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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가 눈앞이다. 방한객과 관광 소비액이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국내 관광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관광객 유치에 나선 여행사들은 출혈 경쟁에 시달리고, 일부 지방공항은 외국인 입국객이 두 배 이상 늘었는데도 해당 지역의 1인당 소비액은 오히려 줄었다. 관광객 증가가 국내 관광산업의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유치했느냐를 넘어 그들이 쓴 돈이 국내 산업과 지역경제에 얼마나 남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1711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2.3% 많다. 중국인 관광객은 547만명으로 29.2% 늘어 전체 방한객 증가분(약 303만명)의 41%를 차지했다.
관광 소비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관광 분야 카드 소비액은 15조9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했다. 방한객 증가율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관광수입도 218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4.4% 늘었다.
1인당 지출액 역시 상승세다. 야놀자리서치가 한국은행과 관광공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관광수입은 13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1인당 관광수입은 1270.4달러로 12.4% 늘어 2019년 상반기 수준도 3.7% 웃돌았다.
관광시장의 외형은 커졌지만, 성장의 과실은 업종과 지역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의료관광 6.6배 성장, 면세。 매출 60% 급감…엇갈린 관광특수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의료 소비액은 1조19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1%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6.6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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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을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의료관광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반면 면세.은 관광객 증가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외국인 면세。 이용객은 664만400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961만8000명)보다 30.9% 감소했다. 매출액도 83억7000만달러에서 33억7000만달러로 59.8% 급감했다. 중국인 보따리상 거래에 크게 의존했던 사업구조가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통 여행업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관광·여행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8% 하락했다. 같은 달 관광 분야 카드 지출에서 관광숙박업은 17.5% 증가했지만, 관광여행사는 4.2%, 항공사는 24.6% 각각 감소했다. 내·외국인 소비를 합산한 지표여서 중국인 단체관광을 취급하는 여행사의 실적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업종별 온도 차는 뚜렷하다.
지역에서도 관광객 증가와 소비 확대가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올해 1~9월 비수도권 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객은 324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7.4% 증가했다. 지방 항만 입국객도 158만명으로 14.5% 늘었다.
그러나 입국객 증가가 해당 지역의 소비 확대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관광공사가 발간한 '요즘, 한국관광' 제2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주공항 외국인 입국객은 109.1% 급증했지만, 이들의 충북 지역 1인당 카드 소비액은 6만238원으로 38.2% 감소했다.
반면 대구공항 입국객의 대구 지역 1인당 카드 소비액은 25만5355원으로 9.9% 증가했다. 청주공항 입국객이 충북에서 쓴 금액의 4.2배 수준이다.
공항별 입국객의 체류기간과 방문 목적, 이동 경로 등이 달라 지역 소비에도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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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공항으로 입국하더라도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해당 지역에 돌아가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지방공항 입국객이 늘었다고 해당 지역의 관광경제가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입국 공항과 실제 체류·소비 지역이 다를 수 있고, 지역에서 발생한 소비도 외부 사업자에게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며 고유한 삶과 문화를 경험하고, 그 지출이 지역 사업자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수입 늘어도 여행사는 출혈 경쟁…송객비·수수료에 줄어드는 몫
외국인 관광객이 쓴 돈이 국내 여행사에 얼마나 돌아가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관광수입과 카드 소비액은 관광시장의 규모를 보여주지만 개별 업체의 실제 수익까지 반영하지는 않는다.
한국은행의 관광수입은 국제수지상 일반여행수입을, 관광공사의 관광소비액은 카드 결제자료를 기반으로 집계한다. 산출 방식이 다른 데다 숙박·차량·가이드 비용과 해외 송객비, 각종 수수료 등을 제외한 여행사의 순수익은 어느 통계에서도 확인하기 어렵다.
강지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관광수입 증가를 개별 관광업체의 이익 증가로 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관광수입에는 여행사와 숙박업체뿐 아니라 소매., 음식., 의료·미용 서비스 등에서 발생한 지출이 폭넓게 포함되기 때문이다.
중국인 초저가 단체관광 시장의 '마이너스 투어피'는 관광객 유치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접객여행사가 중국 송출업체에 돈을 지급하면서 관광객을 넘겨받고, 국내 쇼핑센터에서 받는 수수료로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더라도 쇼핑 실적과 수수료 배분 조건에 따라 적자를 볼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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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거래의 규모와 수익 배분 실태조차 공식 통계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다. 강 부연구위원은 중국 송출업체와 국내 접객여행사 간 수수료 거래에 대해 "현재 공식통계로는 집계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출혈 경쟁의 배경에는 중국 송출업체와 국내 접객여행사 사이의 교섭력 격차도 자리 잡고 있다.
최경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송출업체와 국내 접객여행사 간 교섭력 차이, 관광상품의 차별화 부족이 저가 경쟁이 지속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비슷한 관광지와 일정으로 구성된 상품이 쏟아지면서 여행의 질보다 가격이 경쟁을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광객 모집을 주도하는 중국 업체에 거래조건의 주도권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별여행 확산과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의 영향력 확대도 기존 여행사의 수익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심 교수는 "관광객과 소비가 늘어도 그 부가가치를 국내 여행업체가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핵심"이라며 "OTA의 중개력 확대와 개별여행 확산으로 기존 여행사의 수익 기반은 약해진 반면, 기획과 해설 같은 전문 서비스는 충분한 대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관광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국객 수와 소비총액뿐 아니라 지역별 체류·소비 실적, 국내 관광업체의 수익성, 해외 사업자와의 수익 배분 구조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관광정책도 유치 규모뿐 아니라 관광을 기획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에게 수익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 역시 관광객 증가와 관광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구분해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관광 분야 기자간담회에서 "관광하시는 분들의 숫자는 늘고 있지만, 관광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느냐는 또 다른 관。에서 고민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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