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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로 한 .이 나타났다. 작아 보이던 。이 .。 커지더니 어느새 큰 배로 바뀌었다. 작전을 마치고 모항으로 돌아오는 해군의 군수지원함 천지함(AOE-57)이었다. 천지함은 항구의 입구와 같은 범섬을 막 지나쳤다. 마치 큰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양이라 불린 섬이 범섬이다.
마중을 나간 예인선 두 척이 곧 천지함에 붙어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부두로 인도했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제주 해군기지의 정식 명칭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천지함이 소속한 해군 기동함대가 자리 잡았다.
지난 10일 제주 해군기지에는 유도탄고속함 박동진함(PKG-728)이 홀로 정박했는데, 천지함의 입항으로 2.5㎞ 길이의 부두를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게 됐다. 기동함대는 10월 현재 이지스 구축함 4척, 4400t급 구축함 6척, 군수지원함 4척 등으로 이뤄진 함대다. ‘해군의 최신·최강 전력을 기동함대에 담았다’고 할 정도의 위세다.
그런데도 넓은 제주 해군기지에 단 두 척만이 닻을 내린 건 기동함대의 특성 때문이다. 해군의 1함대(동해), 2함대(서해), 3함대(남해)는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킨다. 기동함대는 책임해역이 따로 없다. 어느 해역이든 가리지 않고 작전한다는 게 정답이다. 영해 수호 작전은 기본이며, 해외 파병 작전도 기동함대가 담당한다.
기동함대는 지난 2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청해부대 49진으로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DDH-975)을 보냈다. 청해부대 48진 왕건함(DDH-978)은 충무공이순신함과 교대한 뒤 귀국행 항로를 잡았다. 북한이 지난 3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발사했다. 앞서 기동함대의 이지스 구축함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러 출동했다. 다른 배들도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거나 훈련 중이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영해와 원해를 넘나드는 기동함대의 모습이다. 해군 관계자는 “관함식과 같은 행사나 대규모 훈련이 아니면 기지 부두는 보통 한갓진 편이다. 대부분 작전이나 훈련, 정비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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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바빠 배들이 기지에 모인 시간이 적다는 뜻이다. 제주 해군기지가 올해로 준공 10주년을 맞았다. ‘Focus 인사이드’가 제주 해군기지와 기동함대의 ‘오늘’을 보러 9~10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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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는 해양안보의 최전선
제주 해군기지는 제주도 남쪽 서귀포시 강정에 만들어졌다. 기지가 축구장 75개 넓이다. 해군기지 옆에 강정 크루즈 여객터미널이 있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서 ‘민군복합형’이 붙은 이유다. 둘을 합하면 20여 척의 해군 함정과 함께 22만t 크루즈선 2척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항구다.
강정 크루즈 여객터미널엔 지난해만 크루즈선 183척이 드나들었다. 이틀에 한 척인 셈이었다. 올해 예상은 211척이다. 이는 제주시에 있는 제주 크루즈 여객터미널의 올해 크루즈선 입항 예상(137척)보다 두 배 가까운 수치다.
강정 크루즈 여객터미널이 제주 크루즈 여객터미널보다 더 붐빈 이유가 있다. 제주도를 찾는 크루즈선은 주로 중국 상하이(上海)나 일본 후쿠오카(福岡)·나가사키(長崎)에서 온다. 이들 도시는 제주시보다 강정 쪽이 더 가깝다. 또 강정 크루즈 여객터미널이 제주보다 더 큰 배가 더 많이 입항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군은 왜 제주 해군기지를 강정에 지었을까. 동북아시아 지도를 뒤집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제주도 강정은 동북아시아 해양의 요충지다. 여기를 틀어쥐면 서해와 동해를 통제할 수 있다.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또 동중국해,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바닷길이 여길 거쳐간다. 전략적으로 포석해야만 할 ‘맥。’과 같은 곳이 제주도 강정이다.
