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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미술관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특별전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를 16일 개막한다. 사립미술관으로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소개해 온 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토탈미술관은 1976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토탈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1984년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야외조각공원 형태로 미술관을 개관했다. 1992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새 공간을 마련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작가 67명(팀 포함)이 참가하는 이번 ‘한국미술 0년’전은 서로 다른 시대와 문맥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새로운 관계와 해석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전시 기획을 맡은 이영철 큐레이터는 “아주 특별한 개인 별장 같은 미술관의 독특한 공간을 최대한 살렸다”며 “과거를 돌아보는 대신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더듬어 나가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미술관 옥상에는 이용백 작가의 조각 ‘피에타’와 문형민 작가의 ‘비키니 버진’이 전시된다. ‘피에타’는 사람 모양의 조각이 거푸집의 품에 안겨 있는 형상이다. ‘비키니 버진’은 영어 ‘Bikini Virgin’ 글자를 광고 간판 형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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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키니’는 수영복의 이름이지만, 핵실험이 있었던 태평양 마셜제도 섬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큐레이터는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충돌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전시 전체의 구성 원리”라고 했다.
전시는 미술관 정원과 전시실, 지하와 별관 등 공간 전체를 가로지르며 펼쳐진다. 정원에는 김구림 작가의 비닐 조각과 함께 바닥에 그라피티가 그려져 있다. 그라피티는 ‘Art냐, Mart냐, Arty냐’라고 적혀 있는데, “예술과 시장, 예술적인 것과 상품적인 것의 경계가 혼재하는 현실에 던지는 질문”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시대의 작품들은 이 큐레이터가 부여한 ‘42개의 이야기’로 엮인다. 그중 하나는 ‘쥐’. 1928년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면서 ‘쥐 한 마리’가 지구적인 문화산업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된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이 키워드에 따라 문형민 작가가 만든 미키마우스 조각이 미술관 지하와 별관에 전시되고, 관객은 이를 반복해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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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곽덕준, 곽인식, 김윤신, 김주영, 듀킴, 박서보, 백남준, 서용선, 손상기, 신미경, 이승택, 주재환, 차학경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국 미술 속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 큐레이터는 “참여 작가가 많아서 비엔날레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70세 넘은 작가가 30여 명 참여하는 비엔날레는 없다. 한국 미술의 신구(新舊)가 새롭게 만나는 전시”라며 웃었다.
토탈미술관의 50년 역사도 함께 소개된다. 토탈미술관은 건축가 문신규와 노준의 관장이 설립했다. ‘도심을 떠나 자신을 돌아보고 명상하며 자연과 미술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장소’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그림을 사고파는 갤러리는 있어도 전시와 관람을 위한 사립미술관은 없었던 시절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긴 사립미술관이었다.
초기엔 입장료를 받으면 관객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사용한 머그잔을 가져가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1991년에는 입장 수익을 미술계에 환원하는 취지로 ‘토탈미술상’을 제정했다. 1989년 객원 큐레이터 제도를 도입한 이후 김원방, 이영철, 이용우, 이원일, 정준모 등 여러 기획자가 참여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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