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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안 봤습니다."
"북한에서 제작한 영화와 구성이 거의 일치한다."
영화는 보지 않았는데, 북한 영화와 구성이 일치하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면서 '색깔론'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전날(5일) 고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까지 찾아가 '역사전쟁·문화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이를 '인지전'과 '체제 전쟁'의 문제라고까지 규정했다(관련 기사: 육영수 생가까지 간 장동혁 vs. "정치가 나설 일 아냐" 선 그은 김민석 https://omn.kr/2k0oh).
국민의힘도 장단에 맞춰 지원사격을 이어갔다. 국정감사 첫날부터 당 지도부는 <암살자(들)>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집중 추궁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회의 직후에는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TK) 의원들은 별도 기자회견까지 열어 영화 상영 중단과 해외 영화제 개막작 선정 철회를 정부에 요구했다.
여권에서 "영화를 가지고 너무 정치화하고 진영화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며 정치권 개입에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힘은 오히려 전선을 넓히는 모습이다. 일부 지지자들의 제작사와 배우를 향한 악성 공격에도 오히려 기름을 끼얹는 셈이다.
"보이지 않는 전쟁… 분명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
장 대표는 6일 문화일보 유튜브 <허민의 정치카페> 인터뷰에서 <암살자(들)>을 봤느냐는 질문에 "전 안 봤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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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게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좌파 핵심 인물들을 중앙부처의 중요한 장관 자리에 앉힘으로써 대한민국 시스템 전체를 왼쪽으로 완전히 옮겨 놓으려고 하는 시도"를 '진지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영화와 역사 문제를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인지전'에 연결했다.
장 대표는 "이승만 대통령을 계속 폄훼하려고 하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공로 대신 과오만 부각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고 건국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암살자(들)>을 두고 "북한에서 제작한 영화하고 이야기 구성이 거의 일치한다"라며 "대한민국의 산업화마저도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를 직접 보지 않았다고 밝힌 장 대표가 곧바로 영화의 이야기 구성과 정치적 의도까지 단정한 셈이다. 그는 "좌파 진영 전체에서 중요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그런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라며 "분명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전날 육영수 여사 생가에서 '역사전쟁·문화전쟁'을 선언했던 장 대표는 이날 한발 더 나아가 이를 '체제 전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맞서 싸우지 않으면 결국 대한민국 체제 변경이 올 수밖에 없다"라며 "국민의힘이 이런 역사 전쟁과 문화 전쟁의 맨 앞에 서서 국민들과 함께 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국감 첫날부터 '암살자(들)' 공세… 해외 영화제에도 의원 전원 명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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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 관련 발언하는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당 지도부도 이날 오전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영화 관련 공세를 이어갔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최근 DMZ 지뢰 폭발 사건을 언급한 뒤 "10년 뒤, 20년 뒤에도 이 피 묻은 진실이 온전히 기억되겠는가"라며 훗날 누군가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내용의 영화나 소설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암살자(들)>을 "파렴치한 역사 왜곡이자 희생자들의 명예를 짓밟는 2차 가해"라고 규정하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전날 장 대표의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을 거론하며 "단순히 한 편의 영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다"라면서 "무책임한 역사 왜곡과 정치적 음모론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감사에서도 이 영화를 주요 쟁.으로 다루겠다는 방침이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문체부 국감에서는 패륜적 역사 왜곡 영화 <암살자(들)>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라고 예고했다. 교육위 간사인 이인선 의원도 학교 단체관람 문제를 두고 "학교는 특정 이념을 주입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해외 영화제를 향한 대응 방침도 구체화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국제영화제 출품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영화제에도 같은 입장을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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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을 둘러싼 국내 정치권의 공방을 해외 영화제까지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TK 의원들 "상영 즉각 중단"… 배우에게도 "사죄할 부분 있으면 사죄"
국민의힘 TK 의원들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 모여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제작사의 "백배 사죄"와 영화 상영 즉각 중단, 배급사·상영관의 '탄흔 티켓 굿즈' 제작·배포 경위 공개와 사과를 요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싱가포르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선정을 철회해달라고 직접 요청하고, 영화 제작 및 공공기관 투자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이 있었는지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보이지 않는 권력이 교활하게 큰 그림을 그려 놓고 외압을 행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주장까지 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출연 배우 자택 앞 집회와 관련해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 것도 문제 삼았다. TK 의원들은 이를 "거의 협박조"라고 표현하면서 "집회 제지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 아니라 역사 왜곡 영화의 상영 중지부터 요청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회견 뒤 김 의원은 출연 배우들을 향해서도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배우 신변을 위협하는 행위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시나리오나 이런 내용들이 굉장히 왜곡돼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도 출연 결정했을 텐데"라며 출연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배우들을 압박했다.
이어 "국민한테 사죄해야 될 부분이 있으면 사죄하고 그런 부분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배우에 대한 물리적 위협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출연 자체에 대한 해명과 사과까지 요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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