최근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미국·일본의 맞대응으로 불거진 동북아시아의 패권 경쟁이 거세지고, 대만 해협·동중국해에서의 무력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전략적 환경에서 제주 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의 주권과 이익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또 대한민국의 경제적 동맥인 해상교통로(SLOC)를 보호하는 데 제주 해군기지 만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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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대외무역은 중량 기준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해상운송에만 의존한다. 특히 중동~인도양~믈라카 해협~남중국해로 거쳐 들여오는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가 끊기면 대한민국의 경제에 치명적이다.
제주 해군기지에 기동함대를 두지 않고서 해양안보를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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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의원의 박수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
일찍부터 국방부와 군 당국은 제주를 ‘전략 기동함대’의 근거지로 。찍었다. 그리고 제주 해군기지를 계획에서 현실로 바꾼 동력은 한국의 대표적 ‘진보’ 대통령들이 댔다.
2001년 3월 19일 김대중 대통령은 해군사관학교 제55기 졸업·임관식에서 “머지않아 우리 해군은 오대양에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고 세계평화 수호에 일익을 담당할 전략 기동함대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듬해인 2002년부터 제주도에 전략 기동함대의 기지를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처음에 해군이 눈여겨 본 곳은 강정에서 직선거리로 12㎞인 화순이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화순항 해군기지 결사반대 도민 대책위원회’의 반대가 거셌다. 강정과 위미의 주민들이 해군기지 유치에 나섰다. 결국 강정이 낙。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해군기지 유치를 주도했던 마을회장 탄핵과 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강정마을 해안의 천연 너럭바위(용암반석)인 구럼비를 두고 환경파괴 논란이 거셌다.
노무현 대통령이 논란에 휩싸인 제주 해군기지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2007년 6월 22일 제주도에서 열린 지역 주요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직접 역설하며 “대한민국이 대양해군을 건설해서 멀리 나가서 우리 국익을 보호하고 평화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10월 19일 제주 해군기지를 방문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노 전 대통령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강정마을 주민들을 설득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박수를 보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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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는 2010년 1월 착공에 들어갔고 2016년 2월 26일 준공했다. 제주와의 상생 발전에 기여하려고 크루즈 여객터미널을 옆에 만들고, 이름도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지었다. 그리고 크루즈 여객터미널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명분에 불과해 장식물로 남을 것이란 예상은 앞서 크루즈선 입항 수치가 보여준 바와 같이 기우였다.
제주 해군기지 출입구 앞에선 매일 오전과 .심 때 반대집회가 열린다. 시위대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뿐만 이란전쟁 반대 등 다양한 이슈를 주장한다고 한다. 다만 제주 해군기지는 이미 강정에 뿌리를 깊이 내렸고, 지역 주민과 어울러졌기 때문에 시위대의 소리는 큰 반향이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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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이 두려워 하는 기동함대
제주 해군기지에 터를 잡고 대한민국 해양안보를 책임지는 부대가 기동함대다. 기동함대는 구축함 10척에서 한꺼번에 104발의 대함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펀치를 가졌다. 동북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화력이다.
기동함대는 2025년 창설됐다. 해군은 1989년 10월 기동함대를 처음 계획한 뒤 2010년 2월 1일 해군작전사령부 예하 제7 기동전단 승격 → 2015년 12월 22일 7기동전단의 제주 해군기지로 이전 → 2025년 2월 3일 기동함대 창설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기동함대를 키워왔다.
기동함대는 창설 당시 예하 이지스 구축함을 중심으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킬체인 ▶한국형 대량 응징보복 등 해상 한국형 3축 체계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평시엔 한반도 주변 해역 감시, 해상교통로 보호, 해외파병 등 임무를 수행하며, 유사시엔 북방한계선(NLL) 등에 투입돼 해양우세권을 확보하고, 장거리 타격 능력을 기반으로 핵심표적에 대한 정밀타격 임무를 맡는다고 기동함대가 밝혔다.
2030년대 중반 정조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 2척,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6척이 추가로 배치되면 기동함대의 구축함은 10척에서 18척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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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세력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나 일본 해상자위대도 경계할 정도다.
