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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9 11:53 조회 5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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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원청교섭의 길을 열었지만, 실질적인 교섭을 보장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교섭을 원활하게 하려는 취지는 인정하지만, 현장에서는 교섭이 지연되거나 법원 판단에 가로막히는 등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현장 하청 노조 간부들은 현행 제도와 절차를 활용하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중심으로 내부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에서 현대제철·한화오션·한국타이어 비정규직 노조와 생산직 직원 모두가 비정규직인 동희오토 노조의 현장 간부들이 참여하는 집담회를 열었다. 심인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동희오토분회장, 최명식 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 이김춘택 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강현규 노조 대전충북지부 한국타이어사내하청지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임세웅 매일노동뉴스 기자가 집담회를 진행했다.
"원청교섭 열리자 조합원 늘었지만"
사업장마다 엇갈린 교섭
사회: 노조법 시행령과 해석지침이 제대로 된 교섭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원청교섭 절차를 밟고 있는데 개정 노조법으로 현장은 어떻게 변했는지, 시행령과 해석지침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설명해 달라.
심인호: 동희오토는 올해 초 4명이던 조합원이 350명이 됐다. 교섭 절차를 밟으며 조합원들이 계속 늘어나서다.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사측에 맞서 모든 절차를 밟았다. 노동위원회에서 원청 사용자성과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사측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노동위에 시정신청을 했고, 이 역시 받아들여졌다. 현장에서는 이제 정말 교섭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졌다. 그런데 법원이 가로막았다.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사측은 교섭단위 분리가 필요하지 않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해도 교섭 의무가 멈추는 것은 아니기에, 교섭을 멈추게 해달라며 교섭단위 분리 재심결정에 대한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판결 선고일부터 60일이 되는 날까지 집행이 정지된다.
이김춘택: 한화오션은 실제 교섭이 열렸다. 사측은 사용자성을 부정하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법원이 이를 기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8일 1차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아직 사측의 태도가 어떨지는 분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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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섭 전에 교섭의제를 제한하자는 등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어 회사 태도를 예단하지 않으려 한다.
한화오션과 거통고지회는 15일 2차 교섭을 했다. 거통고지회는 2차 교섭에서 36개 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22일 3차 교섭에서 사측은 교섭의제와 관련한 검토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김춘택: 사실 동희오토나 같은 소수노조에는 상급단체가 다를 경우 교섭단위를 분리해 주는 노조법 시행령이 나쁘지만은 않다. 교섭단위 분리는 예외적으로 인정되던 방식인데, 정부가 이를 활용해 소수노조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했지 않나. 다만 재검토가 필요하다. 동희오토의 경우 법원이 제동을 걸며 교섭이 멈췄다. 정부가 안내한 절차를 모두 밟아도 교섭은 못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게 아닌가. 또 이 시행령이 모든 노조에 이익으로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원청교섭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아닌가.
최명식: 동의한다. 노조법으로 인해 돌파구가 생기긴 했다. 뭔가 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기도 했고. 하지만 너무 미약하다. 현대제철은 시행령으로 교섭이 미뤄진 사업장이다. 우리는 흩어진 금속노조 조직을 모아 원청과 공동교섭을 하려 했는데, 별도 교섭단위로 갈라졌다. 상급단체가 다른 자회사 노조에서 교섭단위 분리를 추진하면서 교섭이 지연되기도 했다. 그 노조에서 타결된 교섭 방식을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내밀기도 하면서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억울함과 분노, 긴장이 쌓이고 있다. 우리는 오랜 기간 법적 투쟁으로 현대제철이 우리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과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쌓아 왔다. 현장에서는 하청업체 사측이 대놓고, 절반은 포기한 듯이 본인들에게 실질적 권한이 없으니 몰아붙이지 말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강현규: 한국타이어의 유화적 태도 속에 원청교섭을 진행 중이다. 우리에게는 개정 노조법이 기회로 작동했다. 2021년 정규직 노조가 파업하면서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면서 원청과 하청 중 한 공정만 멈춰도 전체 공정이 멈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와중에 2023년 제기한 불법파견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고, 소송을 위해 모았던 자료들은 원청의 사용자성을 입증하는 데 쓰였다. 하청업체와 단체교섭을 한 적도 없어 원청의 방어 자료도 부족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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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던 조합원은 500여명까지 늘었다. 사측은 압박감을 느끼는 듯 대화에 나서고 있다.
