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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지 '빼앗긴 고향'을 매달 펴내는 현진건학교 동인들이 통권 60호 회지 <한국사 교과서>(왼쪽 표지 사진)를 펴내고 출간 기념 모임(오른쪽 단체 사진)김명희을 가졌다.
ⓒ 김명희
매달 회지 <빼앗긴 고향>을 펴내는 문학 동인(이하 동인)들이 통권 60호 발간 자축 기념회를 가졌다. 지난 1일 대구 남구 대동강식당에 모인 동인들은 묵념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10월 1일이 10월항쟁 80주년 추념일이었기 때문이다. 동인들 대부분이 오전 10시에 달성군 가창면 '10월항쟁 위령탑' 앞에서 진행된 추념식 행사에 다녀온 터였다.
묵념 뒤 '헌사'를 문단별로 나누어서 읽었다. '헌사'는 소설가이자 1936년 일장기말소의거를 일으킨 독립유공자 현진건 선생(이하 현진건)에게 바치는 글이다. 동인들은 현진건, 이상화, 이육사 등 민족문학 작가와 독립운동가들을 현창하기 위해 2021년 12월 2일 '현진건학교'라는 단체를 창립했고, 2023년 1월 회지 <빼앗긴 고향> 제1호를 발간했다.
특집을 책의 재호로 삼아온 동인지
<빼앗긴 고향>은 그 동안 특집을 책의 제호로 삼아왔다. 제1호는 현진건의 첫 발표 소설 '희생화'를 특집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제호가 <희생화>가 되었다. 이번 통권 60호는 빙하기시대부터 1980년까지 한국사 전반을 교과서 기조로 담은 특집을 수록해 제호가 <한국사 교과서>가 되었다. 편집을 담당한 김선 수필가가 책의 특징을 소개했다.
"<한국사 교과서>는 대구경북 지역의 것으로 사례를 드는 방법으로 다른 일반 국사책과 차별성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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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식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경북 영양 남이포를 예시하고, 신석기시대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대구 북구 서변동 소재 '대구 선사유적 전시관'을 살펴보는 식이죠. 마찬가지로, 향약을 설명할 때 대구 동구 부안동향약을 예로 들고, 1950년 한국전쟁 서술에서는 포항 '장사 상륙작전 기념비' 사진이 설명과 함께 등장합니다."
동인지가 독립운동을 많이 다뤄왔지만 근본 정체성이 문학잡지이므로 이번 호 <한국사 교과서> 그 .을 살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현진건의 '고향' 전문을 수록했다. 독립운동시기를 학습할 때 민족문학작품을 실제로 읽어보아야 한다는 것이 동인들의 인식이다.
동해바다로 들어가 자정 순국한 김도현 지사를 소개하면서 그의 절명시 '도해'를 수록한 것드 마찬가지 취지에서이다. 김도현 지사는 "한바다 하늘땅 사람의 길에/ 따르는 자 없으니 한스럽도다/ 구천에 가서라도 조국에 갚으리/ 우리의 영원한 나라를 세우리라."라고 유언했다.
이우근 학도병, 김창숙 선생 글도 수록
1957년에 발표된 김창숙 선생의 통일시와 1950년 8월 11일 포항여고 운동장애서 전사한 이우근 학도병(당시 중3)이 어머니에게 보내려고 썼지만 미처 발송하지 못한 편지도 수록했다. 이우근 학생의 글은 본래 산문이지만 시 형태로 연과 행을 구분해서 읽기 쉽도록 바꾸었다.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것도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여 명은 될 것입니다.
나는 4명의 특공대원과 함께 수류탄이라는
무서운 폭발 무기를 던져 일순간에 죽이고 말았습니다.
수류탄의 폭음은 나의 고막을 찢어버렸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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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에는 무서운 굉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머니, 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너무나 가혹한 죽음이었습니다.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욱이 같은 언어와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습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이 복잡하고 괴로운 심정을 어머님께 알려드려야
내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 옆에서는 수많은 학우들이
죽음을 기다리는 듯 적이 덤벼들 것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빛 아래 엎드려 있습니다.
적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덤벼들지 모릅니다.
적병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겨우 71명입니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어머니, 어서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어제 저는 내복을 손수 빨아 입었습니다.
물내 나는 청결한 내복을 입으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님이 빨아주시던 백옥 같은 내복과
내가 빨아입은 내복을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청결한 내복을 갈아입으며
왜 壽衣(수의)를 생각해냈는지 모릅니다.
죽은 사람에게 갈아입히는 수의 말입니다.
어머니,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 많은 적들이 그냥 물러갈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입니다.
어머니, 죽음이 무서운 게 아니라,
어머님도 형제들도 못 만난다 생각하니 무서워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살아가겠습니다. 꼭 살아서 가겠습니다.
어머니, 이제 겨우 마음이 안정이 되는군요.
어머니,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님 곁으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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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한없이 들이키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안녕!
아, 안녕은 아닙니다. 다시 쓸 테니까요… 그럼…
<한국사 교과서>의 말미에는 '대구 경북 주요 역사유적 시대별 주제별 답사 목록'을 실었다. 고려시대까지는 '빙하기, 석기시대, 원시종교, 청동기시대, 천강족, 옛길, 농경 유적, 원삼국시대, 불교 전래 유적, 대가야, 선덕여왕, 김유신, 신라의 학문과 기술, 통일 유적, 왜구, 신라 말기, 왕건과 견훤, 무신정권 시대, 성리학 도입, 공민왕, 삼은, 고려 유신'으로 분류해서 대구와 경북에 있는 주요 답사 대상지 287곳의 이름과 주소를 소개했다.
조선시대 이후로는 '조선 개국, 성리학 발달, 조선의 교육기관, 세조, 사육신, 연산군,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 기타 사화, 향약, 임진왜란, 광해군, 호란, 영정 시대, 척화비, 동학, 국채보상운동, 의병, 기미만세운동, 파리장서운동, 독립운동, 1950년 한국전쟁, 박정희, 민주화운동'으로 나누어서 524곳 소개했다.
기념 행사는 찻집으로 옮겨 회원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호에는김규원 동인이 시 두 편, 박원구 동인이 시와 산문 각 한 편, 이상일 동인이 산문 한 편을 발표했다.
동인들은 오는61호부터 63호까지 회지에 국채보상운동 관련 글을 최대한 다수 발표한 후, 필요하면 개작을 거쳐 2027년 1월 29일 통권 64호로 <국채보상운동>을 발간하기로 했다. 이는 국채보상을 위한 첫 모금이 시작된 날인 1907년 1월 29일을 기리기 위한 편집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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