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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분께 사인을 받아 보신 적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사인을 해주신 적은요?
네. 물론 저도 음식.에서 나갈 때 사인을 합니다. 카드 결제란에요…. 처음 고백하는 건데, 실은 몇 년 전에 꽤 유명한 개그맨과 야식을 먹으러 갔다가 식당 벽에 걸릴 진짜 사인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개그맨이 저도 유명한 사람이라고 농담을 한 걸 사장님이 믿으시고 빳빳한 A4용지 한 장을 제 가슴팍에 들이미시더라고요. 아니라고 손사래를 쳐도요. 일단 해보라고 하셔서 저도 장난처럼 했습니다. 근데 진짜로 벽에 붙이시더라고요…. (그 '성지'가 어딘지 이젠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목격하시거든 제게 제보 부탁드립니다. 떼러 가려고요….)
누군가에게 사인을 해준다는 건 아마 제법 멋진 일일 겁니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가 되면 호사도 하루이틀, 조금은 귀찮기도 하겠죠? 최근 스타들의 사인 거부 선언이 화제입니다. 블랙핑크의 제니와 부른 히트곡 'Dracula'로 유명한 호주 싱어송라이터 케빈 파커(아티스트명 테임 임팔라)가 대표적입니다. 사인을 받아 돈 받고 되팔려는 이른바 전문 리셀러들 때문이라고요. 그들이 거절하기 어렵도록 어린 아이들까지 대신 보내서 사인을 확보하는 걸 확인하고 그만 질려버렸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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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해외나 중고 거래 시장이 발달하다 보니 온갖 것들이 사고 팔리는데 사인으로 돈을 벌려는 이들도 넘쳐난다는군요.
그런데 사인 거부 선언을 하거나, 고인이 돼 더는 사인을 할 수 없는 아티스트의 사인은 되레 희소성이 높아져 시장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고 해요. 실제로 비틀스의 멤버 네 명이 모두 사인한 1963년 데뷔앨범은 7만 파운드(약 1억2,400만 원)에,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은 무려 19만 파운드(약 3억3,700만 원)에 팔렸다고 합니다. 비틀스의 멤버 가운데는 지금은 고인이 된 조지 해리슨과 존 레넌이 사인해 주는 데 제일 후했다고 하죠. 1980년 12월 8일, 뉴욕 다코타 아파트에서 녹음실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던 레넌에게 한 팬이 다가와 사인을 요청합니다. 다정하게 응대하며 흔쾌히 사인을 해준 레넌은 몇 시간 뒤 바로 그 팬의 총에 맞아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죠. 사인이 역사에 남은, 지독한 상흔입니다.
재미난 이야기로 넘어갈까요. 해외 전문가들이 꼽는 '사인받을 때 유념할 두 가지'가 뭘까요. 바로 스토리와 연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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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조 사인도 넘쳐나기 때문에 그 사인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받았는지 하는 이야기와 증거 사진을 남기면 훗날 가치를 인정받기 좋다고요. 또, 소중한 사인일수록 매직이나 볼펜은 물론이고 네임펜으로 받는 건 삼가라네요. 뜻밖에 연필로 받으라는 조언이에요. 유성 펜의 성분은 햇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자외선에 분해되지만 연필의 흑연은 빛에 변색되지 않아 수십 년을 버티는 보존성을 지닌다고요. 사랑은 연필로 쓰라더니 사인도 연필로 받는 게 낫겠군요.
저도 값나가는 사인을 몇 장 갖고 있습니다. 10여 년간 수많은 음악인을 만나 인터뷰해서 이젠 웬만한 유명인을 봐도 무덤덤한데요. 그래도 평생 한 번 만나기 힘든 해외 스타라든가를 만나면 간혹 어릴 적부터 아끼며 들었던 그의 음반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몇 년 전 존 케일을 만났을 때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저 유명한 '바나나 음반 표지'에 그의 사인을 받았더랬죠. 팔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몇 년 뒤 어떤 일요일에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Sunday Morning'을 들어볼까, 음반으로?' 하는 생각이 든 아침, LP장에서 꺼내든 그 앨범의 겉에서 케일의 사인을 발견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테니까요. 그게 어쩌면 제겐 천만 금짜리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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