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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와 여행안내서, 미디어를 통해 자주 보게 되는 국가유산은 이미 상식처럼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경상남도에만 모두 41건의 무형유산이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이름과 내용, 그것을 지켜온 사람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지역 유산을 조명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고, 그때마다 '기록의 필요성'과 '계승의 위기'가 이야기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은 쉽게 흩어진다. 이 기획은 단순히 지역 유산을 나열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지역의 시간과 감각 그리고 그것을 오늘까지 이어온 사람들의 현재를 차분히 따라가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일이다. 1941년생인 박종섭 ㈔향토민속보존협의회 이사장은 가난 탓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2년이 지난 1972년 32세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거창고등학교를 졸업한 박 이사장은 당시 모교의 전영창 전 교장과 전성은 교장의 권유와 경제적 도움으로 계명대학교에 입학했다. 국문학을 전공한 박 이사장은 조동일·서대석 교수로부터 '구비문학' 강의를 들으며 민요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 농사를 지은 경험은 민요를 이해하는 토대가 됐다. 박 이사장은 이듬해인 1973년 대학 2학년 여름 방학 때 동네(거창군 거창읍 가지리 개화마을) 들길을 지나던 중 농민들이 논에서 주고받는 모심기소리를 듣고 받아 썼다. 그때 민요와 함께한 삶이 시작됐다. 1975년 1학기에 대학을 수료한 박 이사장은 그해 9월 거창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휴일과 방학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거창 곳곳을 누비며 민요와 전설을 수집했다. 박 이사장은 1979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진행한 자료 조사 작업에 참여하면서 거제로 활동 범위를 넓혔고, 이때의 인연으로 경북 군위·달성·선산 등지의 민요와 전설까지 접할 수 있었다. 이후 경기 과천 등 전국으로 조사 범위를 넓혀갔다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 낡은 오토바이가 고장 나 오도 가도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어떤 마을에서는 간첩으로 몰려 녹음기를 압수당했으며, 또 다른 마을에서는 상엿소리를 채록하다가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수십 년간 찾은 마을만 수백 곳. 발굴한 민요와 전설은 60분짜리 테이프 2500개 분량에 달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테이프가 늘어지는 등의 이유로 버려진 것만 수백 개였다. 박 이사장은 2008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남아 있던 자료를 국립국악원에 기증했다. 저서만 해도 <민요와 한국인의 삶 1·2>를 비롯해 <거창의 전설>·<과천의 민요와 설화>·<거창의 민요>·<산청군의 마을신앙>·<함양의 무속>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함양군 마을신앙>을 냈다. 그는 2022년 82세에 계명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주목받기도 했다. 박 이사장이 발굴하고 고증한 소리 중 거창삼베일소리·거창일소리·거창상여디딜방아액막이소리가 있다. 