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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25 21:58 조회 6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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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는 사람에게 시간을 돌려줬다. 빨래에 들이던 시간을 아껴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은 다르다. AI가 일을 대신해 줘도 사람들은 좀처럼 쉬지 못한다. 절약한 시간만큼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박현영 생활변화관측소 소장은 지난 16일 멀티캠퍼스가 주최한 '데이터로 읽는 2027 트렌드-HR이 주목해야 할 변화와 과제' 강연에서 AI 시대에 등장한 '노동 소외' 현상을 지적하며 '노동 생산성'을 넘어 '성취감'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는 '트렌드 노트' 시리즈의 공동 저자로, 이날 강연에서는 '2027 트렌드 노트 - AI 시대, 나를 지키는 조건'을 바탕으로 AI가 바꾼 업무환경과 사회의 주요 정서를 설명했다.
박 소장은 “AI가 대신해 나의 시간이 '세이브(save)'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지금은 '24시간 걸립니다'라고 말했다가는 핀잔을 듣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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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뿐 아니라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방식도 바꿔놨다. 과거에는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과제를 완성하면서 성취감을 느꼈지만, AI 도입 이후에는 AI가 작성한 결과물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일이 업무의 중심이 됐다는 설명이다.
AI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한 공부도 또 다른 부담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려면 AI 활용법을 익혀야 하지만, 퇴근 후까지 이어지는 학습이 회사 업무인지 개인의 역량 개발인지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노력은 계속되는데 자신이 직접 무언가를 완성했다는 감각은 오히려 줄어든다.
박 소장은 이를 두고 “새로운 형태의 노동 소외"라고 짚으며 “AI가 업무를 대신하면서 생산성은 높아졌지만, 사람은 AI의 작업을 관리하고 결과물을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 AI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수록 이를 확인하고 조율하는 사람에게 업무가 집중되는 역설도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박 소장은 최근 러닝과 마라톤 열풍을 AI 시대가 제공하지 못하는 성취감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직접 몸을 움직이고 훈련한 끝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험은 AI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보드게임이나 연필을 이용한 활동처럼 자신이 직접 참여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아날로그 활동도 성취감을 얻는 수단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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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러닝·마라톤의 열풍은 바로 세상이 주지 못하는 성취감을 주는 가장 확실한 활동으로서 각광받는다"며 “AI가 더 많은 일을 대신할수록 사람이 직접 노력해 무언가를 해냈다는 감각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인사관리(HR) 역시 생산성 향상만으로 직원의 동기를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게 박 소장의 제언이다. 직원이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지 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자신의 기여를 확인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이 맡은 업무에 이름을 적는 것처럼 각자의 기여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작은 장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I가 업무를 대신하는 상황에서도 누가 무엇을 해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일할 이유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AI를 활용하면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조직은 구성원들이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
박 소장은 “어떤 시대라도 일하는 인간에게는 반드시 '내가 해냈다'라는 부분에 대한 장치가 필요하다"며 “HR은 사람을 다루고 있는 만큼 기계의 시대에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부분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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