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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1-04 08:30 조회 7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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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정부의 신속등재 시범사업이 본격적인 출발을 앞두고 있다. 치료제가 있어도 높은 비용과 긴 급여 절차 때문에 기다려야 했던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정책이다.
를 얼마나 빨리 건강보험에 진입시키느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있다. 바로 등재 이후의 평가와 관리다. 이번 시범사업이 기존 급여등재 제도와 구별되는 핵심이면서, 동시에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등을 통해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줄여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을 병행하되 기존 평가체계는 유지하는 방식이다.
반면 이번 신속등재 시범사업은 평가의 시。과 방식 자체를 바꿨다. 등재 전에는 임상적 유용성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약가협상을 생략하는 대신 등재 이후 실제 임상성과를 토대로 약제의 가치를 재평가한다. 일부 평가를 급여 이후로 미뤄 환자 접근성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의료기기 분야에서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됐다. 정부는 혁신의료기술평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통합심사·평가 등을 통해 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을 앞당겨 왔다. 최근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의료기기를 신의료기술평가 이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까지 마련했다.
물론, 두 제도에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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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선진입은 상당 부분 비급여 사용을 전제로 해 환자에게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는 건강보험 급여를 우선 적용하고 사후에 약제의 가치와 가격을 재평가한다. 환자 부담의 형태와 재정 위험을 부담하는 주체가 다른 셈이다. 그러나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기 전에 진입을 허용하고, 이후 임상적 가치를 검증한다는 .에서 두 제도는 닮아 있다.
문제는 의료기기 선진입 제도가 그간 의료계와 시민사회, 산업계 양쪽에서 비판받아 왔다는 사실이다.
의료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이 환자에게 사용될 가능성과 사후 근거 생산의 실효성을 우려했다. 특히 IRB 심의와 임상연구 절차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의료현장에 근거 생산 책임을 충분히 부여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반대로, 산업계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선진입 경로가 다양해졌지만 복잡한 신청 요건과 절차, 시장 진입 이후의 불확실한 평가 결과로 인해 실제 사업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한시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그 기간에 충분한 임상 근거를 생산하지 못하면 정식 건강보험 등재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빠른 진입과 충분한 검증이라는 두 목표를 조화시키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역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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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고안에 따르면 등재 후 1~3년차에는 국내 환자 전수 실사용자료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임상성과를 수집하고, 4년차 평가를 거쳐 5년차에 약가와 급여기준을 조정한다.
현저하거나 중요한 임상적 개선이 확인되면 약가를 유지하지만, 일반적 개선에 그치면 10%를 인하한다. 대체치료법 대비 개선이 없으면 대체약제 가중평균가를 적용하거나 20%를 인하하고, 임상적 유용성이 열등하면 전액본인부담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사후평가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장치다. 그러나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고 자연경과가 다양해 충분한 임상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질환 진행을 늦추는 것 자체가 중요한 성과인 경우도 있어 3년간 축적한 실사용자료만으로 약제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따라온다.
특히 공고안은 임상적 편익이 확인되더라도 통계적 한계로 편익의 크기를 정량화하기 어려우면 일반적 개선으로 분류해 약가를 10% 인하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가 적다는 희귀질환의 특성 자체가 약가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제약업계 입장에서도 신속한 진입에 따른 이익과 장기적인 부담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초기 약가 산정과 총액제한형 위험분담계약, 사후 약가 조정은 물론 경제성평가가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자료 제출 부담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후평가 이후 환자들의 치료 연속성이다. 정부는 급여범위 축소나 전액본인부담 전환에 대비해 제약사에 공급과 비용지원 등의 의무를 부여했지만, 실제 치료 지속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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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속등재의 혜택을 받았던 환자가 몇 년 뒤 사후평가 결과로 다시 치료비 부담과 공급 불안을 겪는다면 제도의 본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대한 취지를 살리는 차원에서, 선정 규모를 5개 이내로 제한한 것도 사후관리 역량과 무관하지 않은 문제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13개 제약사, 14개 품목이 신청했다. 신속등재를 확대하려면 대상 선정뿐 아니라 사후평가를 수행할 인력과 예산, 자료 수집 기반도 함께 확충해야 한다.
의료기기 선진입 제도의 경험은 시장 진입의 문턱을 낮추는 것만으로 혁신이 완성되지 않으며, 사후평가를 실시한다는 이유만으로 임상적 불확실성이 자동으로 해소되는 것도 아니라는 。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모든 근거가 확보될 때까지 희귀질환 환자에게 치료제를 기다리라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불확실성을 없애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그 책임을 누구에게 어느 정도 부담시킬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사후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지, 평가기준이 희귀질환의 특성을 반영하는지, 제약사가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지, 급여 조정 이후에도 환자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지 등을 제도 시행 단계부터 。검해야 한다.
신속등재는 정부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의미 있는 정책 실험이다. 그러나 의료기기 선진입 제도에서 드러난 안전성 논란과 산업계의 실효성 불만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환자와 산업계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제도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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