모두 거창에서 전승되는 소리로, 거창삼베일소리는 1995년, 거창일소리는 2004년, 거창상여디딜방아액막이소리는 2016년에 지금의 경남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지난 10월 24일 거창전수교육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3개 소리의 공개 행사에서 박 이사장은 현장에 있었다. 거창일소리 보유자이기도 한 그는 공연장을 울리는 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거창상여디딜방아액막이소리 바다이야기다운로드 "(전략) 영험하고 기염하신 사두별상 마마님네(선창) / 너너 넘화넘차 너화넘차 방애여(후창) / 강남조선 경상도땅 거창인명 수명을랑 / 너너 넘화넘차 너화넘차 방애여(이하 후창 생략) / 남자수명 수천명에 여자수명 수천명에 / 어린아이 방손들도 받은수명 수천명인데 / 명복으로 수복으로 고루고루 갖고나와 / 마마손님 별상손님 범접하지 못하온데 / 떠나가소 떠나가소 거창땅을 떠나가소 / 가더래도 섭섭잖게 대접을랑 하오리다 / 진수성찬 마련하여 정성으로 대접하니 / 섭섭하다 마오시고 기분좋게 운감하고 / 금년한해 우리마을 이집저집 드신손님 / 만단진수 차린음식 기분좋게 드옵시고 / 앞물을랑 드지말고 뒷물을랑 깨끗하게 (후략)"(상여디딜방아소리 중) 첫 번째 무대는 거창상여디딜방아액막이소리였다. 우리 선조들은 그해 액운이 들어올 것으로 보이면 정초에 액막이를 했다. 전염병이 도는 시기를 전후해서도 액을 막았다. 과거에는 의술이 발달하지 않아 마을 내 한 집에서 전염병이 발병하면 마을 전체를 도는 경우가 허다했다. 속수무책으로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일을 막으려는 신앙은 다양했는데, 거창에서는 디딜방아를 훔치는 풍습이 있었다. 천연두를 예방하려는 방편으로, 민간에서는 절굿공이가 마마 자국을 낸다면서 방아손님을 상여에 태워 보내면 액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웃 마을 어느 집의 디딜방아를 훔쳐 오려면 주인이 잠들어야 했기에 아낙들은 한집에 모여 다듬이질·물레질·삼 삼기 등을 했다. 이때 다듬이소리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디딜방아를 훔쳐 나오면 준비해 둔 상여에 방아를 얹어 둘러메고 상여디딜방아소리를 하며 돌아왔다. 이튿날 아침 마을 당산나무에 방아를 거꾸로 세우고 제를 올렸고, 이어 한 명씩 재액을 물리쳐달라는 소원을 빌며 소지(부정을 없애고 신에게 소원을 빌고자 흰 종이를 태워 공중으로 올리는 일)를 하고 절을 했다. 마을 살림살이가 풍요하면 무당을 청해 마마배송굿을 했다. 이날 이정민 보유자와 보존회 회원들은 방아찧기소리를 시작으로 다듬이소리, 물레소리, 삼삼기소리, 질구나기, 상여디딜방아소리, 액막이타령을 선보였다. 거창상여디딜방아액막이소리는 민속과 민요, 무속과 무가가 공존한다. 골드몽릴게임 상여디딜방아소리와 액막이타령 등 무가가 마을 주민 사이에서 전승됐다는 .은 눈여겨볼 특징이다. 제가 끝나자 액막이타령을 했다. "어루액이야 어루액이야 어기어차 액이로구나(후창) / 정월에드는 액방아는 대보름날에 막고 이월에드는 액방아는 이월한식에 다막아낸다(선창) / 어루액이야 어루액이야 어기어차 액이로구나 / 삼월에드는 액방아는 삼월삼진날 막고 사월에드는 액방아는 연등불로 다막아낸다 / 어루액이야 어루액이야 어기어차 액이로구나 / 오월에드는 액방아는 오월단오로 막고 유월에드는 액방아는 유월유둣날 다막아낸다 / 어루액이야 어루액이야 어기어차 액이로구나 (후략)"(액막이타령 중) 거창삼베일소리 두 번째 무대는 거창삼베일소리였다. 거창삼베일소리는 거창삼베길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삼베길쌈이란 여성들이 가정에서 삼(대마)을 이용해 삼베(삼실로 짠 천)를 만드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거창삼베길쌈은 △삼 잎 치기 △삼 삶기 △삼 말리기 △삼 뭉치 만들기 △삼 톱기 △삼 삼기 △물레질 △실 나르기 △베매기 △베짜기 순으로 진행된다. 삼에서 얻은 섬유를 실로 잇고 베로 짜는 작업을 하면서 부른 소리가 삼베일소리였다. "이삼삼아 옷해입고 무덤산에 놀러가세(선창) / 칠월인가 팔월인가 벌초군이 만발했네(후창) / 잠아잠아 오지마라 칠월칠삼 묵어난다(선창) / 칠월칠삼 묵어나면 말도많고 숭도많다(후창) / 다죽거라 다죽거라 삼씨장수 다죽거라(선창) / 이삼저삼 삼을적에 두무릎이 다불켰네(후창) / 유월칠월 짧은밤에 단잠을랑 다못자고(선창) / 전지다리 앞에놓고 자불기는 웬일인고(후창) / 잠도와서 자자하고 임도와서 자자는데(선창) / 원수놈의 시오마씨 삼한몫을 또담그네(후창) (후략)"(삼삼기소리 중) 거창삼베일소리는 삼밭매기소리, 삼잎치기소리, 삼겆소리, 삼삼기소리, 물레소리, 베나르기소리, 베매기소리, 베짜기소리로 이뤄져 있다. 