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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한화엔진이 선박용 엔진 생산능력을 늘리며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느라 분주하다.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선박에도 한국산 엔진을 찾는 수요가 이어지는 데다 액화천연가스(LNG)·메탄올 등을 사용하는 이중연료 엔진 주문도 늘고 있어서다. 증설 물량을 반영해도 2028년까지 납품 일정이 채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주가 늘면서 투자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엔진을 제작하기 전에 받는 선수금이 늘고 이익도 증가하면서다. 한화엔진은 올해 상반기 기업 인수와 사업 양수에 3200억원가량을 투입한 뒤에도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재무 상태를 유지했다.
◇ 중국서 짓는 배에도 한화엔진···이중연료 수요 견인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5조9789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약 1조3711억원의 4.4배에 해당한다. 이미 확보한 주문을 생산해 납품하는 것만으로도 수년간 매출을 뒷받침할 물량이다.
중국 조선소는 주요 고객이다. 한화엔진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확보한 수주액은 9768억원으로 전체 수주액의 약 45%를 차지했다. 한국 조선사에는 경쟁 상대인 중국 조선소가 엔진 업체에는 대규모 주문처가 되는 셈이다.
배를 건조하는 조선소와 엔진 공급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르다. 선주는 선박 가격과 인도 시.을 따져 조선소를 고르지만, 엔진은 장기간 운항할 때의 신뢰성과 정비 편의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고장이 나면 운항이 중단될 수 있는 핵심 장비인 만큼 구매 가격만으로 공급사를 바꾸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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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배를 건조하더라도 운항 실적이 쌓인 한국산 엔진을 선택하는 이유다.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이 늘면서 엔진 제작사의 경험도 중요해졌다. 기존 선박유와 LNG·메탄올 등을 함께 사용하는 이중연료 엔진은 연료 특성에 맞춰 공급과 연소를 제어해야 한다. 한화엔진의 올 6월 말 선박엔진 수주잔고 가운데 이중연료 엔진 비중은 83%에 달한다.
가격이 높은 이중연료 엔진 비중이 커지면서 평균 판매단가도 오를 전망이다. 다만 엔진은 주문을 받은 시.과 납품 시. 사이에 시차가 있어 최근의 수주 호조가 실적에 모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 생산능력 330만→530만마력···늘어난 설비도 주문 확보
한화엔진은 대형 상선의 추진 장치로 쓰이는 저속엔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이 집계한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330만마력에서 증설 후 530만마력으로 약 61% 늘어난다. 마력은 엔진 출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생산 대수가 같아도 더 큰 엔진을 만들면 필요한 생산능력도 커진다.
증설분은 내년부터 납품에 반영될 전망이다. DS투자증권은 확대된 생산능력을 고려해도 2028년까지 생산 일정이 채워져 있다고 분석했다. 납기가 짧은 추가 주문까지 포함하면 향후 가동률이 100~12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문을 확보한 상태에서 설비를 늘린다는 .은 투자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공장을 지은 뒤 고객을 찾아야 하는 경우보다 초기 가동률을 높이기 쉽고, 생산량이 늘면 제품 하나에 배분되는 고정비도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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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생산능력이 커진 만큼 부품 조달과 인력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납품 일정에 맞춰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기존 선박 추진용 엔진 외에 중속엔진 생산도 재개했다. 한화엔진은 지난 8월 창원 본사에 중속엔진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중속엔진은 선박뿐 아니라 육상 발전설비에도 쓰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 확대에도 대응할 수 있다.
◇ 3200억원 투자하고도 순현금 1925억원
한화엔진은 상반기 노르웨이 전기추진시스템 업체 SEAM의 모회사 지분 전량을 취득하는 데 약 3065억원을 투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민수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넘겨받는 데도 155억원을 썼다.
이 같은 지출 이후에도 6월 말 별도 기준 현금·장단기 금융상품은 2124억원으로 총차입금 199억원을 웃돌았다. 차입금을 차감한 순현금은 1925억원이다. 같은 시. 별도 부채비율은 215.9%지만,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는 1.0%에 그쳤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 부담이 높은 것으로 보지만, 한화엔진은 선수금 등 영업상 부채가 많고 차입금은 적어 실제 이자 상환 부담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도 이익창출력과 재무 상태 개선을 반영해 한화엔진의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올렸다. 등급전망은 '긍정적'을 유지했다. 한화엔진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7075억원, 영업이익 8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6%로 지난해 연간 9.5%보다 3.1%P 높아졌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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