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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8회 작성일 26-10-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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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 청년이었던 그는 화학공학을 전공하다가 피아노와 옛 건반악기 하프시코드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나보다 한 살 어렸고, 어딘지 소녀같이 고운 미소를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소위 ‘랜선 친구’였다. 단둘이 혹은 몇 명이 따로 만난 적도 없다. 수십 명이 모이는 동호회에서 몇 번 얼굴을 본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음악 취향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잘 맞았다. 내가 SNS에 음악을 올리면 그가 찾아와 “나도 이거 진짜 좋아하는데!”라고 답글을 남기곤 했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흔한 곡도, 작곡가도 아니었건만. 그랬던 그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다. 장례식을 마친 뒤 지인 대여섯 명과 함께 그의 집을 찾은 것은 초겨울이었다. 어머님은 눈물조차 말라 버린 얼굴로 말씀하셨다. “그 애는 죽어가며 손가락이 까맣게 변해갔어. 운 좋게 깨어났어도 걔는 더는 살지 못했을 거야. 피아노를 쳐야 할 소중한 손이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그 아이는 결코 받아들이지 못했을 테니까….” 정글북릴게임 그리고 들어선 친구의 방. 그곳은 성전이었다. 음반 수천 장과 악보가 창문을 제외한 벽면에 가득했다. 좁은 방에는 피아노와 하프시코드가 얼굴을 마주하듯 놓여 있었고, 사이로는 사람 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었다. 한 사람이 짧은 생애 동안 듣고, 읽고, 연주하며 쌓아 올린 것들. 그 치열한 흔적 앞에서 모두 말문을 잃었다. 악보들 사이 유난히 붉은 표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어떤 음악인지도 몰랐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음표를 눈으로 훑다가, 대여섯 마디쯤 지났을 때 비로소 알아차렸다. 17세기 독일 작곡가 마티아스 베크만(Matthias Weckmann·1616∼1674)의 토카타였다. 언젠가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곡. 그리고 그 친구 역시 좋아한다고 답했던 곡이었다. 악보에는 연필 자국이 빼곡했다. 손가락 번호와 지시어, 이음줄, 연습하며 고쳐 쓴 흔적들이 가득했다. 내가 그저 귀로 들었던 작품을, 그는 그렇게 오랫동안 손으로 치고 있었다. 손오공릴게임 토카타(toccata)라는 말은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 곧 ‘두드리다, 만지다’에서 왔다. 건반을 손으로 건드려 연주하는 곡이라는 뜻이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토카타는 알프스 이북으로 전해졌고, 특히 북독일 지역에서 만개했다. 자유롭게 질주하는 악구와 돌연 나타나는 대위법, 즉흥적이고 대담한 음형들이 뒤섞인다. 북독일의 수많은 오르가니스트와 작곡가들을 거쳐 전통은 20세기까지 이어졌다. 오늘날 이름조차 낯선 베크만 역시 그 흐름의 한가운데 있던 음악가다. 그 악보를 가져왔다. 지금은 집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매정하다 해도 할 말은 없으리라. 그것을 다시 펼친다는 것은 한 사람의 부재를 정면으로 직시하는 일이다. 베크만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고, 그 곡을 연습하던 사람 역시 이곳에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는 일이다. 생각보다 이에는 적잖은 용기가 필요했다. 10년이 흘렀다. 모든 것이 희미해져 가지만, 베크만의 토카타는 한 청년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했고, 한 음 한 음을 매만지며 살았던 이. 이제 지인의 손은 건반을 두드리지 않지만, 그가 두드렸던 음악은 아직 여기 있다. http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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