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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영토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은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에너지 공급이 불안해지자 가까운 러시아를 대체 공급처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러시아가 국교 회복에 합의한 지 70년이 지났지만, 지금은 에너지 교역을 둘러싼 이해관계에 기대 양국 관계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러시아, 日 LNG 수입 3위… 공급처 못 놓아
일본은 화석연료를 대부분 수입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바닷길로 가까운 러시아의 공급까지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일본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 가운데 8.9%를 공급한 세 번째로 큰 수입 상대국이다.
일본 기업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러시아 극동의 석유·가스 개발 사업인 ‘사할린-2’ 지분을 유지해 왔다. 일본 정유사 다이요석유는 지난 5월 이 사업에서 생산한 원유를 구매했다.
같은 달 일본 경제산업성과 외무성 고위 당국자들은 종합상사 등 기업 경영진과 함께 모스크바를 찾아 러시아에 남아 있는 일본 기업의 자산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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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일본 기업들이 사할린-2 지분을 포기하면 중국이 이를 사들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양국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그림자 선단’ 소속 선박 35척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금지했다. 매체는 이 조치가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8월 쿠릴열도의 이투루프섬 방문에 대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열도 지역을 ‘북방영토’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일본 홋카이도신문 기자를 구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불과 3시간 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일본이 러시아를 향한 적대적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며 “일본 당국이 접근 방식을 재고하고 바꿀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 전쟁 비용 급증한 러시아, 에너지 앞세워 제재 완화 노리나
러시아는 일본을 압박하는 동시에 경제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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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포럼에서 “우리는 일본과의 협력에 관심이 있다”며 ‘러시아연방과 계속 협력하는’ 일본 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일본에 손을 내민 배경에는 장기전에 따른 재정 부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는 전쟁 비용이 불어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전망치를 1.6%에서 3.2%로 높였다. 2027년도 예산안에 편성한 군사비는 17조1000억루블(277조원)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지렛대 삼아 일본의 제재 완화를 유도하고 경제를 뒷받침하려 한다고 짚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러시아와의 외교에서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전략이 부족해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쓰루오카 미치토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교수는 러시아와 소통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이 “제재 강화 등의 조치를 통해 일본과 러시아 사이의 힘의 균형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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