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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산 경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이른바 ‘경유딜’이 무산될 조짐이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으로 향하던 첫 유조선 일부가 갑자기 항로를 변경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영국과 유럽연합(EU)·캐나다의 제재 대상인 홍콩 소유의 시에라리온 유조선 ‘레루오’호가 지난 2일 목적지 신호를 미국 대서양 연안에서 브라질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조선인 ‘탈리스만’호도 대서양을 벗어나 지중해로 향해, 현재 알제리 앞바다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선박은 목적지를 ‘지시 대기’로 표시했는데 이는 아직 화물의 구매자나 최종 목적지가 확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러시아산 경유를 싣고 있는 그리스 소유의 ‘아기오이 판테스’호는 미국을 향해 항해 중이다. 다만 이 선박도 목적지를 ‘지시 대기’로 표시하고 있다. 선사 측은 앞서 FT에 “하역 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지시 대기 상태로 항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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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한 달 앞둔 시。인 지난달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가 미국 및 세계 시장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11월 중 50만t을, 그 직후엔 100만t 등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22일 러시아산 경유를 담은 첫 유조선들이 미국으로 출항했다. 애초 이 유조선들은 오는 7일 이후 순차적으로 미국 동부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원자재 데이터업체 케이플러의 애널리스트인 매트 스미스는 “아기오이 판테스호는 이번 주말 뉴욕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미국 구매자들이 규제·입법·제재 문제 때문에 주저하는 태도를 보이면 이 유조선도 항로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조선 운항사 토름의 야콥 멜드가르드 최고경영자(CEO)는 “의회가 민주당 우위가 되기 전부터도 러시아를 세계 경제에 다시 편입시키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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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레루오호를 비롯해 탈리스만호도 미국과 영국·EU의 제재 대상 선박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내에서 법적·안보적 논란이 일었다. 앞서 민주당 고위급 의원들과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 은행과 항만 당국 등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산 경유 수입에 관여할 경우 의회 조사와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이번 경유 거래가 공화당에 별다른 정치적 이득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 가격을 낮춰 정치적 지지를 얻을 목적으로 거래를 타결했지만,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결과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 결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현재 미국의 경유 공급 사정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유 재고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1억 배럴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 선물 가격도 이란 전쟁 이후 60% 이상 상승했다.
☞ 미·러 ‘경유딜’에 트럼프 ‘젤렌스키 교체’ 주장까지…파장 일파만파
https://www.khan.co.kr/article/001#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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