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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08 09:14 조회 3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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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은 세 가지다.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 시간을 달리 쓰는 것, 그리고 사는 장소를 바꾸는 것이다. 김보희(74) 작가에게 그것은 세 번째였다. 오랜 터전인 서울을 떠나 제주에 정착해 산 것이 작가 인생에 전기를 가져왔다. 이화여대 동양화과 출신으로 모교에서 동양화과 교수로 지내며 작업을 병행하던 그는 2017년 정년퇴직 이후 아예 근거지를 제주로 옮겼다. 그러곤 서귀포와 중문 사이에 위치한 자택 정원 풍경을 본격적으로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제주 사는 기쁨’을 담은 그 풍경으로 그는 아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제주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2020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호미술관에서 가진 개인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심신이 지친 관람객들에게 ‘초록의 위로’를 선사하며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방탄소년단(BTS)의 RM이 다녀간 뒤 전시가 더욱 입소문이 나면서 그는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얻었다. 칠십이 넘어 미술시장 블루칩 작가로 최고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그가 신작을 모아 금호미술관 옆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 ‘향하여: 빛이 있었다(Towards : There was light)’를 열고 있다. 지난달 중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 작가에게 ‘제주 사는 기쁨’을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 온라인 . “사시사철 초록이 있는 곳”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야자나무, 동백나무, 선인장, 용설란 등 겨울에도 죽지 않아 초록을 선사하는 나무들”이 캔버스에 담겼다. 그는 “남들이 하와이 같다”며 부러워하는 그곳에서 자신이 누리는 일상의 기쁨까지 담아낸다. 산책 후 느긋하게 엎드려 있는 검은 반려견 레오, 방금 커피를 마시고 자리를 떠난 듯 식어 있는 빨간 머그잔은 초록의 정원에서 매일 즐기는 눈부신 일상의 흔적이다. 그런데, 이 그림이 전형적인 한국화처럼 작은 크기로 그려졌다면 관람객들이 제주 풍광으로 첨벙 뛰어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을까. 미술에서 크기, 즉 작품의 스케일은 아주 중요하다. 미국 추상표현주의 작가인 마크 로스코나 바넷 뉴먼은 추상 작품을 크게 그렸을 뿐 아니라 관람객이 바짝 붙어서 관람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작품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했다. 마찬가지로 김보희 작가는 전통 한국화에서는 쉽게 성취할 수 없었던 엄청난 크기에 제주 풍광을 담아냈기에 관람객들은 그의 정원 속으로 초대받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금호미술관 전시에서는 큰 작품이 캔버스 전체가 세로 4m나 됐다. 온라인파칭코게임 그는 100호 캔버스를 격자처럼 층층이 이어 붙여 거대한 크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쓴다. 이번 갤러리현대 전시에서도 성인 키보다 큰 높이 2m 캔버스에 제주 풍경을 담은 작품이 나왔다. 그림이 너무 커서 야자나무 잎이 달린 꼭대기는 보이지 않고, 아래 둥치 부분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관람객이 면전에서 그 나무를 마주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 ‘지금, 여기’의 감각이야말로 관람객들이 작품에 환호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거대한 스케일은 제주에 집을 짓지 않았다면 가질 수 없는 작업 결과물이다. 제주 자택의 작업실은 층고가 5m나 된다. “서울에서는 높아야 3m”였는데 말이다. 김보희 작가의 제주 회화가 누리는 인기는 스케일로만 설명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이유가 또 있다. 그것은 색이다. 기름진 유화 물감이 아니라 전통적인 채색화 안료인 분채와 석채를 쓰기에 색감이 차분하다. 번들거리는 초록이 아니라 벽화의 흙벽에 스며든 듯 자연과 밀착된 초록은 사람을 안아주는 포용성이 있다. 멀리 푸른 바다가 보이는 정원의 야자수 나무 둥치는 언뜻 그리스 신전 기둥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국적인 제주 풍경화는 그들의 풍경 같으면서도 묘한 동양적인 색감을 풍기기에 해외 미술 애호가들도 환호한다. “프리즈 뉴욕 아트페어, 바젤 파리 아트페어에도 나갔는데 거기서 반응이 좋아 그림들이 다 팔렸어요. 황금성릴게임 내 작품은 동양화 물감으로 그린 거니까 서양화와 다르게 보이는데, 그게 신기하면서도 감정 이입이 되니까 좋아하는 것 아닐까요.” 이번 전시에는 햇빛 비치는 제주 풍광과는 전혀 다른 정서의 풍경화를 지하 1층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제주 생활 이전에 작은 캔버스에 담았던 강원도 정선, 영월 등지의 풍경이다. 그 시절 풍경이 그리워 새로 그렸다. “원하는 이상적 풍경을 찾아 곳곳을 누볐지만 내가 원하는 그런 풍경은 없었어요. 어느 날 내가 원하는 풍경은 내가 그려야겠다, 싶더라고요. 현실 풍경에서는 모래사장도 있고, 배도 있고, 시골집도 있고, 전깃줄도 있었지만, 그런 걸 다 뺐어요. 그냥 산과 강만 있는 태초의 풍경 같은 그런 걸 담아내고 싶었어요.” 대상을 아주 단순화시켜 산과 강만 넓은 색면으로 존재하는 ‘태초의 풍경’은 달빛 비치는 밤이거나 별마저도 스러진 새벽 풍경이다. 동양화 물감으로 그린 서양화 같은 제주 풍광보다는 붓질에서 전통적인 기법에 더 기대 산의 나무는 붓으로 쌀알을 찍듯 미。준(米點皴)으로 그렸다. 산의 초록과 강의 파랑은 그래서 전통 산수화 같으면서도 추상화하려는 시도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비친다. 햇빛 환한 이국의 제주도 풍경과 태초의 자연 같은 강원도 풍경. 둘 중 어떤 게 마음에 들까. 전시는 18일까지이므로 관람을 서둘러야 한다. 바다가 보이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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