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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싸가는 건 안되고예. 여기서 많이 잡숫고 가세요.”
지난 2일 대구 달서구 두류1동놀이터. 접이식 탁자 10여개가 줄지어 놓이자 노인 수십 명이 둘러앉아 。심식사를 했다. 대기 줄이 길어지면서 밥과 국, 반찬을 퍼주던 봉사자들의 손길도 분주해졌다. 곳곳에서 밥을 더 달라거나 포장하겠다는 ‘손님’과 봉사자들이 웃으며 작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놀이터 간이식당’ 단골은 70~80대 어르신들이다. 식당 문을 여는 매주 월·토요일 이곳을 찾는 인원은 약 700명에 달한다. 지팡이를 짚거나 보행기 등에 의지해 힘겹게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은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뜬다. 이날은 배식을 시작한 지 약 40분 만에 준비한 식사가 동났다.
해밀사회봉사단은 2010년부터 이 일대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공원에서의 급식소 운영은 올해까지만 가능하다. 달서구가 돌연 지역 공원에서의 무료급식 행위를 내년부터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해서다.
한 봉사자는 “혼자 밥을 차려먹기 힘들거나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챙기는 일이라고 보람을 느꼈는데, 마치 잘못을 저질러온 것만 같아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3일 달서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20여년간 와룡공원·본리어린이공원·두류1동놀이터 등 3곳에서 주 1~2회 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이 이뤄졌다. 매주 무료급식소를 찾는 인원은 1200~1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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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는 소음과 위생 관련 민원이 제기돼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다만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달서구 공원 내 무료급식 운영으로 인한 민원 접수 건수는 총 15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은 지난 9월부터 봉사단체의 공원 .용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달서구는 불법 운영을 이어갈 시 상수도·전기 사용에 대한 과태료를 봉사단체 측에 매길 예정이다. 매년 단체에 나눠주던 지원금(800만원)을 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달서구 측은 급식 장소를 인근 행정복지센터 등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급식 봉사단체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행정이라고 반박한다. 장원정 해밀사회봉사단장은 “어르신 상당수가 복지관 같은 건물에 급식소가 차려지면 가지 않겠다고 한다. 공원은 길을 가다가도 부담없이 들를 수 있지만 건물 안은 위화감 등으로 꺼리시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장 단장은 “급식소를 찾는 대부분 어르신에게는 。심 한 끼가 하루 중 유일한 식사”라며 “(무료급식소는) 끼니 해결은 물론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사회적 고립을 막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원이 제기됐다면 그 부분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는데, 무작정 금하겠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년 전쯤부터 급식소를 찾는다는 김모 할머니(85)는 “1시간 반을 걸어서 。심을 먹고 다시 돌아가는 게 유일한 외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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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도 되고 식사도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며 “아무래도 혼자 있으면 밥을 잘 챙겨먹지 않는데 여기서는 사람들도 만나고 같이 먹어서 살아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순남 할머니(79)는 “아무래도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은 몸에서 냄새도 나고 해서 실내공간 같은 데는 가기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원 내 무료급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구상이 기초단체에서 먼저 나오자 대구시도 ‘같은 카드’를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구 두류공원에서는 (사)사랑해밥차가 정기적으로 무료급식소를 차리고 있다. 지역 최대 규모로 매주 2차례 어르신 2000여명이 허기를 달랜다.
대구시는 두류공원의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추진하기 위해 급식 금지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국가도시공원에는 국가 차원의 기념사업 추진, 자연경관 및 역사문화유산의 보전 등을 위해 국비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대구시는 내년 7월쯤 공모를 신청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공원 내 급식) 금지 여부를 두고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다만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체 급식장소로 유도하는 등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공원 내 무료급식은 단순히 한 끼를 제공하는 의미를 넘어서 만남과 소통의 장인 만큼 노인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는다면 개선책이나 대책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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