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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가 도서관에 관한 사서들 이야기를 전하다
지난 10월 1일 소셜미디어(S NS)를 통해 미국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의 "도서관에 관한 사서들의 이야기(Librarians on Libraries)"라는 기사를 읽었다. 기자들은 올해 6월 25~29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도서관협회 연례회의(ALA annual conference)'에 참석해 미국 전역에서 온 약 50명 사서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참고로 올해 미국도서관협회 연례회의에는 15,000명의 도서관 종사자와 후원자, 전시업체 및 파트너 등이 참석했고, 협회 창립 1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고 한다. 미국의 연례행사는 지난 8월 10~13일 부산광역시에서 열린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에 3,200여 명, 매년 3,000여 명이 참가하는 우리나라 한국도서관협회 전국도서관대회와 비교하면 가히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서관 관련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즈》 기자들은 왜 도서관 관련 행사에 참석해서 사서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자 했을까? 기사에서는 올해가 미국 건국 250주년이고 협회 창립 15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언급하면서, 미국도서관협회가 창립 이후 150년 동안, 특히 지난 10년 동안만 해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을 말한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으로 가득 찬 건물에서, 지역사회에서 가장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들의 공동체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최근 10년 동안 미국 사회와 도서관계가 다양한 위기, 즉 인공지능 사회의 도래, 급증하는 사회적 분열과 갈등, 그 과정에서 심각하게 드러난 도서관과 사서들에 대한 검열과 도전 등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자들은 어쩌면 가장 민감하게 시민들을 만나면서 함께 민주시민 사회의 핵심 중 하나인 알 권리 보장이나 지적 자유를 지켜온 도서관 사서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보고자 한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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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 기자들은 연례회의에 참석한 사서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시골 마을부터 대도시까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지역 분관부터 대규모 정부 기관까지 다양한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4가지 질문을 하고 각자의 생각을 들었다.
1. 2026년 미국에서 사서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며, 어떤 의미인가?
2. 오늘날 도서관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
3. $10,000의 예산 증액이 있다면 도서관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4. 사람들이 도서관의 일상적인 운영에 대해 무엇을 알아주었으면 하는가?
지금 미국에서 사서로 일한다는 것의 의미
먼저 '2026년 미국에서 사서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며,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한 여러 사서들은 현재 미국 도서관 책에 대한 검열과 사서들에 대한 압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언급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답변한 사서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책을 관리하고 대출하는 사람'이라는 전통적 관.에서 이제는 지역사회의 정보·교육·복지·민주주의를 지키는 사람으로 확장되었음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공격과 책에 대한 검열, 정치적 압력, 온라인 신상공개와 괴롭힘 등 사서에 대한 사회적 위험도 커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중 한 사서가 '감시경제(surveillance economy) 사회'가 된 지금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판매하려 하지 않는 몇 안 되는 기관 중 하나라라고 말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모든 영역에서의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와 관련해서 도서관의 가치와 역할을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국제적으로 도서관에 대해서도 사이버 공격(2023년 영국국가도서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이제 도서관들에서도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포함해서 도서관의 정보와 자원을 잘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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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 기사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우리나라 사서들은 '2026년 한국에서 사서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며, 어떤 의미인가?'라고 질문한다면 어떤 답변을 할까, 궁금하다.
오늘날 도서관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
두 번째 질문은 '오늘날 도서관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다.
여러 사서가 도서 검열과 읽을 자유의 위협이라고 말한다. 현재 미국 사회와 도서관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관련해서 2025년 미국에서는 학교와 공공도서관에서의 책 검열과 이에 대항하는 사서들에 대한 부당한 압박과 협박, 그에 대해 맞서 싸우는 사서와 시민들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사서들(The Librarians)>이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이례적으로 미국 PBS 공영방송, 영국 BBC에서도 온라인 무료 스트리밍을 통해 한 달 이상씩 장기간 송출되었다. 2026년 9월 열린 제78회 프라임타임 에미상(Creative Arts Emmys)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부문 우수 공로상(Exceptional Merit in Documentary Filmmaking)'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금서읽기주간'을 맞아 9월 1일 한 차례 상영하기도 했다. 한국도서관협회도 전국도서관대회 첫 날(10월 28일) '만남의 자리'에서는 이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예정이다. [한국도서관협회 뉴스레터(2026.9.30.) 참고]
또한 인터넷과 인공지능이 있는데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라는, 도서관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 공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사서들은 인공지능 시대엔 오히려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도서관이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고 정확하고 의미있는 지식을 이용하도록 돕는 곳이라는 것을 말한다. 책(종이책이든 전자책 모두) 가격 상승이나 시설 노후화, 인력 부족 등 도서관의 기본적인 운영 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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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사서들은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를 시민과 정치권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을 지적하고 있다. 한 사서의 답변이 흥미롭다. "의원에게 갔는데 첫마디가 '내가 어렸을 때는 말이야'라면 끝난 것이다. 그 사람은 도서관에 가본 적이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이해하고 그것을 재정 지원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지만 정작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가 정책과 예산으로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은 우리나라 도서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가 정책이나 예산 확보로 연결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도서관의 필요성과 가치를 설명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 '도서관은 시민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정보격차를 줄이며, 허위정보와 인공지능 시대의 정보판단 능력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안전망을 유지하는 공공 인프라'라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예산 증액이 있다면 도서관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질문이다. 우리나라 사서들이라면 늘어난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한다고 말할까?
