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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와 교육 여건 악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렬한 폭동과 약탈로 번졌다. 수년 만에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가두 폭력 사태로 주요 도심 상.가가 초토화되고 시청사가 불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두고 벌어진 극심한 혼란에 프랑스 정치권은 치열한 책임 공방에 돌입했다.
18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대국민 TV 연설을 열고 “우리는 모두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며 “질서와 평온을 유지해야 하며 사태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마크롱은 “어떤 것도 이번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약탈한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하고, 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한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에게 학생과 노조 대표, 의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이번 주 걸프 지역 순방에서 유가 인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교육 예산 확충을 요구하며 시작된 고등학생 시위에 지난 17일 노동조합과 고물가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촉발됐다. 내무부 추산 55만명(노동총연맹 추산 8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당초 정보당국이 예상한 10만명을 다섯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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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행진 이면에서 검은 옷과 복면을 착용한 폭도들이 활개 치며 도심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도자기 산지로 유명한 중부 리모주에서는 3000명에 달하는 군중이 몰려들었고, 19세기 신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143년 역사의 시청사가 방화로 무너져 내렸다. 남부 마르세유와 보르도에서는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같은 고가품 매장이 털렸고, 대형마트 까르푸 매장 50곳도 공격받았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프랑스 상업유통연맹 회장은 전국 상。 1500곳이 약탈 및 파손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 비용만 수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틀간 이어진 소요로 경찰관과 소방관 등 약 1000명이 다쳤고 2400명 가까이 체포됐다.
치안 공백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르코르뉘 총리는 차기 대선 결선 진출을 노리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와 극좌 세력을 배후로 지목했다. 르코르뉘는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명백히 치러야 할 정치적 싸움이 있다”며 “돌아올 수 없는 지.에 와 있다”고 했다. 그는 멜랑숑을 향해 “폭력을 저지르는 자들에게 핑계를 대면서 폭력 중단을 요구할 수는 없다”며 “이것은 당신의 정치적 책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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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멜랑숑은 르코르뉘가 “무능함으로 치밀하게 준비한 혼란에 책임이 있다”며 정부가 재정 실패를 덮으려 소요를 방치했다고 반박했다. 차기 대선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신뢰와 권위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극좌와 정부를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사전 대비 실패와 맞물린 이번 사태가 마크롱 정부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치안 전문가 세바스티앙 로셰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날 밤에야 행진 경로에 합의하면 경찰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없다”며 “정보 수집 작업이 애초에 잘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고, 내무부가 이를 충분히 고려하거나 제대로 해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마크롱 지지율은 이미 2017년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15% 안팎으로 추락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넘는 만성 재정 적자로 민심 달래기용 예산 투입도 여의치 않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정치학자 브뤼노 코트레는 FT에 “이번 대중적 분노의 폭발은 노란 조끼 위기의 가장 어두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며,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종말론적인 광경은 국가가 더 이상 통제력을 갖지 못했다는 인상을 줬고, 이는 사람들의 투표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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