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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연합뉴스는 오는 3일 한일 간 공조를 주제로 한 '2026 미래경제포럼' 개최를 앞두고 한일 양국에서 협력 활동에 몸담아 온 각계 인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정관계는 물론 재계, 문화, 스포츠, 학계, 시민사회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한목소리로 양국이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는 20년간 양국을 오가며 일본 교사와 공동수업을 이끈 조은경 전주 근영중학교 수석교사의 인터뷰를 끝으로 12편의 기획기사를 마무리합니다.]
조 교사는 2005년부터 매년 동아시아 평화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한일 공동 역사 수업을 개최하고 있다.
한일 양국의 교사들이 서로의 학교로 오가며 학생들과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어느덧 3천명이 넘는 학생이 수업을 수강했다.
학창 시절 세계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조 교사는 교직에 몸담은 뒤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자신과 다른 삶을 이해토록 돕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일월드컵이 열린 2002년 한일 교원단체가 주관하고 교육부가 지원한 '한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에 교사 대표로 참여하며 일본의 교사들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때 맺은 인연은 2004년 도쿄에서 개최된 '한일 역사회의'를 거치면서 양국 교사들이 참여하는 공동수업 구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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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서 조 교사는 친분이 있던 일본 교사들과 올바른 역사 인식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함께 수업해보자는 뜻을 모았고, 2005년 첫 번째 공동수업이 근영중에서 열렸다.
이후 그는 공동수업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 3·1 운동의 의미 등을 가르치며 학생들이 역사적 아픔을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조 교사는 "올해는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맞아 한중일 공동수업을 개최했다"며 "일본 선생님은 일본어판 '나의 소원'을 가지고 오셨고, 중국 선생님은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다녀온 경험을 나눠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구 선생님이 꿈꿨던 문화와 평화의 가치가 서로의 역사를 배우려는 선생님들의 정성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에 조금씩 스며들었을 것"이라며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은 이렇게 함께 읽고 듣는 시간 속에서 자란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공동수업을 진행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는지 묻자 "안중근 의사를 연구하는 스즈키 선생님과는 20년째 함께 수업하고 있는데, 2024년 고별 수업을 하며 마음이 뭉클했다"며 "2008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니시무라 마치코 교수 등 오랜 신뢰를 이어온 분들이 있어 학생들에게 꾸준히 만남의 기회를 열어 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수업이 20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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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사는 "보수적인 일본 교육 당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고, 한국에서도 수업의 내용을 오해받은 적이 있다"며 "공동수업에 참여한 일본 교사들이 온라인에서 공격받기도 하는 등 조심스럽고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동료 교사들의 도움과 교실을 떠난 뒤에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간직한 학생들 덕분이었다.
조 교사는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수업의 취지를 설명했고, 함께하는 교사들이 서로를 지탱해줬다"며 "무엇보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질문하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 공동수업을 수강했던 학생이 교사가 됐다며 자신도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편지를 보내주기도 했다"며 "제가 만난 학생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배움을 이어가고, 이제 제가 만나지 못할 사람들에게까지 그 배움을 전한다는 것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조 교사는 무엇보다 공동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이 타인의 아픔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희망했다.
그는 "학생들이 누군가를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이 왔을 때 교실에서 나눴던 대화가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이어가는 학생들이 일본 이외에도 다른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만나 역사와 삶을 이해하고 함께 질문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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