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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기사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다. 활자를 찍어내는 전통적인 종이신문부터 최근 가장 활성화된 온라인 기사 송출 방식까지. 그 외 각종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채널을 통해 독자에게 닿기도 한다.
요즘 시대 뉴스를 접하는 방법이 다양해졌다고들 하지만,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편리하게 뉴스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포털에서 제목을 눌러 곧바로 본문을 읽어 내려갈 수 있지만, 누군가는 기사와 관계없는 메뉴, 광고 등을 음성으로 하나씩 확인한 뒤에야 기사에 도달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제공된 사진과 표는 읽히지 않고, 익숙했던 홈페이지 구조가 바뀔 때면 다시 기사에 접근하는 방법을 찾아 익혀야 한다.
인천일보는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기획 <。으로 읽는 빛>을 마무리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지역뉴스를 어떻게 접하는지 직접 물어봤다. .역교정사와 사회복지사, 시각장애인학교 교사, 동화구연사 등 5명에게 뉴스 이용 방식과 지역언론에 바라는 .을 들었다.
이들이 말하는 '접근성'은 단순히 기사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이 아니었다. 지역뉴스를 발견하고 원하는 기사를 찾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읽고 선택하는 전 과정이었다.
▲지역신문을 찾아가는 것부터 '장벽'
인천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는 박정규 씨는 지역신문 기사를 직접 찾아보는 일은 사실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뉴스는 유튜브로 대부분 접하고 그중 특별히 관심 있는 소식이 생기면 인공지능(AI)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로 확인하는 식이다. 방송과 라디오 등에서 인천 이야기가 나오면 귀를 기울이는 정도에 그친다고 했다.
멋쩍게 웃던 그가 휴대전화 화면 읽기 기능을 켜고 포털사이트에 '인천일보'를 검색했다. 'ㅇ, ㅣ, ㄴ, ㅊ, ㅓ, ㄴ, ㅇ, ㅣ, ㄹ, ㅂ, ㅗ.' 휴대전화 속 음성이 그가 누르는 자음과 모음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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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결과는 화면 위에서부터 차례로 음성으로 읽혔다. '블로그', '클립', '카페', '이미지' 등을 지나 스크롤을 내렸지만 공식 홈페이지보다 인천일보 관련 게시물이 먼저 안내되기도 했다.
통상 공식 홈페이지로 바로 들어가는 링크는 검색 결과 상단에 위치한다. 비시각장애인이라면 단 몇 초 만에 찾을 수 있지만, 정규 씨의 경우 사이트를 찾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저는 비교적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한 편이라 이 정도 걸린 거다. 이런 과정 자체를 시도하기 어려운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정규 씨는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페이지 구축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복잡한 홈페이지 전체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가 즐겨 찾는 기능만 모아 놓은 시각장애인용 사이트다.
그는 "최신 기사, 카테고리별 기사, 검색 기능 정도 들어간 페이지만 있어도 접근과 사용 모두 편리하지 않을까 싶다"며 "내가 원하는 정보만 찾아서 볼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보이는 뉴스와 '읽히는 뉴스'는 달랐다
홈페이지에 들어간 뒤에도 문제는 남았다.
컴퓨터나 모바일 화면의 텍스트를 읽어주는 '스크린리더' 활용에 익숙한 김준영 。역교정사가 인천일보 홈페이지를 직접 。검했다. 기본적인 접근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인 인터넷 활용도 그렇고 뉴스를 소비할 때도 시각장애인에게 접근성은 기본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면 읽을 수가 없다"며 "(인천일보 홈페이지 등에 대해) 다 테스트를 해봤다.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데, 다행히 포커스가 안 튕긴다"고 말을 뗐다. 스크린리더 이용자에게 '포커스'란 현재 읽고 있는 위치다. 광고나 웹 요소가 움직이면서 포커스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면 다시 기사 위치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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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를 기반으로 읽는 스크린리더에서는 이미지 안에 들어간 글자를 제대로 읽어내긴 어렵다. 김 。역교정사는 카드뉴스를 예로 들며 "(비시각장애인) 눈에 보기 좋은 게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로만 읽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의 경우도 원본 파일(엑셀) 등을 제공하면 셀을 이동하며 읽을 수 있지만, 하나의 이미지 안에 표 내용을 담으면 정보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사이트와 앱의 구조를 바꾸는 업데이트 역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김 .역교정사는 "갔던 길이 있는데 그 길이 흩어지면 어떻겠냐. 즉, 애플리케이션 등이 한 번 업데이트되면 사용하기가 힘들어진다"며 "시각장애인 웹 접근성에 기반한 업데이트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한욱 인천혜광학교 교사는 별도의 '장애인용 서비스'를 만드는 데 그치기보다 기존 서비스 자체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이 보기 편하면 일반인들은 더 편하다"고 말했다.
박은실 씨는 유튜브를 통해 동화 구연 콘텐츠를 제작·공개하는 시각장애인 동화구연사다. 한글 파일로 받은 동화를 .자정보단말기에 넣은 뒤, 。자로 표시된 문장을 손끝으로 읽으며 암기한다.
그는 지역신문 기사도 같은 방식으로 읽을 수 있기를 바랐다.
은실 씨는 "평소 익숙한 유튜브, .자로 제작된 지역 소식지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개인적으론 신문들도 기사를 텍스트 파일화해서 단말기에 넣어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파일로 기사를 제공하면 홈페이지를 일일이 탐색하지 않고도 뉴스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지역언론이니까, '내 주변의 정보'를
시각장애인들은 뉴스에 접근하는 방법 못지않게 지역언론이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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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혜광학교 박한욱 교사는 지역신문의 역할을 '내 주변의 빠른 정보'에서 찾았다. 인천에서 갑자기 화재, 정전, 단수 등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가 생겼을 때 중앙언론이나 전국 단위 포털에서는 정보를 바로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언론을 통해서는 내가 사는 지역의 이야기가 다뤄졌으면 한다"며 "특히 사건·사고뿐 아니라 지역의 따뜻한 이야기와 생활에 필요한 정보 등도 함께 제공됐으면 한다"고 했다.
인천에 사는 임원순 씨는 장애인 일상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지역언론이 꾸준히 짚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장애 문제는 결국 남의 문제가 아니다. 꾸준히 다뤄 사회적으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보도블록과 보행환경, 이동 중 위험 요소처럼 당사자가 실제로 겪는 문제를 알려야 한다"고 했다.
김준영 。역교정사는 장애·복지 문제가 특정 사건이나 특집 때만 등장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존에 다뤘던 공간이 빠져 버리면 사각지대 영역이 집중되지 않게 된다"며 "지역언론이 장애·복지를 일회성 이슈가 아니라 지속적인 지역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인도 지역신문을 온전히 읽으려면 매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고, 원하는 기사까지 이동할 수 있어야 하며, 이미지와 표를 포함한 내용이 읽혀야 했다. .자와 음성 등 독자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뉴스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했다.
읽을 수 있는 것만큼 무엇을 읽느냐도 중요했다. 지역신문에는 지역 주민의 삶과 맞닿은 정보가 꾸준히 제공돼야 한다.
100년 전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이 남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우리말을 스스로 읽고 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읽는 도구는 .자에서 음성, 디지털 기기까지 다양해졌다. 그러나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고 읽고 판단해 자신의 삶을 선택한다는 의미는 달라지지 않았다.
<。으로 읽는 빛>이 지난 1년 동안 따라온 길도 결국 그 지。에 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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