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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 시장과 명태균 씨의 만남을 주선했던 김 전 의원은 법정에서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와 관련해 조언을 부탁했다”는 취지로 증언해 명 씨 주장을 뒷받침했다. 명 씨와 함께 오 시장과 몇 차례 식사한 사실을 털어놓으며 그 자리에서 여론조사와 관련된 대화가 오갔다는 증언도 보탰다.
오 시장에 대한 2심 무죄 논거의 핵심은 명 씨 진술의 신빙성 부정이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7부 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선고 공판에서 “유일한 직접증거인 명태균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을 크게 두 가지로 봤다. 첫째, 오 시장이 2021년 1월 22일 명 씨에게 의뢰해 여론조사가 이뤄졌는지. 둘째, 오 시장이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지급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두 쟁。에 대한 직접증거는 명 씨 진술뿐이라는 。에서 재판부 판단은 언뜻 틀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에 반하는 정황증거는 차고 넘친다.
그렇다면 명 씨와 오 시장 관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 법한 김 전 의원은 이 판결을 어떻게 평가할까? 25일 오후, 경남 창원에 있는 김 전 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여론조사 관련 질문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오 시장이 운이 좋다”라는 말로 우회적으로 명 씨 주장에 힘을 실었다. 또 명 씨에 대해 “과장은 있지만, 거짓말은 안 하는 편”이라며 재판부와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이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 기소된 후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기 생각에 취해 마구 행동”
-며칠 전 오 시장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명 씨가 오 시장 관련해 여러 주장을 했는데, 그 사정을 객관적으로 말해줄 사람이 김 의원밖에 없는 듯싶다.
“판결 났으면 그걸로 끝이지, 더 뭘 하겠나? 판결이 정답이다.”
김 전 의원은 명 씨를 “자기 생각에 취해 마구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윤석열과 오세훈한테도 그런 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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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있을 때 내가 말해줬다. 정치와 경제는 다르다고. 네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나중에 (상대방한테서) 받아낼 수 없다고. 그런데 김태열과 강혜경은 명태균 말만 믿고 세상이 다 명태균 말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9월 정치자금법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고, 405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경북 안동의 재력가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4050만 원을 받은 혐의와 강혜경 씨에 대한 회계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결과다. 강 씨에게는 벌금형(900만 원)이 선고됐다. 그에 앞서 지난 2월 김 전 의원은 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거액의 돈거래를 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세비 반띵’)에 대해서는 명 씨와 더불어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의원은 명 씨의 여론조사와 관련해 “다른 사람들 건은 완전히 자발적으로 진행한 거고, 오세훈 건은 일정하게 관계가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1심 판사는 구체적인 관계가 있다고, 2심 판사는 그런 관계가 없다고 봤다”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명 씨와 오 시장이 만날 때 김 의원이 동석하지 않았나?
“맞다. 내가 소개는 했다.”
-오 시장이 명 씨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나?
“맞다.”
-2021년 1월 20일 송셰프 구의。이라는 중국집에서 오 시장, 명 씨와 같이 저녁 식사를 할 때 여론조사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오 시장이 김 의원한테 ‘(당선을) 도와주면 SH 사장직을 주겠다’는 약속도 하고.
“(오 시장 재판) 증인 신문 때 한 얘기가 있으니 증인 신문조서를 구해보라.”
“굳이 개입하고 싶지 않아”
김 전 의원은 “법정에서 다 얘기한 거냐”라는 질문에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날 식사 자리에는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합류했다.
-명 씨가 오 시장 만날 때 김 의원이 여러 번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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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국장집에서도 만나고 고흥바다장어집에서도 만나고. 명 씨는 그때마다 자기가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관련 브리핑을 했다고 한다. 그런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게 사실인가?
“증인 신문조서를 구해보라.”
-굳이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건가?
“그렇다.”
-하긴 1, 2심 판결이 엇갈리게 나왔으니.
