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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정말 성실한 엔지니어예요”, “순진하고 때묻지 않았어요”
일본에서 결혼 적령기의 자녀를 대신해 부모가 직접 배우자감을 찾아 나서는 이른바 ‘대리 맞선’이 주목받고 있다.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으려는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부모들이 자녀의 결혼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26일 요미우리TV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결혼 상대를 알아보는 ‘다이리 콘카츠’(代理婚活·대리 결혼활동)와 ‘다이리 오미아이’(代理お見合い·대리 맞선)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50~70대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녀의 키와 직업, 성격, 가치관 등이 적힌 자료를 살펴본다. 상대 부모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자녀의 성향과 결혼 조건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우리 아들은 정말 성실해요”…부모들이 대신 나선 맞선
지난달 교토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도 부모들을 위한 대리 맞선 행사가 열렸다.
참가자의 약 80%는 60~70대였으며, 결혼 상대를 찾는 자녀의 90%는 30~40대였다. 부모들은 자녀의 직업뿐 아니라 결혼 이후의 경제활동과 가족계획 등 구체적인 문제까지 논의했다.
한 20대 여성의 어머니가 “딸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고 말하자 30대 엔지니어 아들을 둔 어머니는 “전혀 상관없다. 오히려 그 편이 좋다”며 반겼다.
자녀의 경제력과 성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50대 내과의사 아들을 둔 70대 어머니는 아들이 건물을 소유하고 주차장도 운영한다는 。을 설명하며 “이 아이는 정말 성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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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자녀가 직접 상대 가족을 만나는 사례도 있었다. 한 30대 여성은 “부모님과 함께 오신 분들이라 집안일이나 향후 생활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자녀 모두 대리 맞선에서 나름의 이.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가족사회학 교수는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를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는 만족감과 자식 자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자녀 역시 부모가 사전에 검증해 준 만큼 결혼 전 승낙 절차를 줄일 수 있는 최대의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부모 대리 맞선은 최근 처음 등장한 문화는 아니다. 2005년부터 관련 행사가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전국에서 누적 6만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35% “결혼할 생각 없다”…부모들이 나선 이유
부모들이 자녀의 결혼 상대를 직접 찾는 배경에는 일본 사회의 비혼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 어린이가정청이 올해 전국 15~39세 미혼 청년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5.1%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미혼 청년 3명 중 1명 이상이 결혼에 뜻이 없다고 밝힌 셈이다.
결혼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었다. 응답자의 40%가 ‘안정된 생활을 위한 수입 불안’을 꼽았다.
결혼에 수반되는 여러 절차를 번거롭게 여기거나 개인적인 삶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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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20대 응답자는 “귀찮은 절차를 계속 거쳐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혼자만의 취미나 친구와의 시간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결혼하지 않은 채 중년을 맞는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FNN 프라임 온라인에 따르면 일본 50대의 미혼율은 1990년 남녀 모두 5% 안팎이었으나 2020년에는 남성 28.3%, 여성 17.8%까지 상승했다.
FNN 프라임 온라인은 “미혼율의 가파른 상승세와 비혼을 선언한 청년층의 증가가 맞물리면서 자녀를 대신해 발 벗고 나서는 부모들의 대리 맞선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녀 대신 배우자 찾다가 갈등도…“최종 선택은 당사자 몫”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이 오히려 가족 간 불화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일본 요로즈 뉴스는 최근 한 어머니가 30대 딸을 위해 대리 맞선에 참석했다가 딸과 다툰 사례를 소개했다. 어머니가 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남성 후보를 거절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리 맞선이 자녀에게 새로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부모가 결혼 상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단계까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심리학자 요시노 아미 교수는 “부모는 후보를 소개해 주는 ‘스카우트’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최종 결정은 자녀들이 하는 것”이라며 “조건을 잣대로 자녀의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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