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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창작을 두고 저작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을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 AI에 대한 관심과 이를 활용한 문화예술 작업이 늘고 있지만 ‘창작’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대중음악계다. AI로 만든 음악이 진짜 음악인지 아닌지부터 시작해 ‘저작권’ 등록이 가능한지 등 쟁.이 잇따르고 있다. 물론 저작권 부여 대상은 원칙상 인간의 창작물에 한정된다. 하지만 AI 활용의 경우도 인간의 창작이 있을 경우 ‘저작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토론자는 “현장에서 작곡가들에게 AI 활용 여부를 물으면 ‘네, 저도 AI를 사용합니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런데 작업 중인 이번 곡에서도 AI를 활용했느냐고 하면 ‘아니요. 이번 곡에서는 AI를 활용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AI 활용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에는 샤이(부끄러운)한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계 전반적으로 AI 활용이 만연한, 또는 일상화된 현실이지만 실제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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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제도 하에서 음악 창작시 AI를 썼다면서 저작권 등록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AI 도구로 만들었다고 공개한 조선힙합의 음악 ‘마음의 숲’은 멜론 톱100 차트에 진입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신탁 등록이 안돼 저작권료는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고 정의돼 있다. AI 도구를 통해 만든 음악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AI를 부분 활용하고 인간의 기여가 높을 경우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리작가 사건’이 언급됐다. 조영남이 조수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그림을 판 것이 대법원에서 결국 무죄를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AI가 만약 ‘조수’ 역할을 하면 어떤가 하는 것이다.
최근 AI 음악이 범람하는 가운데 신탁 등록 기구인 음저협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음저협은 지난달 3일 AI를 활용한 음악 가운데 인간 창작자가 작사, 작곡, 편곡 등 전 과정에서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면,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신탁 등록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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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화계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개입하면서 음저협의 새 방침은 곧바로 철회됐다.
국내에서 특정 문화 작품의 저작권 등록을 담당하는 것은 문체부 산하 한국저작권위원회다. 반면 음저협은 음악 분야에서 저작권 신탁 등록을 한다. 이를테면 음악과 같은 창작물은 어딘가에 등록하거나 공개되지 않더라도 제작과 동시에 저작권이 생긴다. 다만 이런 창작물의 사용료를 작가 개인이 징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수익화 과정’을 협회에 신탁 등록하게 된다.
협회 신탁 등록이 가능해지는 것이 곧 AI 창작물에 저작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AI 관련 음악’에 대해 음저협이 신탁 등록을 받는 것은 실제 AI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에서 다른 분야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22일 토론회는 앞서 신탁 등록 논란 이후 다양한 의견을 듣는 공론화 차원에서 마련됐다. 음저협 개정안에 따르면 AI 활용 음악 가운데 신탁 등록할 수 있는 핵심 기준은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창작 기여’다. 구체적으로는 AI 프로그램을 통한 단순 프롬프트(명령어) 입력만으로 자동 생성된 AI 산출물은 제외하되, 인간이 멜로디·가사·구조·편곡·구성 등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관여한 음악은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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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작사·작곡·편곡 등 부분별로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판단하도록 했다. 또한 AI 활용 음악 등록 시 활용 영역, 사용한 도구명, 활용 방식과 함께 인간의 창작적 기여 내용을 기재하고, 때에 따라서는 창작 과정을 기록한 증빙 자료를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 신고 시 3배 이내의 위약금을 내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AI가 아닌, 인간의 창작 기여를 정확히 확정할 수 있느냐 여부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서다. AI의 활용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AI 활용이 기존의 ‘표절’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현재 한 줄만 표절해도 표절이고 이는 창작자의 생존을 가를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인데 AI를 사용하는 것이 어떻게 인정될 수 있느냐다.
그럼에도 일단 이번 토론회에서는 AI 활용 음악을 인정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는 。은 주목할 만하다. AI 활용 음악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정상 시장에 포함해야 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AI 활용 음악의 저작권 등록은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출판이나 미술 등 다른 문화콘텐츠 분야의 저작권 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음저협 신탁 등록 문제만이 아니라 문화계 전체의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해결은 빠를수록 좋다. 문화예술계가 AI 활용을 통해 돈 한 푼 벌 수 없다면 ‘AI 3대 강국’은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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