는 6년 전 도요타를 접게 했던 그 3대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①일단 내수시장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2025년 사우디의 연간 자동차 판매 대수는 91만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죠. 시장이 갑자기 커진 배경엔 경제성장과 함께 이게 있습니다. 여성 운전 허용. 사우디는 2018년부터 여성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됐고요. 이로 인해 ‘세컨드카’ 구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덕분에 승용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입니다. ②사우디가 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제조 역량도 떨어진다는 건 모두가 아는 약.이죠. 황금성릴게임 사우디 국민들은 돈 많이 주는 공공부문이나 금융·서비스업에 주로 취업하기 때문에, 현장 생산직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제조업 경험은 더더욱 없고요. 그래서 시어 모터스가 택한 해법은 자동화입니다. AI 기반의 자동화 로봇이 용접, 도장, 핵심 부품 조립에 적용되죠.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독일 지멘스가 맡았습니다.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하는 고도의 자동화 공정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고, 수율도 관리하겠단 계획이죠. ③ 자동화한다 해도 부품을 죄다 수입해 와야 할 텐데, 수지타산이 맞겠냐고요? 그래서 시어 모터스는 자기네 공장 바로 옆에 자동차 부품 공급 단지를 건설 중입니다. 여기에 미국 리어(시트), 프랑스 포르비아(대시보드), 독일 벤텔러(섀시), 중국 팡신(도어 패널) 같은 부품사가 입주하고요. 한국 부품업체 신영도 현지에서 생산한 차체(프레임) 부품을 공급하게 됩니다. 사우디 정부는 2034년까지 시어 모터스의 부품 현지화율을 4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죠. 정부가 부품업체에 보조금을 퍼주며 공장을 세웠지만, 이 계획이 제대로 성공하려면 차가 잘 팔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그래서 사우디 정부는 공공기관이 관용차를 구매할 때 시어 모터스 차량을 우선적으로 구매·조달하기로 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초반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대놓고 팍팍 밀어주기로 한 거죠. 폭스콘의 ‘전기차 TSMC’ 꿈 이렇게까지 정부가 온 힘을 다해서 밀어주니, 아마 시어 모터스가 초기에 차를 못 팔아서 파산하게 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물론 실제 양산에 들어갔을 때 수율이 괜찮을지, 사막의 열기를 견딜 만큼 차량 내구성이 충분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요. 특히 2028~2030년으로 출시가 예정된 좀 더 대중적인 중·소형 모델이 결국 이 브랜드의 운명을 좌우할 겁니다. 그리고 사우디 정부만큼이나 시어 모터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 있죠. 바로 합작 투자를 한 폭스콘입니다. 대만 폭스콘은 전 세계 아이폰 조립의 70%를 담당하는 세계 최대 IT 위탁생산 기업으로 유명하죠. 2020년 10월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이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을 때만 해도 업계에선 회의적이었습니다. 아이폰 조립하던 회사가 무슨 자동차냐는 반응이었죠. 하지만 폭스콘은 전기차에 진심이었습니다. 아이폰 같은 전자기기 조립은 마진이 박한 박리다매 구조라 성장에 한계가 뚜렷했어요. 바다이야기시즌7 5%인 순이익률을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에 맞춰 새 성장 동력을 찾아야 했고요. 마침 자동차 업계에선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100년 만의 기회가 열리고 있었죠. 폭스콘이 스마트폰과 서버를 만들며 쌓아온 정밀 조립과 공급망 관리 노하우를 활용하면 전기차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폭스콘은 처음부터 다른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과는 접근 방식이 달랐어요. 테슬라나 리비안처럼 하나의 완성차 브랜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브랜드가 공유할 수 있는 ‘오픈소스 전기차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죠.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요. 이른바 ‘전기차 업계의 TSMC’ 모델입니다. ‘누구든 디자인만 가져오면 우리가 가진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뚝딱 만들어 주겠다’는 전략이죠. 그 배경엔 전기차 시장도 결국 아웃소싱으로 갈 수밖에 없을 거란 예측이 있습니다. “(전기차 제조업체) 한 곳에서 성공적인 아웃소싱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면 다른 기업도 그 뒤를 따를 겁니다. 바로 그게 PC 시장에서 우리가 목격했던 현상이죠.”(류양웨이 회장의 2025년 11월 로이터통신 인터뷰) 폭스콘의 도전은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대만에선 폭스콘과 위룽자동차의 합작사 ‘폭스트론’이 생산한 소형 전기 SUV ‘브리아’가 지난 7월 대만 전기차 시장 1위를 기록했고요. 미쓰비시는 이 브리아를 기반으로 한 모델을 호주·뉴질랜드에 출시하기 위해 폭스트론과 위탁 생산 계약을 맺었죠. 또 태국에선 국영 에너지기업 PTT가 폭스콘과 손잡고 전기차 전문 위탁생산 법인 ‘호라이즌 플러스’를 설립했어요. 그리고 이제 폭스콘의 전기차 생산 영토가 중동으로까지 확장됩니다. 만약 시어의 엑소봇이 2027년 도로에서 성능을 입증해 낸다면? 폭스콘엔 결정적인 레퍼런스로 작용하겠죠. 즉, 자동차 제조 경험이 없는 국가나 기업도 폭스콘의 모듈형 플랫폼을 도입하면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게 될 겁니다. 폭스콘의 ‘모빌리티 파운드리’ 전략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되겠죠. 물론 아직은 ‘아무리 전기차라지만, 자동차 제조가 그렇게 쉬울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인데요. 사우디와 폭스콘의 대담한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한번 지켜보시죠. By.딥다이브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colo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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