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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3 02:40 조회 3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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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신인 여주인공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최고의 광고회사에 운 좋게 입사합니다. 거기서 유능하지만 엄격하고 냉정한 젊은 남자 상사를 만나죠. 상사는 처음엔 여러모로 미숙한 여주인공을 자격 미달자 취급하지만, 어느새 그의 순수한 열정을 인정하고 끌리게 됩니다. 여주인공 또한 상사의 뛰어난 능력과 외모에 매료되고, 알고 보니 자신을 은근히 챙겨주고 있음을(흔히 ‘츤데레’라고 하죠) 깨닫게 되면서 두 사람은 어느새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언젠가 이런 드라마를 본 것 같은 분들, 굳이 기억을 되살리려 애쓰실 필요 없습니다. 이건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국 드라마 ‘조춘청랑(早春晴朗)’의 도입부입니다.
‘조춘청랑’은 2026년 8월 25일 중국 플랫폼인 유쿠(YOUKU)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24부작 드라마입니다. 중국의 유명 웹소설 작가 구냥볘쿠(姑娘别哭)의 작품을 극화한 것으로, 공개 2~3주 만에 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54개국에서 넷플릭스 톱 10에 올랐고, 영화 ‘먼 훗날 우리’(2018)를 통해 어느 정도 팬덤을 형성하고 있었던 징보란(정백연, 井柏然)은 이번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어 여성 시청자들의 커뮤니티에선 ‘정백연 앓이’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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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이유: 현대극이기 때문에
‘조춘청랑’이 상당히 큰 의미로 다가온 것은 무대가 현대인 로맨스 드라마라는 。 때문입니다. 사실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시청자들에게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어 낸 드라마로는 지난 3월 공개된 ‘축옥:옥을 찾아서(逐玉)’도 있었습니다. 주인공 장링허(장릉혁, 張凌赫)를 아시아의 톱스타로 만든 이 드라마는 아시아 12개국에서 넷플릭스 주간 순위 1 위에서 올랐고, 한국에서도 2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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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축옥:옥을 찾아서’는 중국식 장르 구분으로 고장극, 즉 사극에 해당했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현상으로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중국 사극은 작품성이나 인기 면에서 이미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조춘청랑’은 그동안 중국 드라마가 상당 부분 뒤처져 있다고 간주되던 현대극, 특히 로맨스 드라마 분야에서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 특히 K-드라마가 강세를 보여 온 중남미 지역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이 새롭습니다. ‘조춘청랑’에 이어 역시 현대 직장 로맨스물이며 유쿠 오리지널인 ‘대체할 수 없는’도 넷플릭스 방영 첫 주부터 24개국에서 톱 10에 드는 등 중드 열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인기를 놓고 보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혐중 정서는 분명 남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현상을 놓고 일각에선 벌써부터 ‘한드가 중드에 따라잡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습니다. 한국 드라마 업계가 2026년 들어 전반기의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등을 빼면 딱히 글로벌 히트작이랄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안방’을 중국 드라마에 내주고 있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체 구도를 볼 때 ‘따라잡힌 것이냐’는 질문은 아직 호들갑에 불과합니다. 다만 주목할 만한 .은 분명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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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겨울연가'가 떠오를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은 ‘조춘청랑’의 한국 내 히트가 어딘가 ‘겨울연가’의 일본 내 성공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는 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듯 2003년 일본 NHK 위성방송에서 시작한 ‘겨울연가’의 인기는 순식간에 일본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며 사회 현상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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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배용준은 슈퍼스타 ‘욘사마’로 다시 태어났고,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수많은 한국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한류를 정착시켰습니다.
당시 한국과 일본 드라마의 위상을 생각하면 이 성공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1990년대, 한국 드라마가 트렌디한 멜로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무렵 한국 창작자들의 이상은 일본 드라마였습니다. 오다 유지와 스즈키 호나미의 ‘도쿄 러브스토리’(1991), 아사노 아츠코 주연의 ‘101번째 프로포즈’(1991), 기무라 타쿠야의 ‘롱 베케이션’(1996), ‘러브 제너레이션’(1997) 같은 드라마들은 그 뒤의 한국 로맨스 드라마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000년대 초에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드라마를 만드는 나라는 단연 일본이었고, 많은 한국의 창작자들이 ‘일본 드라마 같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일본 작품을 연구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든 일본이든 드라마 업계 종사자들은 누구도 ‘겨울연가’의 성공이 당시 일본 드라마보다 세련되고 새로운 드라마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고전적인 스타일로 소화했다는 。에서 중년층 이상의 여성 시청층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것이 정설이었죠. 다시 말해 ‘복고풍’이었던 。이 인기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것입니다.
방송 당시 일본에서도 ‘겨울연가’는 ‘기억상실증으로 여자 주인공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 주인공’이나 ‘이복형제인 두 남자 사이의 한 여자’ 같은 요소들이 왕년의 히트작인 ‘별의 금화’(1995)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별의 금화’는 1995년 당시에도 ‘복고풍 드라마’라는 평을 얻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일지매’, ‘닥터로이어’ 등을 연출한 이용석 감독은 일본 연수 당시 NTV 관계자들로부터 이런 속내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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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나 방송사의 편성 담당자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기 때문에 언제나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것을 찾고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 2003년 시。에서 프라임타임용으로 ‘겨울연가’ 같은 드라마를 구상할 일본 방송사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겨울연가’의 히트는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보여준 셈이다. 분명히 그런 콘텐트를 원하는 주류 시청층이 여전히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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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드라마엔 이런 이야기가 없다"
‘조춘청랑’의 열혈 팬인 한 주부 시청자도 “주변의 한국 중년 여성들이 ‘조춘청랑’과 정백연에 열광하는 이유는 최근의 한국 드라마가 더 이상 이런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전혀 없지는 않죠. 여전히 한국 드라마는 전통의 강.을 살린 ‘K-로맨틱 코미디’들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 업계의 주류 창작자들이 미국 드라마 풍의 수사, 호러, SF 등 장르 드라마를 지향하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들이 이런 풍의 작품들을 선호하고 있고, 한국 드라마 업계의 가장 뛰어난 창작자들은 더 이상 달달한 ‘K-로맨틱 코미디’에 남아 있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미 다 해 본 장르’에서 새롭게 자신의 강.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2026년, ‘조춘청랑’의 성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드라마의 핵심 시청층이 중년 이상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춘청랑’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고 밝혔습니다. 분명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그런 드라마’를 원하는 시장이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이 경향이 과연 앞으로의 한국 드라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먼 훗날 중국 드라마 업계에서 ‘조춘청랑’이 어떻게 기억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송원섭
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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