릴게임,릴박스,릴짱,게임몰,릴게임사이트 삼밭매기소리, 삼잎치기소리, 삼겆소리는 삼밭 등지에서 했다. 삼삼기소리, 베나르기소리와 베매기소리는 마당에서 했으며, 물레소리와 베짜기소리는 집안에서 했다. 전승되는 소리 중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소리를 추려 원형을 재구(흩어져 있거나 남아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거창에서는 두레삼(두레를 이뤄 삼베를 짜는 일)을 했다. 앞니로 삼 끝을 훑어 무릎 위에 올려서 한올 한올 잇는 작업을 삼 삼기라고 한다. 날이 저물면 아낙들은 삼 삼기를 하려고 한집에 모여 마당에 멍석을 펴고 두레삼을 하며 소리를 했다. 소리에는 여성들의 일상생활 속 감정이 녹아 있었다. 베매기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베틀의 바디(대오리를 참빗살처럼 세워 만든 틀)에 날줄을 끼워 도투마리(베를 짜기 위해 날줄을 감아 놓은 틀)에 연결해 감아서 올리는데, 이때 보릿겨로 끓인 풀을 실에 매기면서 낸 소리다. 아낙들은 베매기를 하면서 신세를 한탄했다. 서사민요가 많았는데, 대표적인 소리가 시집살이소리였다. "안의거창 조시랭이 열다섯에 머리를얹어 열에여섯에 시집가니 / 시집가던 삼일만에 밭이라고 매라하니 / 어머니도 들어보소 저의밭이 어데있소 / 뒷동산에 올라서면 광넓고 사래진밭이 내밭이네 / 한골매고 두골매고 삼사골을 매고나니 / 。심때가 늦었구나 집이라고 찾아오니 / 원수님의 시오마씨 에라요년 요망한년 / 그걸싸 일이라꼬 삼세조식 찾아왔냐 / 밥이라꼬 주는것이 사발가에 볼라주네 / 반찬이라 주는것이 접시가에 볼라주네 / 숟가락이라 주는것이 통시가에 던지주네 (후략)"(시집살이소리 중) 거창일소리 마지막 무대는 거창일소리였다. 거창일소리는 논농사소리로, 첫째 소리인 어산영(나무꾼소리)을 시작으로 못둑다지기소리, 보리타작소리, 모찌기소리, 모내기소리, 논매기소리, 벼타작소리, 칭칭나네 등 여덟 과장으로 구성돼 있다. 어산영과 못둑다지기소리가 포함돼 있어 우리 선조들이 가을걷이 이후에도 이듬해 초봄까지 나무를 하고, 못둑을 만들거나 다지는 등 사시사철 농사일에 매여 살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릴천지릴게임 . 나무꾼소리나 풀꾼소리라고도 하는 어산영의 첫 마디는 '에이'다. 길게 토해내는 '에이~' 다음에 소리가 이어지는데, 평소 드러내지 못했던 속내를 산속이나 들에서 토해내는 순간이었다. "에이 올라가네 올라가네 양쪽끈에 목을옇고 에이 줄역태산 올라가네 / 구야구야 가리갈가마구야 지리산 갈가마구야 / 너는 무신팔자 그리좋아 구중구천 높이떠 댕기는데 어이 / 이내팔자 무슨 팔자라서 어이 밥만 먹으면 산에만 댕기노 / 어이 다리여 다리여 아이고 다리여"(나무꾼소리 중) 못둑다지기소리는 망깨소리·달구소리라고도 한다. 농한기에는 가뭄에 대비해 크고 작은 못(저수지)을 만들어 물을 모아놓았다가 다음 농사 때 가뭄이 지속될 경우 논에 공급했다. 둑이 견고하지 않으면 터질 수 있어 물이 새지 않도록 다졌는데, 이때 못둑다지기소리도 했다. 공동체가 힘을 합쳐 망깨나 달구를 들어 올렸다가 놓으면서 소리를 했기에 박자를 비롯해 호흡이 맞아야 했다. "어이야러 망깨여(선창) / 어이야러 망깨여(후창) / 다져보세 다져보세 / 어이야러 망깨여 / 이못뚝을 다져보세 / 어이야러 망깨여 / 천근망깨는 공중에놀고 / 어이야러 망깨여 / 백근이몸은 땅위에논다 / 어이야러 망깨여 / 천근망깨가 올라갈땐 / 어이야러 망깨여 / 번개같이 올라가고 / 어이야러 망깨여 / 망깨가 땅에 떨어지면 / 어이야러 망깨여 / 천둥치는 소리가난다 / 어이야러 망깨여 / 지동치는 소리처럼 / 어이야러 망깨여 / 온천지가 진동을하네 / 어이야러 망깨여 (후략)"(못둑다지기소리 중) 공개 행사를 마무리하는 소리는 칭칭나네였다. 과거에는 세벌매기가 끝나면 상머슴을 무등에 태우고 칭칭나네를 하며 마을로 들어갔다. 주인이 음식을 내어놓고 펼쳐놓은 놀이마당에서 마음 놓고 놀며 고단함을 달랬다. 이날은 관람객들이 무대에 올라 대동놀이로 흥을 나눈다. "칭이나 칭칭나네(선창)", "칭이나 칭칭나네(후창)". 다 / 어이야러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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