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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불응하는 기업에 전체 매출액의 최대 1%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5일 “전체 매출의 1% 정도를 부과할 수 있게끔 조사권을 강화하는 것이 법 집행에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주장에도 근거가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조사거부 등에 3년 이하 징역이나 2억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수십조원대 매출 기업에는 억지력이 부족한 처벌 조항인데다, 조사 지연 중 증거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다만 한국 공정위의 조사 범위는 유독 넓다. 담합과 시장지배력 남용 등 전통적인 경쟁법 영역뿐 아니라 하도급·가맹·대규모유통·대리。 거래, 대기업집단의 부당지원과 사익편취까지 관할한다. 기업 거래와 지배구조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행정조사권을 행사한다. 조사 불응의 대가만 높이면 조사 대상과 범위의 적법성을 다투는 부담도 커진다.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도 관련 개정안에 대해 과징금·이행강제금·과태료·형벌의 중첩 가능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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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의 강한 제재를 참고하면서 자료접근권과 독립적인 청문관 등 방어권 장치는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업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0월 5일까지 현장조사는 543건으로 지난해 연간 472건을 넘어섰다. 공정위 정원은 지난해 말 648명에서 올해 1052명으로 늘었다. 담합 과징금 부과기준 등 관련 제재 기준도 대폭 올라가고 있다. 공정거래 업무를 하는 한 변호사는 “조사도 활발해지고 제재도 강해지는 분위기에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기업의 대응도 달라졌다. 신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2025년 현장조사 결정이나 조사 단계 자료제출명령을 직접 다툰 집행정지 신청은 0건이지만, 올해에는 한화, 쿠팡 등이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한 로펌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임계。을 넘어섰다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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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부담을 느낀 건 심판의 중립성 문제도 있다. 공정위는 불공정행위를 조사하는 행정기관이면서 위법 여부와 제재 수위를 심의·의결하는 준사법기관으로 사실상 1심에 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주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과거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경제’를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포용사회의 적’으로 지목했던 표현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지금도 생각은 같다”고 답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다. 재판장 역할까지 하는 기관의 수장이 규제 대상 기업을 적대적으로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담합과 불공정행위에 대한 엄정한 제재는 필요하다. 다만 강화에 걸맞은 방어권 보장과 심판의 중립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조사 단계부터 법적 공방만 길어질 수 있다. 공정위는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쟁을 촉진하는 경제정책 기관이기도 하다. 국정감사에서 한 야당 의원의 지적처럼 공정위의 칼이 기업을 건강하게 해 경제를 살리는 칼이 아닌, 기업을 잡는 칼로만 쓰일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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