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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댄스는 춤만이 아니라 연주이기도 하고, 언어이기도 하다.”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에 권오환(46)이 배역 ‘핸디맨’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은 공연계에 적잖은 화제를 불러왔다. 배우들에게 ‘탭댄스 선생님’으로 통하는 권오환은 한국 탭댄스계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국내 대표 탭댄스 컴퍼니인 ‘스탭스 컴퍼니’의 대표이기도 권오환은 여러 차례 탭댄스 공연을 선보이고 뮤지컬 안무 감독으로 참여했지만, 배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그가 뮤지컬에 출연한 건 2004년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앙상블 배우를 맡은 게 유일했다.
‘콰이어 오브 맨’의 협력 안무가 문병권이 그에게 탭댄스 관련 자문을 받다 아예 오디션 참가를 권했다고 한다. 지난 13일 ‘콰이어 오브 맨’이 공연되는 서울 동숭동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만난 권오환은 “망설였지만 틀에 갇혀 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오디션 통과 이후에도 무대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지만 노래까지 불러야 하는 건 큰 부담이었다. 특히 이 작품에 등장하는 9명의 캐릭터 모두 100분의 공연 시간 동안 16곡의 넘버를 소화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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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환은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4개월 가까이 동료 배우들과 서로 의지하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했다.
노력 끝에 권오환은 연기와 넘버를 무리없이 해냈다. 무엇보다 그의 탭댄스 독무는 다른 뮤지컬 작품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보적이다. 대다수 뮤지컬에 등장하는 탭댄스는 발레나 재즈댄스 등과 결합한 ‘시어터 탭’ 이다. 이와 달리 권오환은 복잡한 리듬에 몸을 맡긴 채 평평한 무대는 물론 식탁과 의자를 넘나들며 고난도 기술을 선보였다.
권오환은 “이번 작품에서 탭댄스는 흥을 돋우는 ‘양념’의 역할이 아닌 탭댄스 본연의 목소리를 낸다”며 “탭댄스 자체의 리듬과 감정이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탭댄스가 ‘신나고 화려한 볼거리’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콰이어 오브 맨’에서는 탭댄스가 음악과 대사, 인물의 감정에 맞물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장치가 된다”고 말했다.
탭댄스와의 인연은 1999년 공주영상대에 연기 전공으로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마임을 가르치던 교수에게 탭댄스 동작을 배운 뒤 매력에 빠졌다. 이후 탭댄스를 본격적으로 익히기 위해 탭댄스의 본고장인 미국 뉴욕에서 약 2년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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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에는 10년만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탭댄스의 매력은 커졌다”며 “탭댄스가 나를 선택한 건지, 내가 탭댄스를 선택한 건지 모르겠다. 탭댄스와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탭댄스 자체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는 한편, 여러 뮤지컬의 탭댄스 안무에도 참여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안무감독을 2016년 이후 연이어 맡아왔고, ‘미세스 다웃파이어’ ‘유미의 세포들’ 등의 탭댄스도 그의 손을 거쳤다.
2017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콰이어 오브 맨’은 호주와 뉴질랜드·미국 등을 거쳤으며 비영어권 공연으로는 한국 무대가 처음이다. 펍을 배경으로 바텐더와 ‘핸디맨’을 포함한 8명의 손님이 관객과 호흡하며 노래와 연주, 탭댄스 등을 선보이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퀸의 ‘섬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아델의 ‘헬로’(Hello)와 같은 히트곡을 들을 수 있다. 내년 1월 3일까지 이어지는 한국 공연에는 이소라의 ‘제발’이 추가됐다.
권오환은 “단지 공연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참여하고, 끝나고 나면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홀가분하게 나갈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형화된 뮤지컬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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