미국 사서들은 사서들이 예산이 더 주어진다면 장서와 화장실과 같은 시설 개선, 전자자원 확보, 새로운 생활 지원서비스(생리용품, 의류, 건강용품 등) 등 도서관의 기본 인프라를 정비하고 확장하는데 쓰겠다고 답했다.
그런 중에 "우리 도서관에 쓰지 않겠다. 재산세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는 다섯 곳이나 여섯 곳의 주에 있는 도서관에 쓰겠다. 공공재원과 재산세로 운영되는 모든 공공기관 건물에 거대한 현수막을 달아 인식을 높이고 싶다. 재산세가 없다면 공공의료도, 공립학교도, 공공도서관도 없다."는 한 사서의 답변은 색다르다.
공공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에 있어 정부나 지자체가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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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에 도서관과 사서들도 단지 자기 도서관의 예산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국가나 지자체 전체의 세입과 세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침 정부와 지자체의 2027년 예산안을 다루는 시기다. 들리는 말로는 올해보다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정부의 세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도서관 예산도 늘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늘어나지 않는다면 도서관과 사서들은 도대체 도서관을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야 할까? '만일 예산이 삭감되면 도서관은 무엇을 먼저 줄여야 할까?'
사람들이 도서관에 대해 무엇을 알아주었으면 하는가?
네 번째 질문은 '사람들이 도서관의 일상적인 운영에 대해 무엇을 알아주었으면 하는가?'였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미국 사서들은 도서관은 단지 책을 읽고 빌리는 곳만이 아니라, 제3의 공간이라는 。을 강조한다. 즉,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고, 학생들은 학습에 도움을 받고, 취업을 준비하는 곳이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더위나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곳이다, 정보를 찾고 인터넷을 이용하면서도 무료인 곳, 지역사회를 만나고 위기 상황에 처한 시민을 돌보는 곳, 그래서 누구라도 환영받는 곳이라는 .을 거듭 강조한다.
이 질문에 답을 한 사서 중에는 제14대 미국 의회도서관장을 지낸 칼라 헤이든 사서(2025년 5월 8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기만료 전에 해임되었다)도 있다. 그의 답변은 이런 내용이다. 한 여성이 도서관에 와서 관장을 만나고 싶어했다. 사서는 늘 그렇듯 사정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물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성이 가방을 열고 탁자 위에 다친 새 한 마리를 꺼내 놓았다. 사서가 '제가 무엇을 해드리면 될까요?'라고 묻자, '누군가는 돌봐줘야 하잖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도서관이 새를 치료할 수는 없는 곳일텐데, 누군가는 도서관이 다친 새까지도 책임있게 돌봐주는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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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우리나라 사서들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도서관은 단지 책을 읽고 빌려주는 곳, 시험공부할 좌석을 이용하는 독서실이 아니다. 이미 다양한 지역사회와 시민들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면서 '디지털 전환과 사회적 포용, 연대를 선도'해 '모두가 행복한 도서관'(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의 비전)이 되고 있다. 시민과 정책당국이 이런 도서관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인정해 주길 기대한다.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이 사라져도 될까?
《뉴욕 타임즈》 기자들이 묻고자 한 핵심은 아마도 "도서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질문을 우리나라 도서관과 사서, 시민들에게 한다면 어떤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 우리 도서관과 사서들도 스스로에게는 물론 정책당국이나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이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답변을 통해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와 발전 방향과 내용을 수정해 가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 확산과 일자리 감소, 고령화 저출생 등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정보격차와 가짜뉴스 확산, 사회적 고립 확대, 혐오와 차별 등으로 인한 공동체 분열 위기 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는 '몇 곳을 더 지어야 하는가, 몇 권의 책을 확보해야 하나, 몇 명의 이용자를 기대하는가' 등에서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분명하게 말하고 실현하는 것으로 도서관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전환해야 한다.
이제 '도서관이 필요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그렇다면 '도서관이 사라진져도 괜찮은가?'라고 물어보자.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 새로운 도서관 정책이나 운영 방식의 출발.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은 책을 빌려주는 시설이 아니라, 시민이 정보·지식·사람·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공공 인프라이고, 사서는 그 연결을 전문적으로 만들어가는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도서관을 그렇게 운영하는 도서관과 사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이런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 도서관과 사서들을 응원하고 함께 정책과 예산 등을 확보하는 동반자가 되어 주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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