원청에 요구하는 것,
근로조건 개선과 사용자성 인정
사회: 모두 개정 노조법 이전에도 원청이 진짜 사용자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하거나 교섭을 요구해 왔다. 원청교섭을 통해 원청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심인호: 근로조건 개선이 시급하다. 성과급과 상여금 인상을 통한 임금 상승과 인력 충원을 통한 노동강도 완화가 요구의 핵심이다. 2018년에 600%였던 상여금이 300%로 줄어들었는데, 이를 다시 600%로 복원하려 한다. 인력 편성도 편성률 100%로 운영돼 여유 인력 없이 혹독하게 일한다. 다들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린다.
이김춘택: 한화오션도 저임금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 차별 없는 성과급 지급과 정규직의 80% 수준 임금·복지 보장, 연간 상여금 650% 지급을 요구한다. 조선업 불황 시절 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엄청나게 나빠졌다. 이를 복원하자는 것이다. 현재 조선업이 초호황인데 하청노동자 임금은 이에 연동되지 않는다. 하청노동자 임금은 동결된 상태고 하청업체는 적자다. 한화오션은 하청업체에 앞으로 정산할 대금 등을 미리 지급하는 '선급금'을 주고, 업체에 지급할 기성금에서 이를 빼서 지급하고 있다.
최명식: 우리는 현대제철에 사내하청 불법파견을 인정하라며 싸워왔다. 이 연장선상에서 우리는 직접고용과 산업안전 의제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처우를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현실적으로 매번 교섭을 요구해야 하는 한계도 있다. 지금은 매년 원청교섭을 요구하면 불법파견 판단에 맞먹는 수준으로 사용자성을 입증하고 인정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어떤 의제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받고 올해 교섭을 한다고 치자. 그럼 이듬해에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이런 구조를 바꿔내야 한다는 게 우리의 문제의식이다.
강현규: 우선은 원청교섭 정례화를 요구한다. 고용승계, 산업안전 관련 의제 등 원청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내고 정기적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싶다. 2023년 공장에 화재가 난 뒤 하청노동자들이 권고사직을 당했지 않나. 원청과 하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법·제도 개정보다는 교섭 성과 중요
조직 확대, 내부 동력 확보에 집중
사회: 원청교섭을 이뤄내기 위해 노조는 어떤 행동을 고민하거나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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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호: 법원 판단으로 원청교섭 절차가 멈춘 동안 하청노조 교섭에서 우리 능력을 입증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조합원수를 더 확보할 것이다. 보통 이달 임금·성과급 교섭을 시작해 12월 말 합의하는데, 여기서 우리의 실력을 보여 주겠다는 생각이다. 동희오토 사업장에 조합원이 늘면서 동희오토를 구성하는 11개 하청업체 중 한 곳에서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나머지 10곳에서는 상급단체가 다른 노조들이 하청업체 사용자단체와 집단교섭을 하고, 우리는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한 하청업체와 별도로 교섭한다. 투쟁으로 임금과 성과급 수준을 그들보다 더 높게 끌어올리겠다. 별도 교섭이 풀리지 않으면 역시 노동위원회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
이김춘택: 어떻게 조직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원청교섭 그 자체보다는 장기적으로 원청교섭이 하청노동자 조직 확대로 이어질 고리를 찾고 있다. 여전히 잘 보이지 않는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함으로써 얻는 이득을 따지기보다 가입하면서 발생하는 불이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교섭타결금이나 상여금을 많이 받는 게 조직화에 도움이 될지, 원청과 둘러앉아 교섭했다는 것 자체가 조직 확대에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협약 자체가 의미가 있다면 올해 원청과 첫 번째 단협을 체결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교섭을 하고 단협을 체결하는 건 분명 하청노동자 조직화에 여러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최명식: 중장기적인 전략을 구상하자는 내용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지금은 법·제도를 바꾼다기보다는 내부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고민을 실행으로 바꿔야 하는 단계다. 하청업체와 교섭 중인데, 이를 마무리하고 원청을 상대로 직접고용을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상대는 현대제철 출신이거나 현대자동차 출신 임원들이고, 노무관리만 해왔던 사람들이다. 노골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용자성 문제에 접근한다. 우리는 이에 맞서야 한다. 한번 쟁의권을 행사하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내부의 이견을 모으겠다.
강현규: 노조 규모가 커졌다. 이를 통해 불합리한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효용성을 조합원들에게 계속 심어주고 있다. 이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하청업체들을 상대로 쟁의권을 확보하려 한다. 지금 원청이 교섭 자리에 하청업체를 불러들이려고 한다. 하청업체에 의제별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를 막아낼 것이다. 연말까지 최대한 대화를 통해 요구안을 반영하려 노력하겠다. 안 된다면 파업을 기획할 방침이다.
전체 공정이 멈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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