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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임기가 끝나면 내려갈 대법원장 한 명 때문에 여당은 분열하고 김민석 대표만 더 난처해진 상황이다. 강경파 요구에 따라 탄핵하기도 어렵고, 국정조사를 한다 해도 실효성이 있겠나.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 리더십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전임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오히려 내부 균열과 김 대표의 리더십을 흔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탄핵의 필요성을 둘러싼 이견이지만, 실제 수면 아래에선 추진 여부를 놓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지만, 탄핵을 강행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선(先) 국정조사, 후(後) 탄핵'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것도 이런 딜레마와 무관하지 않다. 탄핵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도 국정조사를 통해 명분을 쌓겠다는 구상이다.
與, 수면 위 "탄핵" 수면 아래 "역풍 우려"
하지만 여권에선 국정조사의 방향 설정 자체와 기대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탄핵을 요구해온 강성 지지층은 지도부의 속도 조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김 대표와 정치적 연대를 형성했던 송영길 전 대표까지 정청래 전 대표와 강성파의 탄핵론에 가세하면서 친명(親이재명)계 내부에서도 이탈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결국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가 당의 결속을 다지기는커녕 지도부의 노선 혼선과 계파 간 균열을 드러내는 전선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문제 삼는 표면적 명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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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대법관 제청 지연, 내란 관련 사건의 심리·선고 지연 논란, 지난 대선 정국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등을 사법부의 책임을 따져야 할 사안으로 제시해 왔다. 일각에선 조 대법원장 문제를 계기로 민주당이 오랫동안 검찰을 악(惡)이자 개혁의 대상으로 설정해온 데 이어 이제는 사법부 전체를 새로운 대립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여권이 처한 상황도 조 대법원장 공세에 집중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친명·친청(親정청래)계 간 공방 등 당내 분열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라는 외부의 적을 전면에 내세워 내부 갈등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청래 전 대표와 친청계는 탄핵 사유가 충분한데도 지도부가 주저하면 오히려 정치적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과 이성윤 최고위원 등도 지도부 회의에서 탄핵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재차 냈다. 여기에 당 밖의 조국혁신당까지 가세하면서 범여권 강경파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혁신당의 한 의원은 "사법부의 문제를 제기해 놓고 정작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지지층의 실망을 부르고 상대에게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권의 수면 아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내 일부 의원은 탄핵 추진에 따른 실익과 정치적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당력을 집중해야 할 현안이 따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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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증시 등 경제 현안은 물론 흔들리는 한미 동맹과 안보 문제까지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사법부에 대한 공세가 여권 핵심 의제로 부상하는 것이 과연 당에 유리하냐는 의문이다.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공세가 민주당이 기대하는 '구조적 다수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그 동력이 중도층까지 확장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한국갤럽 조사(무선전화 인터뷰 방식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한 찬성은 34%, 반대는 39%로 나타났다는 .도 여당이 부담을 느끼는 대목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도 변수다. 만약 탄핵안이 기각된다면 민주당은 정치적 역풍을 감수해야 한다. 친명계 다른 의원은 "탄핵 기각이라도 되면 총선은 물론 재집권까지 빨간불"이라며 "소탐대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체급을 키워 '별의 순간'을 만들어줄 일 있나. 어차피 임기도 얼마 안 남았는데 굳이 끌고 내려올 이유도 없고, 탄핵소추 기간 동안 사법부 공백은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결국 탄핵을 강행해 얻을 정치적 이익은 불확실한 반면,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할 비용은 적지 않다는 얘기다.
法 때릴수록 멀어지는 민생…"탄핵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친명계 내부의 변수로 돌연 떠오른 인물이 송영길 전 대표다. 송 전 대표는 지난 8·17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와 손을 잡았지만, 최근 조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의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리며 탄핵 강경론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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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 대표가 당내 이견을 조율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계파 공방까지 겹치면서 조 대법원장 문제는 사법부 대응을 넘어 당내 주도권 경쟁의 성격도 띠게 됐다.
민주당은 10월27일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관계와 책임을 먼저 확인하겠다"고 당론 결정했다. 김 대표도 "국정조사를 포함해 원래 생각한 대로 차근차근 진행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정조사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제한적이고, 이후 탄핵을 실제 추진할지 여부와 구체적 기준 혹은 시.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강경파의 요구를 계속 미룰 경우 지지층의 반발을 살 수 있고, 반대로 탄핵을 서두르면 여론의 역풍과 헌재 기각 가능성이라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특히 총선이 곧 가시권에 들어오는 상황에서 탄핵을 추진한 뒤 어떤 출구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탄핵안이 기각되면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장기간 사법부 공방에 매달리면 민생 현안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탄핵을 하지 않더라도 강경 지지층을 설득할 논리가 필요하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지도부가 감당해야 할 정치적 비용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결국 딜레마 상황에서 당의 노선을 정리하고, 사법부 공세에 집중하는 동안 민생·경제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김 대표의 과제다. 공개적으로는 탄핵의 명분을 강조하면서 물밑에서는 역풍을 걱정하는 당내 이중 기류를 얼마나 조율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공방이 길어질수록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조 대법원장만이 아니다. 강경론과 신중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김민석호 리더십 역시 시험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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