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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4 22:02 조회 4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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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밧줄은 누가 쥐는가 떠나는 교사가 내려놓은 밧줄은 동료 한 사람이 아니라 학교가 받아 들어야 한다. 시드니는 대체교사를 구할 책임을 학교장에게 지웠고, 뉴질랜드는 동시에 떠날 수 있는 인원을 협약에 적어 두었다.
ⓒ 생성형AI
'내가 비운 교실은 누가 메우나.' 떠나는 교사가 먼저 품는 그 물음의 실마리는 본다이에서 시내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왔다. 가이드가 자기 아내의 학교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아내는 40대 중반인데, 교직원 사진을 찍으면 거의 막내 줄에 선다고 했다. 갓 자격을 딴 젊은 교사들은 정규직 풀타임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며칠씩 대체교사로 일하고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상일 뿐이다. 그래도 그때는 떠나는 교사의 빈자리를 채울 사람들이 학교 바깥에 두텁게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관련 기사] 같은 20년, 시드니의 교사는 154일을 쌓습니다 https://omn.kr/2k3jw
지난 편 끝에 남긴 물음, '그 교실을 맡을 사람은 누가 구하는가'에 우리 규정은 답하지 않는다. 채용 공고와 계약은 교감을 중심으로 교무기획부가 맡지만, 올 사람을 수소문하고 수업을 당겨 해 두고 보결을 부탁하는 일은 떠나는 교사가 한다. 그가 떠난 뒤 밧줄은 같은 학과 동료의 손으로 넘어간다.
사람 구하기는 교장의 몫
뉴사우스웨일스 상원의 서면질의(5633번)에 정부는 이렇게 답했다. 짧은 공백이든 긴 공백이든, 그 자리를 메울 대체교사를 고용할 책임은 학교장에게 있다. 질의의 제목부터 '교사 부족'이었다. 시드니도 사람이 남아도는 곳은 아니다. 다른 。은 사람이 모자랄 때 누가 구해야 하는지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로 치면 그 학교장이 나다.
일을 덜어 주는 도구도 있다. 클래스커버(ClassCover)라는 온라인 서비스로, 사용 절차가 교육부 정책도서관에 'ClassCover 절차'(PD-2024-0484-01)로 올라가 있다. 쓰지 않는 학교는 따르지 않아도 되는 선택 도구다. 다만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학교가 명단 순서와 응답 시간을 정해 요청을 보내면, 첫 순위 대체교사가 이를테면 네 시간 안에 답하지 않을 때 다음 사람에게 저절로 넘어간다. 사람 구하기를 교장의 인맥이나 동료의 호의에 맡기지 않고 시스템이 떠맡도록 설계해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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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명단에 사람이 없으면 시스템도 사람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그래도 찾는 일이 누구의 몫인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어떤가. 4편에 적었듯 서울교사노동조합 조사에서 휴가 사용의 걸림돌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대체강사 확보였고, 중·고등학교에서는 보결 수업 조정을 꼽은 비율이 초등학교의 두 배를 넘었다. 시스템이 없어 개인이 떠안은 부담이 이 숫자에 드러난다. 노조가 요구하겠다던 '대체인력 채용·매칭 전담 시스템'은 서울시교육청과의 정책협의회 뒤 노조가 알린 결과에 끝내 없었다.
▲ 사람은 누가 구하나 시드니에서는 대체교사를 구할 책임이 학교장에게 있고, 온라인 명단이 순서대로 사람을 찾는다. 우리 학교에서는 떠나는 교사가 먼저 전화를 돌린다.
ⓒ 생성형AI
동시에 몇 명까지
가이드는 다음 주 월요일(10월 5일)이 노동절이라 금요일부터 나흘 동안 교통 벌.이 두 배가 된다고 일러 주었다. 가족 단위로 길에 많이 나오니 사고가 나면 희생이 커진다는 이유였다. 사람이 몰리는 때를 미리 알고 규칙을 숫자로 적어 두는 셈이다. 사흘 뒤 우리가 건너갈 뉴질랜드는 학교에서 같은 일을 해 두었다. 한 학교에서 동시에 몇 명까지 떠날 수 있는지를 적어 둔 것이다.
5편에서 잠깐 적은 '리프레시먼트 휴가(refreshment leave)'가 뉴질랜드 <중등교사 단체협약>에 있다. 경력교사 기준을 충족한 전일제 교사가 같은 학교에서 3년을 일하면 한 텀(1년 네 학기 가운데 하나, 10주 안팎), 5년을 일하면 최대 한 학년을 쉴 수 있다. 무급이라 우리 휴가보다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눈여겨볼 것은 협약에 적힌 숫자다. 교사 15명 이하 학교는 2명, 16~21명은 3명, 22명 이상은 4명까지 동시에 쓸 수 있다. 신청자가 몰리면 그 학교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먼저다. 쉬는 기간은 호봉과 근속에 들어간다. 이 기준이면 우리 학교는 네 명까지다. 다만 직업계고에서는 학교보다 학과가 먼저다. 전문교과 수업은 같은 학과 동료가 아니면 메우기 어려워, 한 학과에서 두 사람만 겹쳐도 보결이 버티지 못한다.