지난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군이 공개한 전력증강 계획에 따르면 2030년 중반 현재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4400t)을 대체할 KDDX-S, 2030년대 후반 KDDX를 개량한 KDDX 배치-Ⅱ, 2040년대 유·무인 전력 모함 등 신규 전력이 착착 기동함대에 들어간다. 2040년대의 기동함대는 동북아시아를 넘어 먼 바다에서도 대한민국의 주권과 이익을 당당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기동함대가 큰 꿈에 앞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다. 제주 해군기지의 내부 수역은 아직 군사보호구역이 아니다. 만일 불순한 세력이 바다로 침입하더라도 제지할 법적 근거가 약하다. 또 제주 해군기지에서 배를 정비하거나 수리할 시설이 부족하다. 제주 해군기지가 본격적으로 기능하려면 내부 수역의 군사보호구역 지정과 수리·정비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이제 해군의 바다는 ‘지켜야 할 바다’가 아니다. 멀리 나가 먼저 나서는 ‘도전할 바다’로 바뀌어야 한다. 그 선봉엔 기동함대가 설 것이다. 대한민국 최정예 국가전략기동부대, 기동함대 파이팅~.
■ 세계 최대 해군 훈련의 첫 지휘에 미 해군이 극찬
「 올해 대한민국 해군과 기동함대의 실력을 자랑할 기회가 생겼다. 미국 해군이 주도해 격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연합해상훈련 림팩(RIMPAC)에서 올해 해군이 처음으로 다국적 해군을 지휘하게 됐다. 올해 림팩은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미국 하와이 제도 인근 해상과 육상에서 열렸다.
해군이 올해 림팩에서 연합해군 구성군 사령관(CFMCC) 임무를 맡았다. 한국이 지휘 임무를 맡은 것은 1971년 림팩 시작 이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연합해군 구성군 사령관을 미국이 아닌 국가가 맡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아시아 국가로선 최초다. 한국은 2024년 림팩에서 연합해군 구성군사령부 부사령관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연합해군 구성군 사령관은 연합 기동부대 사령관의 지휘 아래 훈련에 참가한 30개국의 수상함 31척, 잠수함 5척, 항공기 190여 대를 현장에서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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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작전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었다. 그 중책을 맡은 이가 기동함대 사령관인 김인호 제독(해군 소장)이었다. 김 제독은 이번이 세 번째 제주도 근무인 ‘명예 제주도민’이다.
기동함대는 올해 림팩 훈련에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DDG-995)을 보냈다. 그리고 기동함대의 참모진이 김 사령관과 함께 가 그를 보좌했다. 아울러 해군은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083), 호위함 대전함(FFG-823), 상륙함 천자봉함(LST-687) 등 함정 4척과 P-8A 해상초계기, AW-159 해상작전헬기,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등을 투입했다. 대전함은 림팩 해상화력지원 경연에서 포술 최우수 전투함에 선정돼 대한민국 함정으로는 16년 만에 림팩 ‘바다의 탑건’ 영예를 안았다.
첫 다국적 함대 지휘는 어땠을까. 미 태평양함대 부사령관인 제프리 재블런 림팩 연합 기동부대 사령관(중장)은 한국이 연합해군 구성군 사령관을 맡은 사실에 대해 “리더십의 역사적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김 사령관은 “한국 해군은 림팩 참여를 통해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며 “주어진 책임과 기대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 변화를 직접 체감했다. (하와이) 진주만에서 각국 해군에 위용을 선보인 우리 함정·항공기가 해군의 높아진 위상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영어로 소통하다 보니 회의 들어가기에 앞서 매일 저녁 수많은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고 갔다. 실수를 하면 해군에 누가 되니 정신을 바짝 차렸다”며 “림팩 기간 내내 정말 정신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해군은 올해 림팩 때 하와이 미 해군기지에 ‘수향정’이란 정자를 지었다. 수향정은 단번에 미 해군의 명소로 꼽힌다고 한다. 김 사령관은 쉬는 날이면 미 해군을 비롯한 참가국 해군 지휘부를 수향정에 초청해 한국 음식을 대접했다. 벌써부터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다른 나라 해군 지휘부가 많다고 김 사령관이 귀띔했다.
김 사령관은 “대한민국 해군이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해 다국적 연합 해상전력을 안정적으로 지휘하고 통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세계에 보여줘 기뻤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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