“2심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내가 누구 편들어서 분쟁하기가 그렇다. 판결이 나왔으면 게임 끝난 거다.”
-근데 극과 극으로 판결이 나오니까.
“상당히 애매하다, 애매해. (이 사건은) 1심 판결과 2심 판결을 합친 것 같은 성격이다.”
“팩트 자체는 대충 맞는다”
김 의원은 자신의 주관적 의견은 최대한 삼가고 ‘객관적’ 주장을 하려고 애쓰는 듯싶었다.
“1심은 오세훈이 직접 얘기한 바는 없어도 여러 정황이 오세훈이 시킨 것과 같다고 판단했다. 2심 판결은, 정황은 있지만 오세훈이 직접 얘기했다는 증거가 없으니 인정할 수 없다는 거다. 근데 두 사람이 ‘(오세훈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진술했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 그때 그 자리에 나하고 명태균, 오세훈, 강철원, 그리고 기업인이 한 명 있었다. 강철원과 그 기업인이 ‘여론조사 얘기가 있었다’고 말한 듯싶다.”
-그 기업인이 김한정 씨인가?
“아니다. 근데 나는 두 사람이 어떻게 진술했는지 모른다.”
-김 의원은 그 자리에서 나온 얘기를 기억하지 못하나?
“나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명 씨의 여론조사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강 전 부시장과 김한정 씨는 이번 항소심에서 오 시장과 나란히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강 전 부시장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2021년 1월 20일, 오 시장과 명 씨, 김 전 의원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여론조사 관련 얘기는 나왔지만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김한정 씨도 법정에서 자신이 자발적으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냈다는 취지로 증언하면서 “오 시장이나 강철원 부시장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명 씨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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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씨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다. 어디까지 사실인지...
“약간 과장은 있는데, 팩트 자체는 대충 맞는다. 1심은 명태균이 말하는 팩트 말고도 여러 정황을 인정했다. 알지 않나? 김한정이 명태균을 만나기 전에 돈 준 사실도 있고, 강철원이 (우리가 만나던) 식당에 왔다 갔다 한 사실도 있고... 1심은 그런 걸 인정해서 유죄를 준 거고, 2심은 그렇다 하더라도 (오세훈이) 직접 의뢰한 증거는 없다, 주고받은 문자도 없다면서 무죄를 준 건데, 뭐 어떡하겠나?”
-김 의원 말대로 오 시장이 명 씨한테 직접 의뢰했다는 증거는 없는 듯싶다. 그런데 그런 정황은 분명히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명 씨가 온갖 얘기를 지어내면서 자기 마음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김한정 씨가 돈을 보냈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런 。은 있다. 근데 2심 판사는 명태균의 자화자찬과 과장이 심해서 다른 이야기도 다 믿을 수 없다는 건데... 오세훈 시장이 운이 좋은 거지.”
-법정 나가서 다 사실대로 진술했나?
“그렇다.”
“그놈 때문에 정치인생 망했지만...”
-명 씨는 이번 항소심 판결에 엄청나게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명태균이 과장은 있다. 근데 그다지 거짓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내가 그놈 때문에 정치 인생이 망했지만, 비난하지는 않는다. 김태열 말로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받아간 돈을 집에는 얼마 안 갖다 주고 주변 사람들 밥 사는 데 많이 썼다고 한다. 그러니까 돈을 막 벌어 ‘인 마이 포켓’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김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으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제시하며 꽤 오랜 시간 강혜경 씨를 비난했다. 하지만 인터뷰 주제도 아니기에 기사로 옮기지는 않았다. 그가 말하는 명태균 게이트의 이면의 진실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들어보기로 했다.
한편 명 씨는 오 시장 2심 판결 이후 이뤄진 통화에서 “이진관 재판장에게 법정 구속을 당했을 때보다 더 충격적”이라며 혼잣말처럼 “이게 대한민국인가...”라고 탄식했다.
*김영선 전 의원 인터뷰 육성은 유튜브 ‘조성식의 훅’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family:'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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