적합한 대체교사를 끝내 구하지 못하면 휴가는 미뤄지거나 아예 쓰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고용주가 어디까지 애써야 하는지는 미리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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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의 대체교사 명단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지역에 공고를 내는 것까지다. 공고를 두 번 낼 의무는 없다. 구하지 못했다는 말에도 기준이 있는 셈이다.
유급 안식휴가는 자리 수와 일정부터 공개된다. 열 주 동안 급여를 받으며 쉬는 자리가 해마다 초등 50, 중등 50, 중등 관리직 10으로 협약과 누리집에 적혀 있다. 언제 신청을 받고 언제 결과를 알려 주는지도 미리 나와 있다. 그 날짜 이야기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다시 꺼낸다.
먼저 적어 둔 숫자
공정하게 적어 두자면, 뉴질랜드에서도 두 휴가를 몇 명이 썼는지 보여 주는 통계는 찾지 못했다. 다만 내가 찾아본 곳들은 한 학교에서 몇 명까지 떠날 수 있는지, 해마다 몇 자리가 있고 언제 결과를 알려 주는지를 먼저 적어 두었다. 자리 수가 정해진 안식휴가는 세지 않아도 해마다 몇 명이 쉬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미리 적어 둔 숫자도, 나중에 센 숫자도 없다. 몇 명이 썼느냐는 물음에는 '정보부존재'라는 답이 왔다. 세지도 적지도 않는 권리는 쓰였는지 아무도 모르는 권리가 되고, 그런 권리는 눈치를 이기지 못한다.
휴가가 학교에 지우는 값도 셀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1학기까지 휴가를 쓴 여섯 명 가운데 시간강사가 온 자리는 네 곳, 나머지 두 자리는 동료들이 보결 수업 15시간으로 메웠다. 한 시간에 1만 원인 보결 수당으로 셈하면 15만 원이다. 동료가 미리 당겨 한 수업과 수업을 바꾸느라 든 품은 이 셈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전국으로 넓히는 셈은 내가 할 수 없다. 몇 명이 며칠을 썼는지 세는 곳이 없고, 공고 없이 학교 안에서 메운 빈자리는 어디에도 잡히지 않는다.
학교가 쥐는 밧줄
헤어지기 전 가이드는, 시드니는 랜드마크보다 사람들이 사는 느낌을 보라고 했다. 커피 한 잔 사 들고 햇볕 아래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라는 것이었다. 이틀 뒤 맨리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말대로 해 보았다. 잔을 들고 하버 브리지를 올려다보며 같은 교사인 아내에게 물었다. 한국의 학교에서도 언젠가 '몇 주 쉬고 오겠습니다'라는 말이 미안함도 눈치도 없이 오갈 수 있을까. 아내는 "글쎄, 그런 날이 우리 퇴직 전에 올까?" 하고 되물었다.
그 말이 오가려면 제도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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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인력을 구할 책임은 학교가 지고, 그 일을 해낼 명단과 시스템은 교육청이 갖춰야 한다. 동시에 떠날 수 있는 인원은 기준으로 정하고, 몇 명이 썼는지는 해마다 세어 공개해야 한다.
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학교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우리 학교의 숫자는 이미 세어 보았다. 이번에는 한 칸 더 나아가려 한다. 신청서가 올라오면 사흘 안에 답한다. 1편에 적었듯 우리 지침에는 같은 학과에서 같은 일정이 겹치면 "중복을 최소화"한다는 문장이 있다. 그 '최소화'를 숫자로 바꾸려 한다. 내년 지침에는 학교 전체와 한 학과에서 동시에 몇 명까지 나갈 수 있는지를 적는다. 뉴질랜드가 협약으로 숫자를 정해 두었듯, 한 학교의 지침으로라도 정해 두는 것이다. 떠나는 교사가 수업을 당겨 해 두지 않아도 되도록 보결은 학교가 짠다.
두 달이 걸린 이레 가운데 나흘째가 저물고 있었다. 교사가 밧줄을 놓고 떠나도 그 밧줄은 학교가 쥔다. 돌아가면 그 뜻부터 우리 학교 사용 지침에 담을 것이다.
1) 뉴사우스웨일스 상원 서면질의 5633번 '교사 부족'(teacher shortages)
https://www.parliament.nsw.gov.au/lc/papers/pages/qanda-tracking-details.aspx?pk=86572 (답변 2항)
2) 뉴사우스웨일스 교육부 정책도서관 'ClassCover 절차'(ClassCover procedures, PD-2024-0484-01)
https://education.nsw.gov.au/policy-library/policies/pd-2024-0484-01 (2.6항)
3) 뉴질랜드 <중등교사 단체협약>(Secondary Teachers' Collective Agreement)
http://www.ppta.org.nz/collective-agreements/secondary-teachers-collective-agreement-stca/part-6-leave (6.7조 리프레시먼트 휴가, 6.6.7조·6.6.7A조 안식휴가)
4) 뉴질랜드 교육부 '중등교사 안식휴가'(Secondary teachers' sabbatical)
https://workforce.education.govt.nz/current-teachers/sabbaticals-study-awards-and-study-grants/secondary-teachers-sabba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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